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는 반전이 거듭된다? 여성들이 하드캐리하는 범죄 스릴러 <리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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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배우가 개성이 없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파’로 부르고 싶은 세 배우 이정현·문정희·진서연이 영화 <리미트>로 한자리에 모였다. 아니, 모였다기보다는 삼각형의 세 꼭짓점처럼 멀찍이 떨어져서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눈다고 해야겠다. 마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세 놈처럼, 혹은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속 세 명의 김관장처럼 말이다. 물론 큰 차이는 있다. <리미트>의 세 주인공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주연 배우진이 전부 여성인 스릴러 영화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 설레는 일이다.

<리미트>, 주연이 모두 여성인 스릴러물 등장하다

이례적인 스토리와 캐스팅에 대한 배우들의 감회도 남다르다. 이달 1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정현은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데, 여성 주체의 스릴러 영화를 찍게되어 좋다. 색다른 스토리이자 공감형 스릴러”라고 말했다. 문정희는 <리미트>의 차별 포인트로 모성애를 꼽았다. 각자의 입장과 명분이 있는 엄마들의 사투라는 것이다. 진서연은 “스릴러 장르는 남자 배우들 중심으로 많이 만들어지는데, <리미트>는 여자들이 주연이지만 강력하고 파워풀하다. 전혀 밋밋하지 않다”라며 여성 배우를 중심으로 제작된 이번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생계형 경찰이 당하게 된 유아 납치 사건

<공공의 적>부터 <시그널>까지. 지금껏 영화와 드라마를 막론하고 수많은 경찰 캐릭터를 만나왔지만, 열혈 경찰도 비리 경찰도 잠입 경찰도 아닌 ‘어쩌다 경찰’은 오랜만이다.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해 경찰인 ‘소은’(이정현 분)에게는 투철한 직업윤리도 타오르는 불꽃 정의도 없다.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이 소중할 뿐이다. 그런 소은이 휘말리게 되는 사건이 다름 아닌 유아 납치 사건이니, 아이러니하다.

소은은 납치된 아이의 몸값으로 3억을 요구받는 ‘연주’(진서연 분)를 대신해 납치범과 교섭에 나선다. 연주 역시 최선을 다해 하나뿐인 아이를 구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때마침 소은에게 걸려온 의문의 전화 한 통은 상황을 예측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고 간다. 다름 아닌 소은의 아이가 납치 사건의 두 번째 타깃이 된 것이다. 남의 아이를 찾아주기 위해 분투하던 소은은 결국 자신의 아이를 구하기 위한 범인 추격에 나서고, 그것은 경찰로서보다는 어머니로서의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좌)‘연주’역의 진서연, (우)‘혜진’역의 문정희, (아래)‘소은’역의 이정현

진서연 “문정희 너무 무서워 눈물, 압도적이었다”

피해를 본 사람이 있으면 피해를 입힌 사람도 있는 법. 낮에는 친절한 보건교사인 ‘혜진’(문정희 분). 그러나 퇴근 뒤에는 그의 두 눈을 가린 선글라스처럼 탁한 본색을 드러낸다. 납치 사건의 중심에서 상황을 좌지우지하고 범죄를 도모하는 혜진의 정체는 다름 아닌 ‘브로커’다. 잠깐. 혹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 영화 <브로커>가 떠올랐다면 재빨리 머리에서 지우자. 혜진에게 송강호나 강동원의 따스함을 기대했다가는 후회할 것이 틀림없다. 여담이지만, 문정희의 상대역으로 함께 연기하던 진서연은 그가 너무 무서운 나머지 ‘찐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날 진서연은 “문정희 선배님이 나를 찾아오는 신이 있는데, 선배님 비주얼을 그날 처음 봤다.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났다. 굉장히 압도적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컷이 사용되었는지는 배우 본인도 모른다고 하니 극장에서 확인하도록 하자.

두뇌파 빌런이 있다면, 행동파 빌런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범죄 영화의 공식이다. 납치 사건의 행동대장 ‘준용’(박명훈 분)과 ‘명선’(박경혜 분)은 압도적으로 비범한 비주얼을 자랑하며, 이들이 과연 어디까지 폭주할지 우려하게 만든다. 얼핏 보면 ‘안톤 쉬거’와 ‘마틸다’가 연상되는, 어설픈 듯 비정한 두 단발머리 콤비의 정체와 목적은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왼쪽부터)‘준용’역의 박명훈, ‘명선’역의 박경혜, ‘성찬’역의 최덕문

영화 <리미트>는 그야말로 매운맛으로 무장한 인물들 간의 혈투다. 그래도 잠깐 쉬어갈 틈을 주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암살>, <마약왕>에 출연한 배우 최덕문이 연기하는 형사 ‘성찬’이다. 성찬은 형사로서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진 인물인 한편, 위기에 처한 후배 소은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다. 다른 배우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덕문 배우는 촬영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하니,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배우 박명훈 “작품 선택할 때 가장 끌린 요인은 모성애”

“나도 아이가 있어, ‘진짜 감정’이 나올 수 있겠더라”던 진서연,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 이런 기분이겠다’ 생각하며 촬영했다는 이정현이 각각 펼치는 ‘어머니’ 연기는 <리미트>의 빠뜨릴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박명훈은 <리미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 메시지도 있지만 가장 끌렸던 것은 모성애”라고 답한 바 있다.

섬세한 감성과 지성의 소유자 ‘연주’와 생계유지형 경찰 ‘소은’의 위치와 입장은 다르지만 결정적인 하나가 같다. 바로 사랑하는 아이를 다시 품에 안고자 하는 철혈의 의지다. 그리고 결코 선하다고 할 수 없지만 자신만의 명분으로 전진하는 예측불허 냉혈한 ‘혜진’까지. 도대체 어떤 결말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소은’(이정현 분)이 아이를 안고 있다.

끝까지 긴장의 액셀러레이터 뗄 수 없는 ‘반전 대잔치’

‘아동 연쇄 납치’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영화지만, 이를 자극적으로 소모하기보다는 모성애와 묵직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풀어내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승준 감독은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니 우리는 최악을 가정하는 대신, <리미트> 제작보고회에서 최소 30회 이상 거론된 단어 ‘반전’에 유의해 끝까지 긴장의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지 말도록 하자.

<리미트>는 이승준 감독의 데뷔작 <스파이> 이후 9년만의 영화다. 유쾌한 코믹 액션극 <스파이>에 이어 <리미트>에서도 다양한 액션신을 선보이지만, 명백히 결이 다른 액션이라고 이 감독은 말한다. 이 감독이 <스파이>에서 스케일 중심의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면, <리미트>의 액션은 ‘순간포착!’에 가까운 모양이다. 찰나의 순간에 포착된 배우의 표정과 감정, 그리고 폭발성을 담아내려 했다는 감독의 설명이다.

오는 8월 17일 개봉

리미트(limit). 시간제한을 뜻하기도, 한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납치 사건의 골든타임인 48시간을 뜻하기도, 소은·연주·혜진이 처한 상황이 빚어낸 한계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미트>의 인물들은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저마다의 포기할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고 달려갈 예정이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우와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도 스스로의 ‘리미트’, 한계를 돌파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이 영화 <리미트> 또한 베스트셀러 작가의 원작이라는 태생적인 틀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거침없이 뛰어넘고, 나아가 관객의 마음을 정복하기를 기대한다. 매해 한반도를 찾아오는 무더운 여름에 촬영되어 코로나19로 한 차례 냉각기를 거친 뒤 올여름, 다시 시동을 건 이정현X문정희X진서연 주연의 범죄 스릴러 영화 <리미트>! 8월 17일 극장 대개봉.


씨네플레이 유해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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