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표 뽑으세요, 현재 개봉 대기 중인 한국 영화와 기대작들

In

쉽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이후 극장가는 흥행을 넘어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지경까지 왔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급 초대형 대작을 제외하면 할리우드 영화도 흥행을 확답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한국 영화들은 더욱 갈 길이 막막하다. 언젠가 나아지겠지 하고 개봉을 유보하던 한국 영화들이 쌓이고 쌓여 거의 100편에 달한다고 한다.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중 특히 개봉을 유보해 더 아쉬운 작품이 무엇인지 정리해봤다.

1947, 보스톤·1승·6/45·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고속도로 가족·공기살인·공조2: 인터내셔날·괴담(가제)·교섭·그녀가 죽었다·그대 어이가리·나는 여기에 있다·너와 나의 계절·노량: 죽음의 바다·늑대사냥·대무가: 한과 흥·대외비·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더 문·더 와일드(가제)·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데드맨·데시벨(가제)·드라이브(가제)·드림(가제)·드림팰리스·리미트·리멤버·마녀2·밀수·바이러스·범죄도시2·보고타·보호자·봄날·브로커(가제)·비광·비상선언·사일런스(가제)·사흘(가제)·살수·소년들·소방관·소울메이트·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스테이·스텔라·승부·시민덕희(가제)·싱글 인 서울·아수라장·압구정 리포트(가제)·앵커·야행·에덴의 남쪽·엑시던트·영웅·오! 마이 고스트·오픈 더 도어·올빼미·외계+인·원더랜드·유령·응남이(가제)·인생은 아름다워·자백·정가네 목장(가제)·정직한 후보2·젠틀맨·출장수사·카시오페아·카운트·컴백홈(가제)·코리안 바이블 루트·콘크리트 유토피아·킬링 로맨스(가제)·태어나길 잘했어·하이파이브·한산: 용의 출현·핸섬 가이즈·행복의 나라(가제)·행복의 나라로··헌트·헤어질 결심·홈리스·화녀·화평반점·휴가(가제)

※ 상기 리스트는 ‘씨네21’ 1345호에 수록된 것을 가나다순으로 나열한 것을 명시한다.


비상탈출한 <비상선언>

<비상선언>

<비상선언>은 작년 말에만 해도 올해 극장가 부활을 알릴 신호탄처럼 보였다. 2021년 5월, 칸 영화제에 초청받아 상영을 마쳤고 2022년 1월 개봉을 확정 지었었기 때문이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란 라인업은 흥행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비상선언>은 개봉을 연기했는데, 3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마땅한 개봉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오미크론으로 확진자가 급증했으니 아무리 초호화 라인업이라도 자신감 있게 치고 나가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전편 믿고 가볼까 했다가 포기한 속편들

<마녀 2>(왼쪽), <범죄도시2>

흔히 ‘프랜차이즈빨’이란 게 있다. 인기 있는 시리즈나 프랜차이즈 덕분에 성공하는 사례를 말하는 건데, 한국 영화계는 그정도로 탄탄한 프랜차이즈가 없긴 하다. 그러나 전편의 명성을 등에 업을 수 있는 영화들은 몇 편 보인다. <마녀 2>, <범죄도시2>, <공조2: 인터내셔널>, <노량: 죽음의 바다>, <한산: 용의 출현>이다. <마녀 2>는 김다미 주연 <마녀>의 속편으로 전작처럼 완전 신인 배우인 신시아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구자윤(김다미)의 복수를 암시한 듯한 1편 엔딩을 생각하면 새로운 주인공 캐릭터의 등장이 조금 의아하지만, 자윤의 추적을 받는 실험체의 시선으로 영화를 그린다면 납득될 듯하다. 원래 2021년 개봉이었으나 2022년 하반기로 연기했다. <범죄도시2>는 <범죄도시>의 마석도(마동석) 형사의 또 다른 사건 수사기를 그린다. 강윤성 감독의 조연출로 일했던 이상용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마동석, 최귀화, 박지환, 허동원 등 1편의 주역들도 다시 돌아온다. 이번 악역은 손석구가 맡았으며 예고편 공개로 개봉을 못 박을 듯했으나 잠정 연기를 선택했다. <공조2:인터내셔날>은 현빈, 유해진, 윤아까지 전작의 주인공이 돌아오며 이석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다니엘 헤니가 FBI 요원으로 합류했고, 진선규가 북한 범죄 조직의 리더로 악역 연기를 펼칠 예정. 촬영을 끝마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좀 느긋하게 개봉하지 않을까 싶다.

최민식의 이순신(왼쪽)을 이어받을 청년 이순신 박해일(가운데), 노년 이순신 김윤석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장대한 프로젝트라면 <노량: 죽음의 바다>, <한산: 용의 출현>일 것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두 영화는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 <명량>의 속편이다. 과거 <신과함께> 시리즈가 2편 동시 제작을 시행한 바 있지만, 이 속편들은 출연진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과감하게 느껴진다. 이순신(최민식)은 각각 박해일(<한산: 용의 출현>), 김윤석(<노량: 죽음의 바다>)이 맡았다. 두 편 모두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원래 계획은 <명량>의 프리퀄격인 <한산: 용의 출현>이 2021년 여름 개봉 후 삼부작의 종지부를 찍는 <노량: 죽음의 바다>가 2022년 개봉 예정이었는데, 둘 다 무산됐다. 개봉 관련해서도 어떤 새로운 시도를 보여줄지 궁금해지기도.


궁금하다! 감질맛나는 그 감독들의 신작

박찬욱 감독

2022년 개봉 라인업 중 가장 궁금한 영화. 출연진, 시놉시스, 감독, 어느 하나 궁금하지 않은 영화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며 탕웨이와 박해일이 출연하고 ‘변사 사건 사망자의 아내에게 연민을 느끼는 형사’라는 스토리까지. 도대체 어떤 영화일지 쉽게 상상하기도 어렵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이 영화는 원래 2022년 개봉을 고려했단 것. 즉 촬영은 2021년 3월에 끝마쳤지만 처음부터 후반작업을 꽤 길게 잡아둔 것이다. 현재 75회 칸 영화제에 초청된다는 소식이 있기에 영화제 이후, 즉 최소 5월 말은 지나야 개봉 일자를 잡을 듯하다.

<외계+인>

최동훈 감독의 복귀작 <외계+인> 또한 주목해야 마땅하다. 제목처럼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인데, 고려 시대와 2021년 현재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스토리만 봐도 스케일이 짐작 가는데, 그래서 (앞서 언급한 <명량> 삼부작처럼) 2편 동시 제작이란 시스템을 선택했다. 비인두암 투병으로 긴 공백기를 가진 김우빈의 복귀작, 동시에 류준열,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이하늬 등등 수많은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 2021년 3월경 크랭크업했으나 장르가 장르인 만큼 후반작업을 길게 하는 모양. 연출작 5편 중 2편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최동훈 감독의 관객몰이가 이번에도 힘을 발휘한다면 극장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흥행’에 강한 감독들

<드림>(가제) 리딩 현장

자신만의 독특한 위트가 대중적으로 먹힌다는 걸 증명한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에서 1600만 관객을 돌파하고 <멜로가 체질>로 시청자들의 사랑까지 독차지한 그는 <드림>(가제)을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징계를 받아 ‘홈리스 월드컵'(주거 취약계층 대상의 축구 국제대회) 대표팀의 감독을 맡은 윤홍대는 박서준이, 대표팀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이소민 PD는 이지은(아이유)가 맡았다. 대표팀 배우들을 보면 김종수, 고창석, 이현우, 정승길 등 이병헌 감독의 웃음 코드를 살려줄 앙상블이 기대된다. 코로나19로 해외 촬영 일정이 변경되면서 완성이 전체적으로 미뤄져 개봉도 연기된 케이스. 이병헌 감독이 이번에도 보편적인 웃음 코드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영웅> 주연 배우 정성화(왼쪽), 윤제균 감독

오랜만에 등판한 흥행 타자 윤제균 감독의 <영웅>도 개봉 연기를 거듭했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정성화가 무대에서처럼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았다. 뮤지컬 영화가 많지 않은 한국에서도 뮤지컬 원작을 영화로 옮긴 사례는 처음이라서 기대와 우려를 모두 받고 있다. 그래도 정성화의 노래와 연기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다리기 충분하다. 그 외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등이 출연한다. 원래 2020년을 겨냥한 영화였는데 코로나19가 도통 사그라들지 않아 연말, 2021년, 그리고 2022년까지 오게 됐다. 침체기에 주류 장르가 아닌 영화를 꺼내들기엔 다소 부담이 되는 듯. 하지만 윤제균 감독의 ‘한방’은 언제나 유효했기에 <영웅> 또한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얼떨결에 신작이 몰린 배우들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라미란 – 고속도로 가족 / 정직한 후보 2 / 하이파이브 / 컴백홈(가제) / 시민 덕희

류준열 – 외계+인 / 올빼미

마동석 –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 압구정 리포트 / 범죄도시2

박해일 – 헤어질 결심 / 행복의 나라로 / 한산: 용의 출현

변요한 – 한산: 용의 출현 / 그녀가 죽었다

송강호 – 비상선언 / 브로커 / 1승

신혜선 – 그녀가 죽었다 / 오픈 더 도어

유아인 – 승부 / 하이파이브

이병헌 – 비상선언 / 승부 / 콘크리트 유토피아

임시완 –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1947, 보스턴 / 비상선언

정우 – 뜨거운 피(3월 23일 개봉) /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정우성 – 헌트 / 서울의 봄 / 보호자(가제)

천우희 – 앵커(4월 22일 개봉 확정) /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최민식 – 행복의 나라로 / 올빼미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Must Read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