만찢남 차은우의 네 번째 만화 캐릭터는? 영화와 드라마 등 생생한 영상으로 거듭난 웹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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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뭐시기’가 촌스럽고 지겹다고 해도, 그 K 뭐시기를 유행시킨 선봉장 ‘K 컬처’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음악과 드라마를 시작으로 문화계 여러 장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웹툰도 그 중 하나.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고 어디서든 인터넷 이용이 용이한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웹툰은 이제 고유명사로 자리잡으며 다양한 미디어믹스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문맨>을 포함해 어떤 웹툰들이 새롭게 재탄생됐는지 한 번 만나보자.


조석의 웹툰 「문유」→영화·애니메이션으로?

「문유」(왼쪽)와 주인공 문유만큼 유명한 캥거루 캥콩

개그 웹툰 「마음의 소리」를 14년간 연재하고, 「조의 영역」을 기점으로 탄탄한 스토리 웹툰을 집필 중인 조석 작가의 SF 웹툰 「문유」. 「문유」는 달 탐사대 일원 문유가 우연찮게 홀로 달에 남겨져 겪는 일들을 그린다. 초반은 다소 가벼운 코미디로 스토리를 이어가다가 연구소에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이 암시되면서부터 때로는 섬찟한 공포로, 때로는 진지한 드라마로 펼쳐지는 전개에 호평을 받았다. 직전 웹툰 「조의 영역」이 호러와 괴기한 이미지를 내세웠고, 「문유」가 좀 더 유머러스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꺼내어 조석의 폭넓은 작풍을 재차 확인시켰다.

이 「문유」는 중국으로 건너가 영화화됐는데, 그게 1월 11일 개봉을 앞둔 <문맨>이다. 처음 <문맨>의 예고편이 나올 때만 해도 중국 영화다보니 ‘왜 중국에서 영화화가 되냐’ ‘혹시 무단 사용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는데, 중국에서도 ‘조석 작가 웹툰 원작’이라고 명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물론 ‘한국 웹툰’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아니었지만. 배경을 중국으로 옮기면서 제목을 ‘문유’에서 독행월구(홀로 달을 거닐다)로, 주인공 이름도 독고월(月)로 바꿨다. 중국 영화 시장이 <유랑지구>를 시작으로 SF 물살을 타서인지, 아니면 정말 작품이 잘나와서였는지 2022년 중국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흥행까지 성공했다.

중국 영화 말고도 2022년 10월 12일 개봉한 4DX용 애니메이션 <4DX 문유>도 있다. 모션 체어를 비롯해 바람·냄새·조명 효과를 더한 체감형 포맷 4DX를 운영하는 4Dflex는 4DX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오리지널 작품으로 「문유」를 선택했다. 장편 웹툰을 1시간에 담다보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웹툰 기반 4DX 작품이란 점에서 소소한 화제를 모았다.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 →애니메이션 2022년 12월 공개

「외모지상주의」

조석 못지 않게 네이버 웹툰의 터줏대감 박태준 작가, 그의 대표작 「외모지상주의」도 근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외모지상주의」는 학교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박형석이 어느 날 큰 키에 잘생긴 외모의 새로운 몸을 깨어난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웬만하면 평균 이상하는 바디 체인지 소재와 박태준 작가의 미려한 작화를 중심으로 코미디와 액션물, 로맨스 등을 오가며 인기를 얻었다. 어느 순간부터 고등학생들의 세력 다툼쪽으로 완전히 선회를 해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여전히 조회수 1위를 지키고 있는 인기작임은 틀림없다.

이 「외모지상주의」의 애니메이션은 2022년 12월 8일 공개됐다. 제작은 <코라의 전설>, <도타: 용의 피>, <나의 붉은고래>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 미르가 맡았다. 「외모지상주의」의 인기와 예전부터 속도감과 묵직함 모두 잘 잡아내는 액션 연출을 보여준 스튜디오 미르의 만남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공개 이후 반응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쪽이 우세했다. 박태준 작가의 그림체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가 있긴 하지만, 웹툰의 도입부를 하나의 시즌으로 잘 마무리 지었으며 액션이나 전개 또한 깔금하다는 반응. 8년 전에 시작한 부분이 반영되니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적잖게 나왔다. 그래도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서비스되면서 한국 웹툰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이번 시즌 마지막에 시즌 2를 암시하는 캐릭터도 등장했으니 넷플릭스가 시즌을 취소하지 않기만 바라면 될 것 같다.


「유미의 세포들」 , 「스위트홈」 등 드라마화 성공신화! 뒤이을 후속 타자는?


<유미의 세포들>(왼쪽), <스위트홈>

웹툰의 드라마화는 이미 성공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유미의 세포들>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형태로 원작의 구성을 고스란히 가져와 시즌 2까지 방영하는 성공을 거뒀고,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원작과 달라진 스토리에 호불호가 있었으나 당시 신드롬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화제를 불러모았다. 넷플릭스가 투자한 <스위트홈>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모으며 현재 시즌 2~3를 동시제작 중이기까지 하다.


「비질란테」

조헌 역을 맡은 유지태가 SNS에 올린 이미지

2023년에도 이 성공신화를 이어갈 웹툰과 드라마가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비질란테>. CRG·김규삼 작가의 동명 웹툰 원작으로 법의 테두리 밖에서 범죄자를 처단하는 자경단(비질란테)을 주인공으로 한다. 원작의 인기에 남주혁·유지태·김소진·이준혁이란 쟁쟁한 캐스팅, 요즘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모으면서도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는 사적재제까지 제작 단계에서부터 기대작으로 자리매김 했다. 디즈니플러스로 2023 연내 공개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주연 남주혁이 입대를 해버려 빈자리가 있을 듯하다.


「머니게임」(왼쪽), 「파이게임」

<머니게임> 크랭크인 인증샷

데뷔작 「금요일」부터 섬뜩하고 독창적인 이야기에서 두각을 보인 배진수 작가. 그의 히트작 「머니게임」이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머니게임」은 참가자의 심리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는 룰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리며 성공을 거뒀다. 웹예능으로 제작돼(결과적으로 논란이 많았으나)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어 원작 웹툰도 다시 주목받기도. 현재 드라마 <머니게임>은 원작 「머니게임」과 속편 「파이게임」을 적절히 섞어 각색한다고 알려졌으며 <관상>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다고 한다. 게임에 참가하는 8명은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배성우가 캐스팅됐다.


이혜 작가 웹툰 「오늘도 사랑스럽개」 → 차은우 주연 드라마 2023년 내 방영

「오늘도 사랑스럽개」(왼쪽), 박규영·차은우가 출연했던 ‘이 밤이 특별해진 건'(어반자카파) 뮤직비디오

마지막으로 소개할 기대작은 앞선 두 작품과 달리 상당히 화사한 로맨스 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 이혜 작가의 동명 웹툰은 새벽이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집안에서 태어난 한해나와 개를 무서워하는 진서원이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치밀한 구성으로 복선을 깔아두고 막판에 휘몰아치듯 회수하는 전개로 이른바 ‘7통수 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이혜 작가의 웹툰답게 로맨스이면서 각자의 비밀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무척 매력적이다. 드라마는 박규영이 한해나를, 차은우가 진서원을 맡는다. 차은우는 ‘만찢남'(만화찢고 나온 남자)답게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여신강림>, <아일랜드>에 이어 네 번째 만화 원작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다. 아직 방영 시기를 밝히진 않았는데, 촬영도 끝났으니 2023년 내 방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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