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자매 테니스 선수 실화, 윌 스미스 주연의 <킹 리차드> 관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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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팬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가 개봉 대기 중이다.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윌리엄스 자매의 실화를 담은 <킹 리차드>가 3월 24일 개봉한다. 이 작품은 3월 27일(현지시각)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6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윌 스미스), 여우조연상(언자누 엘리스), 주제가상(비욘세 ‘비 얼라이브’(Be Alive)), 편집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개봉한 <킹 리차드>는 흥행 성적 면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그럼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러 부문에 후보가 됐다는 점을 보면 분명 극장에 찾아가 관람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킹 리차드>를 볼 때 어떤 점을 주의 깊게 보면 좋을까. <킹 리차드>의 관람 포인트를 몇 가지 짚어봤다.


윌 스미스의 명연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 5명 가운데 2명의 흑인 배우가 이름을 올렸다. <맥베스의 비극>의 덴젤 워싱턴과 <킹 리차드>의 윌 스미스다. <킹 리차드>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윌리엄스 자매를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에 집중한 영화다. 그가 무려 20여 년 간 세계 테니스를 제패한 윌리엄스 자매를 어떻게 키워냈는지 볼 수 있다. 리차드 윌리엄스는 아이가 태어나기 2년 전부터 78페이지에 달하는 챔피언 육성 계획을 세웠다고 전한다. 말하자면 <킹 리차드>는 미국 LA의 가난한 흑인 거주지 컴튼(Compton) 출신의 두 소녀를 테니스의 여제로 만들어낸 불굴의 아버지를 다룬 작품이다. 그러니 윌 스미스의 연기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제작자로도 영화에 참여한 윌 스미스는 아카데미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그의 연기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미국배우조합상까지 휩쓸었다. IMDb에 등록된 <킹 리차드>의 트로피는 모두 41개다. 이 가운데 윌 스미스의 남우주연상 수상 횟수는 10회가 넘는다. <킹 리차드>에서 윌 스미스는 배우 인생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외신은 “배우 윌 스미스 최고의 순간”(버라이어티),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와 함께 위너가 됐다”(데드라인), “<킹 리차드>는 윌 스미스를 아카데미로 이끈다”(LA타임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LA타임스’의 보도처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과연 윌 스미스가 생애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그는 2002년 <알리>와 2007년 <행복을 찾아서>로 두 차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2007년에는 <라스트 킹>의 포레스터 휘태커, 2002년에는 올해 다시 만난 <트레이닝 데이>의 덴젤 워싱턴에게 트로피를 양보했다.

LA 슬럼에서 태어난 챔피언

“얘들이 탈선하면 안 되니까. 얘들은 장래에 의사, 변호사 테니스 스타가 될 거요.” <킹 리차드>의 예고편에 등장하는 리차드 윌리엄스의 대사다.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와 조사를 나온 사람에게 하는 말인 듯하다. 이어지는 예고편 영상에는 이런 대사도 등장한다. “이렇게 잘하는데 왜 몰랐지?” “컴튼 출신이니까.” 힙합 음악 좀 들어본 사람이라면 컴튼이라는 지역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이곳은 갱스터 힙합의 탄생지다. 갱스터 힙합은 실제 갱스터 출신인 래퍼가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한마디로 컴튼은 흑인 빈민가 슬럼이다. 마약과 범죄가 만연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 테니스 스타를 만들어낸 리차드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킹 리차드>는 비너스와 세레나라는 대단한 여성이자 뛰어난 챔피언을 빈민가의 위험 속에서 어떻게 지켜내고, 또 어떻게 올바르게 커나갔는지, 일련의 성장과정이 진정 흥미롭고 호소력 짙게 담았다. 이는 두 딸을 슈퍼스타로 만드는 한 아버지의 노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가 등장하는 스포츠 영화와는 다른 전개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국 내 흑인 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컴튼은 1992년 LA 폭동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테니스는 흑인에게 관대한 스포츠가 아니다. 지금도 흑인 테니스 챔피언은 보기가 힘들다. 그런 점에서 <킹 리차드>에 비너스와 세레나 윌리엄스를 비롯해 윌리엄스 가족들이 제작에 참여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그들이 적극적인 협조와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킹 리차드>의 완성도를 높였다.

테니스 팬을 위한 영화

테니스를 소재로 한 영화는 별로 많이 없는 것 같다. <윔블던>(2005),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이하 <빌리 진 킹>, 2017), <보리 vs 메켄로>(2017) 등이 생각이 난다. 커스틴 던스트와 폴 베타니가 출연한 <윔블던>은 랭킹이 낮은 영국인 테니스 선수 피터(폴 베타니)가 윔블던 우승을 한다는 설정의 영화다. 피터는 세계 랭킹 1위 미국인 테니스 선수 리지(커스틴 던스트)와 연애도 성공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영화도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 오랜 기간 윔블던 대회에서 영국인 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것을 반영한 일종의 판타지(?) 영화이면서 피터와 리지의 로맨스 영화를 표방한다. 참고로 2013년이 돼서야 앤디 머레이가 영국인으로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무려 77년 만의 일이었다. 프레디 페리가 1936년에 우승한 이후 처음이었다. <빌리 진 킹>은 전설적인 미국의 여자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엠마 스톤)의 일대기를 다뤘다. 하이라이트는 빌리 진 킹과 바비 릭스(스티브 카렐)의 성 대결 매치였다. <보리 vs 메켄로>는 스웨덴 선수 비외른 보리와 미국 선수 존 매켄로의 유명한 1980년 결승전에 집중한 영화다. 유쾌한 스포츠 영화라고 포장했지만 사실은 두 선수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이러한 테니스 영화에 <킹 리차드>를 추가할 수 있다. 윌리엄스 자매의 어린 시절을 재연한 영화 속 경기 장면은 그 자체로 테니스 팬들에게는 선물이 된다. 윌리엄스 자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관객이 있다면 <킹 리차드>와 함께 볼 다큐멘터리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2년에 제작된 <비너스 앤 세레나>, 2016년에 공개된 <세레나> 등이 그 작품이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있어서 아쉽다.


<킹 리차드>의 관람 포인트 세 가지를 정리해봤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노리는 윌 스미스의 뛰어난 연기, 미국의 흑인 사회를 담은 사회적인 메시지,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다루는 영화로 경험하는 재미까지 <킹 리차드>에서 모두 느껴보길 바란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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