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2> 보기 전 필독! 핵심만 추린 복습노트와 ‘약스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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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시리즈의 한 온점인 <로건> (2017)을 기억할 것이다. 이 영화는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사전에 개봉한 영화들을 봐야 할 수 도 있다. 그 리스트를 살펴보자.

  • <엑스맨> (2000)

  • <엑스맨2> (2003)

  • <엑스맨:최후의 전쟁> (2006)

  • <엑스맨 탄생:울버린> (2009)

  •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2011)

  • <더 울버린> (2013)

  •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2014)

  • <엑스맨:아포칼립스> (2016)

  • +

  • <데드풀> (2016)

과연 이 영화들을 보지 않으면 <로건>이 이해되지 않을까?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는 흥행 때문에라도 그렇게 시험범위 채근하듯 관람을 강요하지 않는다. 여기엔 병든 자비에와 재생이 힘든 울버린이 등장한다. 이 설정만으로도 시리즈를 처음부터 지켜봐온 관객들에겐 가슴을 덜컥이는 효과가 있다. 물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영화내에서 친절하게 설명하며, 그정도 배경만 안고 봐도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지만 그것을 ‘온전한’ 관람이라고 할지는 개개마다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필자는 탐구적 속성이 강해서 이것저것 다 챙겨보지만, 되려 그래서 단 한편을 권한다. 1953년작 <셰인>이다.

울버린과 셰인.

<셰인>은 웨스턴 무비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이며, 그 영향은 장르가 산화한 뒤 등장했던 <용서받지 못한자> (1992) 까지 이어진다. 시리즈의 핵심인 캐릭터에게 안녕을 고하는 <로건> 또한 그 길을 따른다. 게다가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으며, 자신의 과거가 잊혀지길 원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내버려 두지않는 외적인 상황까지 <셰인>과 무척 닮아있다. 게다가 극중의 캐릭터들도 <셰인>을 즐겨본다. 그리고 <로건>의 원작 코믹스인 <올드맨 로건>은 <용서받지 못한자>의 영향으로 기획됐다. 이 아름다운 선순환에 풍덩 빠지고 싶다면 단 한편이면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2 : 대혼돈의 멀티버스> (이하닥스2) 는 알려진 대로 마블시리즈 중 역대급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그리고 공표한 대로,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완다비전>에서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상대해야할 안타고니스트로 아름다운 스칼렛 위치, 완다 막시모프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녀가 자기 세계 안에서만 존재하는 쌍둥이들과 살아가기 위해 그 능력을 가진 사람을 납치하려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것을 막는 이야기다.

완다비전 시즌2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

마블 페이즈 2,3,4 그리고 <완다비전>을 거치며 완다에겐 3번의 비극적 포인트가 있었고, 이것을 이해하면 그녀의 감정에 큰 납득이 된다. 물론 그것들은 <닥스2>에서 대사로 언급된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온전치 못 한 관람이 될 수 있으므로 복습영화 두 편만 추천하자면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과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2018)를 꼽겠다. 아하, 두 편만 보면되는군! 이라고 생각했나? 그런데, 저 두편을 이해하기 위해 봐야할 영화들이 조오금 있다.

[페이즈 1]

1. 아이언맨 (2008)

2. 인크레더블 헐크 (2008)

3. 아이언맨 2 (2010)

4. 토르 (2011)

5.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2011)

6. 어벤져스 (2012)

[페이즈 2]

7. 아이언맨 3 (2013)

8. 토르: 다크 월드 (2013)

9.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

10.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

11.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12. 앤트맨 (2015)

[페이즈 3]

13.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2016)

14. 닥터 스트레인지(2016)

15.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2017)

16. 스파이더맨: 홈 커밍 (2017)

17. 토르: 라그나로크 (2017)

18. 블랙 팬서 (2017)

자, 이렇게 18편을 보고 나면 완다가 타노스 녀석에게 한방먹이는 것도 목격해야지 않겠는가? 박차를 가해보자.

19.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8)

20. 앤트맨과 와스프(2018)

21. 캡틴 마블 (2019)

여기까지 완료 후, 대망의 <어벤져스:엔드게임>(2019)을 보고나면 이 여정은 마무리 된다. 헉헉.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완다의 사정은 <닥스2>에서 대사로 친절히 알려준다.

그러나 드라마 <완다비전>을 보지 않으면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완다가 겪는 두번째 비극 이후의 이야기이고 (세번째 비극은 이 드라마에서 나온다) 이를 이해하려면 <어벤져스:엔드게임>을 봐야한다. 그리고 중간에 등장하는 완다의 오빠(퀵 실버)가 같은 배역의 다른배우로서 출연하는데, 이를 이해하려면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봐야한다.

이것은 디즈니가 던지는 일종의 포고령 같았다. 이제 우리 컨텐츠를 보려면 이 정도 충성심은 발휘해 줘야겠어. 이 장벽은 <셰인>이 빠진 <로건>정도가 아니라 설정 단계에서 부터 응? 하는 수준인 것이다. 매니아층에겐 그닥 높은 선은 아니겠지만, 대중영화라는 텍스트가 이 정도로 준비가 필요한 분야였던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게한다. 그리고 지난 영화도 아닌 추가 결제를 통한 드라마 시리즈까지 포함한다니.

얼마나 열받았으면 이렇게 점잖은 팬아트가 나왔을까

아래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

<완다비전>에서 비전의 시체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완다는 웨스트 뷰 지역을 자신의 파워인 헥스로 감싸 통제된 구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죽은 비전을 되살리다 시피 소환하고 그와의 아이를 낳는다. 그러나 헥스 내부에서 강제로 웨스트 뷰 주민이된 사람들이 괴로워 하는 것을 본 완다는 이 견고한 밀랍의 성을 부수기로 한다. 부모님과 오빠의 죽음,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을 자기손으로 죽인 후에 타임스톤으로 다시 살아난 연인의 두번째 죽음을 본 완다는 이윽고 비전과의 세번째 이별과 더불어 아이들과도 헤어진다. 영웅은 괴롭지만 희생함으로써 가치를 증명하고 우리에게 감동을 남긴다.

드라마에서 완결된 캐릭터로서의 면모를 보인 완다는 <닥스2>에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방편을 위해 타인의 희생까지 감수한다. 여기서부터 캐릭터가 그간 보여준 일관성이 약간 변하기 시작한다. 하이드라의 실험실에서 고통을 겪었고, 토니 스타크에게 원망과 희망을 품기도하고, <시빌워>에서는 폭발피해의 최소를 위해 발생했던 희생자 때문에 자책했던 그녀가 말이다. 새로이 거듭난 영웅이 환상속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굳이’ 악당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각성한 인물이 보여주는 가치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엄마라는 설정은 요즘 디즈니가 그렇게 부르짖는 정치적 올바름과도 거리가 있기에 이 또한 의아하다.

캐릭터들에 대한 태도는 극중 스트레인지가 다른 차원에서 만나게 되는 일루미나티 멤버들을 소모하는데서도 알 수 있다. 지구최고의 지성이라는, 각 세계관 최강자들이 모여 있지만 이들은 어설픈 판단을 하고 스칼렛 위치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는 샘 레이미 감독이 늘 해왔던 ‘심각한 순간의 허무한 결론’이라는 어떤 B급 감성과 일치하기 때문에 그 자체에 대한 트집은 잡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잔치국수처럼 찢어져 허무하게 최후를 맞는 리드 리처드나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어떤 방어체계도 없는 블랙 볼트라던지, 우주를 오가며 핵폭탄급 펀치를 가진 캡틴마블이 ‘겨우’ 압사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힘들다. 비록 졌다 하더라도 이들의 강력한 힘이 스칼렛 위치에게 또 다른 각성의 계기가 되었더라면 서사적으로도 더욱 깊어졌을지 모르겠다. (참고로 이 캐릭터들에 대해 알고 싶다면 영화 <엑스맨1> (2000) <판타스틱4> (2005) 드라마 <인휴먼즈> (2017) <왓 이프> (2021)를 추천한다)

마블 페이즈 1~3기의 대단원인 <어벤져스:엔드게임>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에 대한 예우를 생각하면, 이는 좀 안타깝다. 토르의 엄마는 비만의 신이 된 아들을 만났지만 미래의 너는 힘들구나라는 단 한마디로 감동을 줬다. 억만장자지만 아버지와의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려고했던 토니 스타크는 젊은 시절의 아빠를 만나 간단한 살풀이를 한다. (이는 <닥스2>에서 스트레인지가 이동한 다른 차원에서 토니 스타크가 이상화 시킨 에코 뉴욕에서 실현된다. 울트론은 수호자가 되었고 기억을 살리는 기계가 상용화된 멀티버스가 구현된다) 무엇보다 12년에 걸쳐 펼쳐진 이 거대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무려 78년만에 페기 카터와의 주말댄스약속을 지키게된다. <로건>을 보며 느낀 고마움과 리스펙트가 엑스맨과는 다른세계에서도 온전히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관객인 우리는, 혹은 창작자는 캐릭터를 어떻게 대해야할까?

웨스턴 무비의 전성기를 이끈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장르의 법칙을 모두 비켜간 <용서받지 못한자>를 연출하고 나서야 웨스턴 무비의 팬들은 비로소 역설적이며 안정적인 안녕을 고할 수 있었다. 다크홀드로 잠깐 눈이 뒤집어진 완다는 아이들 조차 자신을 두려워하자 이를 뉘우치고는 해결하기 위해 홀로 몸을 던진다. 그녀는 이대로 사라질까? 캐릭터를 대하는 제작진의 행보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느껴지고 페이즈4에 들어서서 더욱 불안하지만, 케빈 파이기를 비롯한 지성들의 각성을 기대해본다.


프리랜서 막노동꾼 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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