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1명을 배우 2명이? 충격적 캔디 몽고베리 사건 다룬 <캔디: 텍사스의 죽음> <러브 앤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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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몽고베리와 그녀의 남편 팻 몽고베리, @Dallasmorningnews

미국 텍사스에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있었다. 1980년 13일의 금요일. 베티 고어라는 평범한 주부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는데 상태가 심각했다. 무려 41개의 자상이 있었고 안구가 도려내져 있었으며 범행 도구는 도끼로 밝혀졌다. 대체 누가, 무고한 여성을 이토록 무참히 살해한 걸까. 얼마 안 가 경찰은 용의자를 한 인물로 특정했다. 피해자인 베티의 남편 앨런 고어의 마지막 통화 내역에 낯선 사람이 있었기 때문. 통화 내역이 수상했던 경찰은 앨런 고어에게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 자백을 받을 생각이었으나 앨런은 생각보다 빨리 사건의 전말을 실토했다. 범인의 이름은 캔디 몽고베리. 캔디 몽고베리는 피해자 베티의 친구이자 피해자 남편의 내연녀였다.

캔디 몽고베리가 범인인 것도 놀랍지만 더욱 믿기지 않는 건 교회 관계자들의 반응이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캔디가 다니던 교회 관계자들은 캔디가 용의자로 지목되자 그녀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자신이 아는 캔디는 그럴 일을 할 사람이 아니고 어두운 면이 없는 사람이라 말하며 범죄 사실을 부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 소속의 변호사는 캔디가 살인을 한 건 맞지만 정당화된 행동이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캔디는 이토록 잔인한 살인을 하고도 어떻게 주변인들의 많은 신임을 받을 수 있었을까. 캔디 몽고베리 살인사건을 조명한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두 편이나 공개된다.


<캔디: 텍사스의 죽음>

디즈니 플러스

<캔디 : 텍사스의 죽음>

캔디 몽고베리 사건을 다룬 두 개의 드라마 중 <캔디: 텍사스의 죽음>이 먼저 공개되었다. <캔디: 텍사스의 죽음>의 장르는 범죄 실화 드라마로, 미국인들에게 유명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반전은 없는 드라마다. 시작부터 ‘캔디’가 범인인 걸 모두 알고 있기 때문. 그런데도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바로 제시카 비엘이다. 제시카 비엘은 다들 알다시피 할리우드에서 오랫동안 섹시한 이미지로 소비된 배우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이나 <블레이드 3> 속 제시카 비엘을 기억하는가. 오래전이지만 그녀의 육체미가 부각된 모습만 알고 있는 사람이 아직까지 많을 거라 예상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캔디: 텍사스의 죽음>은 색다른 충격일 듯하다.

제시카 비엘은 <캔디: 텍사스의 죽음>에서 살인마 ‘캔디’ 역을 맡았다. 80년대 미국 특유의 곱슬머리에 복고풍 안경 그리고 다소 광기 어린 눈빛까지. 실존 인물과 매우 유사한 외관을 한 제시카 비엘은 드라마 속에서도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자신을 신뢰했던 친구 ‘베티’를 죽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캔디’를 리얼하게 표현해냈다. 사실 제시카 비엘이 다면적인 캐릭터 연기를 처음 시도한 건 아니다. 영화 <트루스 어바웃 엠마누엘>에서도 비밀을 가진 엄마 ‘린다’ 역을 맡아 심층적인 연기를 펼친 적 있다. 그녀의 변신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전에도 넓은 연기 폭을 보여주었다.

이번 <캔디: 텍사스의 죽음>에선 보다 더 임팩트 있는 연기를 펼쳐냈다. 사실 캔디 몽고베리는 교회뿐만 아니라 거주하던 마을에서도 좋은 평판을 가진 여자였다. 하지만 동시에 친구의 남편과 불륜을 저질렀으며 살인을 했다. 재판받을 당시에도 또 다른 불륜을 저지를 만큼 잔인하고 대범한 여자였다. ‘캔디 몽고베리’의 재판 날엔 그녀를 옹호하는 사람과 살인자라 외치는 사람이 뒤섞여있었다. 제시카 비엘은 그런 ‘캔디 몽고베리’의 양면성을 능숙하게 오가며 재현했다.

<캔디 : 텍사스의 죽음>

캔디 몽고베리는 정당방위 살인을 주장했다. 살인 사건 당시에 ‘베티’가 자신에게 내뱉었던 “쉿” 소리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자극한 트리거가 되었다고. 그래서 정신을 잃었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베티’를 죽였던 거라고. 이 주장은 실제로 받아들여졌고 무죄 판결의 큰 이유가 되었다. 이게 납득할 수 있는 이유인가. 41번의 난도질로 타당한 이유가 되는가.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캔디의 해리성 장애가 무죄 판정의 온전한 이유는 아닐 거라 추측했다. 하지만 무죄인 이유를 아직까지 그 누구도 모른다. 주위 사람들을 속이듯 배심원들마저 속인 것이라 예상할 뿐.

그렇기에 <캔디: 텍사스의 죽음>은 효과적이다. 드라마에서도 ‘캔디’가 무죄를 받은 이유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캔디’의 존재를 들춰냈기 때문이다. 명확한 증거가 있는 상황인데도 아직까지 ‘캔디’는 죗값을 치르지 않았다. 더군다나 현재 심리 상담가로 활동 중이라고 하니, 황당하지 않은가. 사건이 일어난 지 42년이 지난 지금도 납득할 수 없는 결과다. <캔디: 텍사스의 죽음>는 모두가 잊고 있었을 살인사건을 다시 한번 되짚는 드라마다.

<캔디 : 텍사스의 죽음>

제시카 비엘과 저스틴 팀버레이크, @저스틴 팀버레이크 인스타그램

살인사건을 처음으로 수사한 형사 ‘스티븐 데피포’ 역으로 반가운 얼굴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출연한다. 이 말인즉슨, 제시카 비엘과 저스틴 팀버레이크 부부가 같은 드라마에서 부부가 아닌 역할로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시카 비엘과 분장한 채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덧붙였다. “배는 가짜, 머리는 가짜, 콧수염은 진짜. 디즈니 플러스로 만나보세요”.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받고 있는 <캔디: 텍사스의 죽음>은 5부작 드라마이며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말대로 디즈니 플러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러브 앤 데스>

HBO Max

<러브 앤 데스>는 <홈랜드>의 감독인 레슬리 링카 글래터가 연출을 맡고 니콜 키드먼이 공동 총괄 제작을 맡았다. 가장 중요한 ‘캔디’ 역은 <완다비전>의 엘리자베스 올슨이 맡는다. 동일한 사건을 다루는 2개의 드라마가 비슷한 연도에 제작되는 건 흔치 않은 일. 이미 선공개된 <캔디: 텍사스의 죽음>와 비교하여 <러브 앤 데스>는 캔디 살인사건을 어떤 시선으로 다룰지 흥미롭다. 엘리자베스 올슨의 ‘캔디’와 제시카 비엘의 ‘캔디’는 또 어떻게 다를까.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기대된다. <러브 앤 데스>는 촬영이 모두 완료되었으며 HBO Max를 통해 내년 3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김다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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