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으로 돌아온 덱스터 스튜디오는 어떤 작품들을 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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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신과함께> 2부작이 연이어 흥행할 때, 관객들마다 호불호가 조금씩 갈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입을 모아 언급한 부분은 CG였다. <신과함께>의 CG는 적어도 CG의 불모지라고 불리는 한국 영화계에서 건져낼 수 있는 최적의 완성도를 달성했다. 그와 함께 영화의 CG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덱스터 스튜디오는 12월 19일 개봉한 <백두산>의 재난 장면으로 또 한 번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그동안 덱스터 스튜디오는 어떤 영화를 해오면서 VFX(비주얼 이펙트)를 갈고닦은 것일까.

※ 덱스터 스튜디오는 영화 제작, VFX, 마케팅 등 여러 분야의 부서가 있으나 이 글에서는 편의상 VFX 부서를 지칭하기로 한다.



덱스터 스튜디오


미스터 고

Mr. Go, 2013



<미스터 고>

덱스터 스튜디오를 설명할 때 <미스터 고>는 건너뛸 수도,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왜? <미스터 고> 제작을 위해 덱스터 스튜디오가 설립됐기 때문. 김용화 감독은 허영만 화백의 <제7구단>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을 영화에 담기 위해 해외 VFX 회사와 접촉했다. 그러나 한국 영화 한 편의 예산으론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 필요하단 걸 알고, 덱스터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당시에도 한국 VFX 회사는 있었지만 링링을 섬세하게 묘사하려면 제작 전부터 밀접하게 움직일 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렇게 태어난 회사가 덱스터. 즉 현 덱스터 스튜디오의 전신이다. 모션 캡처와 덱스터의 VFX 부서를 통해 <미스터 고>는 한국 영화 최초 100% 디지털 캐릭터가 주연인 영화로 기록됐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링링에게 실사 못지않은 감정을 불어넣고, 80만 개의 털로 사실감을 더해 첫 장편부터 그럴싸한 성과를 얻었다. 사실 <미스터 고>의 한국 흥행 성적은 썩 좋지 않았으나 덱스터 스튜디오의 기술력은 중국에서 눈길을 끌면서 나름의 항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 덕분에 <미스터 고>의 링링은 여전히 덱스터 스튜디오의 마스코트 중 하나다.



2019년 현재에도 덱스터 스튜디오의 마스코트.


해적: 바다로 간 산적

The Pirates, 2014



<해적: 바다로 간 산적>

2014년 여름은 한국 영화가 눈 호강을 시켜준 시절이다. <군도: 민란의 시대>를 담당한 포스(현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가 조선식 웨스턴을 보여주더니, <명량>의 매크로그래프가 명량해전의 스케일을 구현했다. 그리고 이어 개봉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선 덱스터 스튜디오가 모험 활극 특유의 역동적인 CG 활용을 선보였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영화의 70% 이상이 바다 배경인 만큼, 기후와 물에 대한 묘사가 필수였다. 제작진은 VFX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가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을 확인하고 모든 장면을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일반적으로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 배를 띄워 촬영하는 방식으론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그려질 다양한 환경을 묘사하는 게 쉽지 않아 촬영장 통제가 용이한 세트를 선택한 것. 덱스터 스튜디오는 바다 묘사를 위해 제피로스라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했다.


신과함께

Along With the Gods, 2017~2018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

덱스터 스튜디오의 최고 흥행작. <신과함께> 2부작은 처음부터 덱스터 스튜디오가 VFX 부분은 물론이고 제작에도 관여했다. 한마디로 <신과함께> 2부작은 VFX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제작됐다는 뜻.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2부작을 동시에 기획했고 촬영을 진행한 덕분에 2편까지의 후반작업 속도도 올리고, 기술적으로 보충이 필요한 장면을 빨리 인지하고 보강할 수 있었다.

1편 <신과함께-죄와 벌>은 원귀가 된 수홍(김동욱)과 강림(하정우)의 추격전은 서울이란 현실적인 공간을 낯설게 만드는 판타지 액션의 속도감을 뽐내는 장면, 일곱 개의 재판이 벌어지는 지옥의 공간 등 그야말로 볼거리에 올인한 장면들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예고편에서 지적받은 “너무 중국 영화 CG스럽다”는 우려 또한 본편으로 어느 정도 잦아들었다.

함께 기획된 속편 <신과함께-인과 연>도 마찬가지로 CG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포트폴리오용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기술과시적인 장면도 있었으나 저런 비판도 장면 자체가 볼품 없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1편의 추격전을 떠올리게 하는 성주신(마동석)과 혜원맥(주지훈)의 결투, 전편보다 세밀해진 지옥, 그리고 고려 시대의 설경 등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7

1987:When the Day Comes, 2017



<1987>

보통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CG 작업이 많이 언급돼서, CG 하면 판타지나 SF 같은 장르 영화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CG는 비현실을 그리는 것이 현실적인 무언가를 가장하는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도 시대극을 만들 때 세트를 짓는 대신 CG를 사용할 정도니까. 영화 <1987>도 1980년대를 그리는 방법 중 하나로 CG를 선택했고, 덱스터 스튜디오는 1980년대의 서울을 스크린에 옮겨 영화의 질감을 강화시켰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영상 덱스터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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