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평행이론? <라라랜드>와 <500일의 썸머> 전격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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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를 보고 나니 <500일의 썸머>가 머릿속에서 슬그머니 떠올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랑 이야기라는 것 말고도 두 영화는 뭔가 비슷한 게 있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 같습니다. 자질구레하고 억지일 수도 있지만 일단 비슷한 것부터 찾아보겠습니다.
*경고!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라라랜드>
<500일의 썸머> 무삭제 영상

뮤지컬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이니 당연히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나옵니다. <500일의 썸머>에서도 뮤지컬 장면(위 동영상)이 나옵니다. 썸머(주이 디샤넬)와 사랑에 빠진 톰(조셉 고든 레빗)이 LA 시내의 행인들과 춤을 추는 뮤지컬 장면이 있습니다. 조셉 고든 레빗이 직접 노래를 하지 않습니다. 이때 흐르는 노래는 홀 앤 오츠의 ‘You Make My Dreams’입니다.




<라라랜드> 스틸에 그리피스 공원 벤치 장면은 없습니다. 대신 그리피스 천문대 사진을.


<500일의 썸머>에 등장하는 LA의 작은 공원.

LA
<라라랜드>와 <500일의 썸머> 모두 공간 배경이 LA입니다. 로맨틱 코미디, 로맨스 영화는 뉴욕이라고 생각한 에디터의 편견을 아주 확실히 박살낸 두 영화인 것 같습니다. <라라랜드>에서는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의 벤치에서, <500일의 썸머>에서는 엔젤스 놀(Angel’s Knoll)이라는 작은 공원 벤치에서 남녀 주인공이 뭔가 중요한 얘기를 합니다.




<라라랜드>에선 시간의 흐름을 계절 자막으로 보여줍니다.


<500일의 썸머>에선 톰의 기억에 의지한 날짜를 자막으로 보여줍니다.

자막
시간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자막이 두 영화 모두 등장합니다. <라라랜드>는 겨울에서 시작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막이 나옵니다. ‘5년 후’도 등장하죠. <500일의 썸머>는 톰의 기억에 의존한 시간이 뒤죽박죽 튀어나옵니다. 488일, 1일, 290일 이런 식으로 자막과 함께 영화가 진행됩니다.




엠마 스톤이 연기한 <라라랜드> 미아.


주이 디샤넬이 연기한 <500일의 썸머> 썸머.

썸머 VS 미아
사실 위에 언급한 두 영화의 공통점은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라라랜드>를 보고 <500일의 썸머>를 떠올린 사람들은 아마도 썸머와 미아(엠마 스톤)에서 어떤 공통점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누가 더 마음 아프게 했냐고요? 에디터는 톰과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만큼이나 마음이 아팠답니다.


<라라랜드>와 <500일의 썸머>의 공통점을 찾아봤습니다. 그럼 이제 다른 점을 찾아보겠습니다. 다른 점은 공통점을 제외한 모두 다입니다, 이러면 간단하겠지만 뭔가 미묘하게 다른 지점이 있을 겁니다.




<라라랜드>의 세바스찬은 재즈 피아니스트입니다.


<500일의 썸머>의 톰은 모던록 장르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재즈와 록
<라라랜드>는 재즈가 <500일의 썸머>는 록(또는 올드팝)이 주된 음악입니다. <라라랜드>에서 세바스찬은 재즈를 싫어한다는 미아를 재즈애호가로 변화시켰습니다. <500일의 썸머>의 톰은 영국 밴드 스미스의 팬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썸머가 “나도 스미스를 좋아한다”고 얘기한 걸 듣고 자신에게 관심 있다고 혼자만의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똑똑한 여동생 레이첼(클로이 모레츠)이 꿈 깨라고 하는데도 톰은 정신을 못 차리죠.




<라라랜드>의 주인공들은 <이유 없는 반항>을 함께 봅니다.


<500일의 썸머>의 주인공들은 <졸업>을 함께 봅니다.

<카사블랑카>와 <졸업>
<라라랜드>를 보면 감독이 할리우드 고전을 동경한다는 느낌이 확 듭니다. “저기가 <카사블랑카>에 나온 그 창문”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유 없는 반항>도 영화 속 영화로 등장합니다. 반면, <500일의 썸머>에서는 <졸업>(1967)이 나옵니다. 1950년대 고전과는 좀 거리가 있군요. 두 사람은 450일째 극장에서 <졸업>을 함께 봅니다. 썸머는 펑펑 울었지만 톰은 그녀가 왜 우는지 이해를 못합니다. 두 영화에 등장하는 영화 속 영화의 차이가 묘한 정서의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라라랜드> 세바스찬.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한 <500일의 썸머> 톰.

세바스찬 VS 톰
<라라랜드>를 보고 세바스찬의 매력에 빠진 분들 많을 겁니다. 꿈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 미아를 위해 그는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경적을 울립니다. 빠아아아아아아아앙~. <500일의 썸머>의 톰은 귀여운 매력이 있습니다. 이케아 매장에서 소꿉장난 같은 걸 하는 모습이라든지, 썸머의 팔에 자신이 꿈꾸는 도시의 모습을 그려주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세바스찬이 일종의 상남자 느낌이라면 톰은 취향을 중요시하는 초식남 분위기 아닐까요.


<라라랜드> 다미엔 차젤레 감독 영상.


<500일의 썸머> 마크 웹 감독.

다미엔 차젤레 VS 마크 웹 
당연한 얘기지만 감독이 다르기에 다른 결말의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라라랜드>와 <500일의 썸머> 모두 떠나간 애인을 그리워하는 남자의 모습이 나옵니다. <라라랜드>의 후반부 차젤레 감독은 판타지 장면을 삽입합니다. 만약 미아와 헤어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현실로 돌아온 세바스찬은 다시 건반을 칩니다. <500일의 썸머>의 마크 웹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에 톰에게 관심을 보이는 여자 ‘오우텀’을 등장시킵니다. 마치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말입니다.


<라라랜드>와 <500일의 썸머> 비교였습니다. 여기서 예언 한 가지. <라라랜드>는 <500일의 썸머>가 그랬던 것처럼 10년 안에 재개봉할 것입니다. 끝으로 한 가지 더. <라라랜드>와 <500일의 썸머>, 어떤 영화가 더 좋냐고 묻는다면? 음… 에디터는 <라라랜드> 하겠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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