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만 해도 짜릿해! 사표 던지고, 상사 뚜까 패버리고! 출근길이 괴로운 회사원들 위한 추천작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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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출근한 사람? 개중엔 출근길이 즐거운 사람이 있겠지만 회사를 떠올리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고 자괴감에 시달리는 직장인도 못지않게 많을 거라 생각한다. 대인관계의 어려움, 지켜지지 않는 워라밸, 비전 없는 회사, 직장 상사의 괴롭힘 등. 여러 가지 이유들로 부모님의 ‘남의 돈 벌기 힘들다’라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요즘이다.

사실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그만두기엔 바깥세상은 위험하다. 불경기 속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고정적인 수입을 포기하기엔 물가가 치솟고 있지 않은가. 차마 사직서를 꺼내지도 못하고 품에 안은 채 하루하루 버텨내는 직장인들을 위해 준비했다. 네 편의 추천작 속에 담긴 소소한 위로와 통쾌함으로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어보자. 퇴사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건 덤이다. (단, 심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앓고 있다면 퇴사가 정답이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2017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꽤 이름 있는 대학교를 졸업했으나 취업시장에선 방황하던 ‘타카시’는 가까스로 정사원이 되어 중견기업에 발을 들인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영업사원으로서의 고단함은 당연하고 직장 상사의 심한 괴롭힘과 매일같이 반복되는 야근까지. 전날도 야근한 ‘타카시’는 출근길에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순간 정신을 잃은 채 선로에 빠질 뻔한다. 기적적으로 그를 살려준 건 초등학교 동창 ‘야마모토.’ 반듯한 정장을 입고 위축돼있는 자신과 다르게, ‘야마모토’는 후줄근한 복장으로 항상 웃고 있다. 알고 보니 초등학교 동창도 아니었던 둘은 친구가 되고, ‘타카시’는 호탕한 성격의 ‘야마모토’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야마모토’에겐 묘하게 이상한 구석이 있는데.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기타가와 에미 작가의 소설 원작으로, 번아웃이 온 회사원 ‘타카시’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매일 버거운 일상을 보내며 꾸역꾸역 살아가는 ‘타카시’와 그를 변화하게 만드는 ‘야마모토’의 케미가 빛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젊은이들에게 가혹한 아픔을 강요하는 경쟁 사회.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그 속에서 우리를 끄집어내어 “희망은 사라지지 않아, 잠깐 보이지 않을 뿐이야”라고 다독여주는 영화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잡지사 ‘라이프’의 네거티브 필름 담당자로 16년째 근무 중인 ‘월터’. 인기가 시들시들해진 <라이프>지는 다른 회사에 인수되고 새로운 CEO ‘테드’는 돈이 되지 않는 잡지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생각이 없다. 결국 ‘월터’는 자신의 손으로 <라이프>의 폐간호를 만들게 되는데, 과거 전설적인 사진작가 ‘숀 오코넬’이 폐간 호의 표지로 쓰라며 주었던 사진마저도 사라진 상황. 사진을 찾지 않으면 해고당할 위기에 처한 ‘월터’는 ‘숀 오코넬’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빈다. 고요한 연못 같았던 ‘월터’의 삶이 거대한 국면을 맞게 된 것. ‘월터’는 여행 과정에서 술에 취한 조종사의 헬기를 타기도 하고 화산재에 뒤덮일 위기를 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월터’는 점점 살아있음을 느낀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숀 오코넬’이 직접 촬영한 것처럼 필름 카메라로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영화다. 스케이트보드를 탄 채 아이슬란드의 광활한 도로를 거침없이 달리는 ‘월터’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 ‘월터’가 ‘테드’에게 물었던 <라이프>의 모토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는 지금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현실의 무거운 문제들에 얽매여 멈춰 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용기 내어 ‘월터’처럼 한 발 나아가 보자.


<원티드>

2008

<원티드> 속 한 장면

평범한 회사원 ‘웨슬리’는 매일이 괴롭다. 출근하면 들려오는 히스테릭한 직장 상사의 모욕과 일을 해도 늘어나지 않는 통장 잔고, 애인을 빼앗고도 뻔뻔하게 구는 직장 동료가 그의 하루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괴로운 회사 생활을 청산하고 싶어도 별다른 계획이 없고, 이직할 곳도 없고, 모아둔 돈이 없는 ‘웨슬리’는 그저 버텨내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웨슬리’는 우연히 ‘폭스’라는 여자를 마주하는데 ‘폭스’가 건넨 비밀이 심상치 않다. 사실 ‘웨슬리’의 아버지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킬러였다는 것. ‘폭스’는 믿지 못하는 ‘웨슬리’를 조직의 우두머리 ‘슬론’에게 데려가 훈련을 시키기 시작한다. 모든 걸 의심하며 소심하고 나약하기만 했던 ‘웨슬리’는 나날이 발전하여 결국 킬러로 거듭난다.

‘만약 내가 천부적인 재능이 하나 있는데, 매일 일만 하느라 그걸 발견하지 못한 거라면? 끝끝내 모르는 채로 살다가 삶이 끝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이런 생각 해 본 회사원들 없는가? 만약 그런 경험이 있다면 <원티드>가 정답이다. 모두가 상상만 하던 걸 통쾌한 액션으로 구현한 <원티드>는 회사원들의 가려운 구석을 시원히 긁어주는 영화다. 안젤리나 졸리와 제임스 맥어보이의 화려하고 과감한 액션이 지루한 일상을 활력 넘치게 바꿔줄 것이다.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2017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은 스물여섯 네 명의 여자가 경험한 사회생활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드라마다. 전 직장에서 두 번의 해고를 당해 자존감이 바닥날 대로 바닥난 ‘연지’는 겨우 한 공장에 디자이너로 취직하지만 사수인 ‘선희’의 온갖 막말에 더욱더 괴로워한다. 친구들의 모임에 참석할 때도 그 모습은 숨겨지지가 않고, ‘혜영’은 이상한 상사에게는 주눅 들지 말고 할 말은 하라고 조언하지만 반면에 ‘현’은 날선 반응을 하고 만다. “누군 안 힘든 줄 알아?”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현’ 또한 기간제 초등학교 교사로서 직장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기 때문.

사회 초년생이라면 모두 겪을 법한 고충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힘들어도 참고, 억울해도 참고, 무시 당해도 꾹 참아야 하는 힘든 순간들. 버티고 참아내는 주인공들을 지켜보다 보면 내 일처럼 느껴진다. 거칠지만 따뜻한 손을 어깨에 올려 토닥이는 듯, 직장인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은 24부작으로 제작되었으며 현재 웨이브에서만 시청 가능하다.


씨네플레이 김다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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