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촉 수장이 <지옥>의 절대 비호감 캐릭터라면, <지옥>을 본 십중팔구는 이 작품에서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배우로 박정자 역의 김신록을 손꼽을 것이다. 두 아이와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박정자는 생일 축하를 받던 중에 천사에게 고지를 받고, 정진수로부터 30억 원을 줄 테니 시연을 생중계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올해 초 드라마 <괴물>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는 김신록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죽음을 만방에 알리자는 비참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모성애와 한편 전남편들에 대한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은 의혹 그리고 죽음을 코앞에 둔 자의 불안까지 끄집어내는 명연을 선보였다. <지옥> 이전에 김신록이 연상호 월드에 입성한 건 드라마 <방법>이었다. 소진(정지소)의 친모인 석희는 저주의 능력을 물려준 친모이자 소진에게 든 악귀, 이누가미를 쫓기 위해 진종현에게 악귀를 옮긴 죄책감을 느끼다가 진경(조민수) 패거리에게 맞아죽는 인물로, 소진의 기억 속에서 나른함과 끈질김이 공존하는 무당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