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에요; 시국과 겹쳐 화제 모은 한국영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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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한 드라마가 집돌이, 집순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넷플릭스가 2020년 3월 13일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 2가 그 주인공이다. 역병이 돌아 죽은 자들이 살아돌아오는 조선을 배경으로 한 <킹덤>은 화려한 캐스팅, 좀비를 결합한 퓨전 사극, 액션과 정치극의 절묘한 만남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 2는 의외의 요소로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킹덤> 시즌 2를 비롯해 현실 사건과 유사해 재조명된 작품들을 만나보자.


<킹덤> 시즌 2

2020년 3월 13일 공개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 경로 유사



<킹덤>



국내 코로나 확진자 지도 (출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킹덤> 시즌 2가 주목받은 부분은 역병의 발원지가 경상도라는 점. 시즌 1부터 경상도가 배경이긴 했으나 최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가 대구 및 경상도 지역의 종교 단체를 통해 확산한 것과 맞물려 그 배경에 갑작스러운 관심이 모였다. <킹덤>이 경상도를 배경으로 삼은 건 산맥으로 둘러싸인 지역적 특징, 지방 사족 중심을 주장한 사림파라는 정치적 특징에 기인한 것일텐데, 마치 ‘현실적’인 것처럼 돼버린 셈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병한 것으로 유추되는 상황에서, <킹덤>의 역병이 중국에서 유래한 생사초와 관련된 것도 기막힌 우연이라 할 수 있다.


<감기>

2013년 8월 14일 개봉

2015년 메르스 확산에 재조명



<감기>

<킹덤>과 유사한 사례가 영화 <감기>다. 2013년 개봉 당시 <감기>는 영화 내외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2015년에 중동호흡기증후군, 이른바 ‘메르스’가 국내에 상륙한 후 <감기>가 재조명됐다. 기침을 통해 감염자의 비말이 사방으로 튀고, 그게 반복되면서 전염병의 확산을 묘사한 부분이다. 그 장면은 당시 SNS로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스크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이번 코로나19 역시 호흡기질환이기 때문에 마스크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감기>의 그 장면이 다시 한번 회자됐다.


<아수라>

2016년 9월 28일 개봉

2018년 성남시-조직폭력배 유착 의혹



<아수라>



<그것이 알고싶다>의 성남시 관련 보도 (출처 SBS)

주연급 배우를 한자리에 모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아수라>. 개봉 당시엔 관객이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았다.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내용에 호불호가 갈렸기 때문. 그러나 2년이 지난 2018년, 뜻밖의 사건으로 <아수라>는 손익분기점을 넘고 만다.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성남시의 조직폭력배와 정치인 이재명과 은수미의 결탁 의혹을 제시했고, 이 내용이 <아수라> ‘안남 시장 박성배’의 행적을 연상시켰기 때문. 박성배는 영화에서 조직폭력배와 결탁하고, 외국인 노동자에게 불법적인 일을 시키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악질 시장으로 묘사됐다. 하필 ‘안남’이란 가상도시의 이름이 유사한 것도 주목받았다.


<양자물리학>

2019년 9월 25일 개봉

2018년 말부터 드러난 버닝썬 게이트의 클럽 버닝썬에서 촬영



<양자물리학> 촬영 현장



버닝썬 관련 뉴스 보도 (출처 KBS 유튜브 채널)

<양자물리학>은 정말 기막힌 우연에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 속 클럽 장면을 위해 몇몇 클럽에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그중 클럽 버닝썬이 있었다. 촬영을 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후반 작업 도중 버닝썬 게이트가 터졌다.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경찰과의 유착, 환각제 공급, 성매매 알선 의혹들이 이어졌다. 심지어 <양자물리학>의 내용도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 스캔들을 그리고 있으니, 이 정도면 예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


<더 킹>

2017년 1월 개봉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무속인과의 내통 유사



<더 킹>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 (출처 연합뉴스TV)

<더 킹>은 대한민국 검찰의 인물들을 그리면서 현대 정치사를 블랙코미디로 승화시켰다. 영화에서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싶은 건 일종의 패러디처럼 대체로 의도하고 넣은 요소들이다. 그러나 그런 <더 킹>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화제가 됐다. 바로 검사들이 무당에게 대선 결과를 문의하고, 굿까지 하는 장면. 영화가 개봉하기 전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내용 중 최순실이 무속인에게 장관 인사 의견을 물으려했다는 부분을 연상시켰다. 김성수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원래 승마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이것까지 넣으면 정말 ‘노렸다’는 의도로 보일까 봐 삭제했다고 밝히기도.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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