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은 호랑이, 손석구는 사자” : 괴물형사 마동석이 말하는 <범죄도시2>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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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의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7년 개봉해 관객 688만명을 모았던 <범죄도시>가 5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2004년 조선족 폭력조직들이 장악했던 서울 가리봉동의 치안을 끝끝내 지켜낸 금천경찰서 강력반이 이번에는 베트남으로 출동한다. 계획 대로였다면 <범죄도시2>는 2020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년 늦게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그 사이 마동석은 몸집을 더욱 키웠다. 마동석은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를 연기하며 한국 배우 최초로 ‘마블 히어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히어로가 된 마동석표 강력반 형사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전편을 답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마동석은 “이번에 영화가 잘 나왔다”라고 자신했다. <범죄도시2>는 이미 전 세계 123개국에 선판매된 상태다. <범죄도시2>가 국내 개봉하는 5월 18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 베트남으로 무대를 넓힌 <범죄도시2>

<범죄도시2>는 가리봉동 소탕작전 후 4년 뒤를 그린다.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주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조선족 폭력조직들을 싹쓸이 검거했던 금천경찰서 강력반이 새로운 미션을 받아들었다.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오라는 것. 강력반은 베트남에서 용의자를 쫓던 중 한국인을 대상으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강해상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를 검거하기 위한 작전을 펼친다.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 따르면 강력반은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강해상을 맹추적한다. <범죄도시2>가 베트남으로 무대를 넓힌 건 주인공 마동석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참고로 마동석은 전작에 이어 <범죄도시2>까지 영화의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다.

– ‘제2의 장첸’ 아닌 그냥 손석구

<범죄도시2>의 범죄자 강해상은 배우 손석구가 맡았다. “나 하얼빈에서 온 장첸이야!!!!!!!”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고 포효했던 <범죄도시>의 장첸(윤계상)보다 더한 빌런이 예고된 상태다. 손석구는 마동석과 대적하기 위해 10kg을 증량하면서 벌크업까지했다고. 전작의 윤계상이 보여준 장첸의 광기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손석구는 여유가 넘쳤다. 손석구는 지난 22일 <범죄도시2> 글로벌 론칭쇼에 참석해 “성공한 전작이 있고, 저는 시즌 2에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에 비교가 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제서야 현실 감각이 생긴다. 전작의 빌런인 ‘장첸’과 굳이 다르게 하려고 하거나 새로운 걸 보여주려고 하는 것보다 그냥 나다운, 제 연기를 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악역과는 거리가 멀었던 손석구가 빌런 중의 빌런으로 캐스팅된 것은 감독의 도전이기도 했다.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은 손석구에 대해 “연기를 사실적으로 하는 배우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첫 미팅 때 차갑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또 순수하고 착하기도 해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윤계상과 손석구를 모두 경험한 마동석은 찰떡같은 비유를 내놨다.

둘 다 맹수지만 결이 다른 느낌이다. 윤계상은 호랑이고, 손석구는 사자다

– 이번에도 실제 사건? <그것이 알고싶다> 떠오르는 이유

5년 전 <범죄도시>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주인공 마석도(마동석) 또한 실제 강력반 형사였던 윤석호 경위를 모델로 했는데, 마동석과 윤석호 경위는 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범죄도시>는 왕건이파 사건(2004)·흑사파 사건(2007년) 담당이었던 윤석호 경위의 경험담에서 출발했다.

<범죄도시2>의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번 시리즈 역시 실제 사건을 다룬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개된 범죄 키워드는 베트남, 한국인 대상 범죄, 인터폴 수배 정도인데,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수차례 방송하며 추적했던 ‘필리핀 연쇄 납치 사건’과 겹쳐 보인다. 국가만 바뀌었을 뿐, 필리핀 연쇄 납치 사건 용의자들은 한국인들에게 접근해 납치, 강도, 살인 등 무시무시한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 일부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 살아 돌아온 장이수

<범죄도시>는 주인공 마석도를 비롯해 장첸, 위성락, 독사 등 선하든 악하든 자꾸만 보고 싶은 캐릭터들이 쏟아진 영화였다. “어 싱글이야” “진실의 방으로” “니 내가 누군지 아니?” 이들의 주옥같은 대사는 유행어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중에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있다면 바로 장이수다.

배우 박지환이 연기한 장이수는 불법 오락실을 관리하고 불법 도박판까지 벌이는 조직폭력배이지만, 마석도 형사의 말이라면 죽은 척까지하는 끄나풀이자 어머니의 회갑연을 살뜰히 챙기는 효자였다. 끔찍한 장면이 무한 반복되던 <범죄도시>에서 관객들이 그나마 편안함을 느끼는 장면은 장이수 등장씬이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보고 싶은 장이수였지만 끝은 너무나 허무했다. 어머니의 회갑연장에 들이닥친 장첸에게 칼을 맞은 것.

그러나 <범죄도시2>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장이수가 재등장한다. 예고편에서 “내 옛날의 장이수가 아니야”라고 소리치는 장이수는 빡빡머리가 아닌 장발로 나타났는데 과거까지 깨끗하게 청산한 것으로 보인다.

마석도 형사 뒤통수에 대고 “또 못살게 구네 개새끼네 진짜”라고 내지르는 장이수 뒤편으로 보이는 사무실 책상에는 ‘사장 장이수’라는 명패가 있다. 국제결혼 주선, 흥신소, 용역 등의 일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추정된다. 한자 이름인 장이수(張夷帥)의 뜻을 그대로 해석하면 ‘베푸는 오랑캐 장수’인데, 나쁜 일에서 손을 뗀 장이수가 <범죄도시2>에서 어떤 것을 베풀지 궁금하다.

– ‘<범죄도시> 조연출’ 이상용 감독의 첫 영화

영화감독에게는 모든 작품이 소중하겠지만, 그중 제일은 첫 작품일 거다. <범죄도시>와 <범죄도시2>는 감독들의 첫 영화다. <범죄도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까지 맡았던 강윤성 감독은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꾼 지 17년 만에 엔딩 크레딧에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마동석의 힘이 컸다. <범죄도시>가 대박을 터뜨린 뒤 강윤성 감독은 수 십편의 시나리오 의뢰가 들어오는 스타 감독이 됐고, 현재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를 준비하고 있다. 배우 최민식이 26년 만에 찍는 드라마로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강윤성 감독은 <범죄도시2> 연출을 고사한 것과 관련해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스릴러‧범죄‧액션 말고도 멜로나 뮤지컬 영화 등으로 장르를 확장하고 싶어요. 계속 공부하고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강윤성 감독이 고사한 <범죄도시2> 연출은 또 다른 이에게 기회가 됐다. <범죄도시>에서 조연출이었던 이상용 감독은 이번 영화로 입봉한다. 전작에 참여한 감독인 만큼 <범죄도시>가 가진 매력을 제대로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 이제 마석도 형사와 금천서 강력반이 있는 “진실의 방으로” 가보자고!


씨네플레이 도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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