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 입 벌리고 본 사람? 이 영화 보면 당신 안에 잠든 댄스 DNA가 일깨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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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포스터와 크루 사진

작년 여름, 누가 뭐래도 역대급 히트작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였다. 댄스 크루들이 서바이벌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준 <스우파>는 한반도 땅덩어리를 뒤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댄스를 사랑하게 되었고, 보는 것뿐 아니라 직접 댄스에 도전하는 이들도 늘었다. 올 봄 방영된 <Be Mbitious (비 엠비셔스)>도 마찬가지. 이 프로그램에서는 <스트릿 맨 파이터>에 참가할 스페셜 크루를 뽑았는데, 연일 강렬한 댄스로 화제를 모았다. 흥미롭게도 시청자들의 ‘춤 사랑’은 나날이 뜨거워진다. <스우파>, <비 엠비셔스>, <스맨파>까지.

그들의 엄청난 춤 실력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태어난 순간부터 춤을 잘 추기 시작한 것도 아닐 텐데. 그들의 몸짓은 너무도 화려해 도무지 눈을 떼기 힘들다. 그들은 아마 평균치 이상의 댄스 DNA를 타고 났을 테지만, 엄청난 노력을 감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노력’이라는 걸 좀 한다면 춤은 누구나 출 수 있는 게 아닐까? 아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만 않는다면 어디서든 몸을 흔들 수 있는 건 아닐까? 원래 춤이라는 건 내가 흥에 겨워 추는 게 아니었던가? 댄스 DNA는 누구나 아주 조금씩은 가진 게 아닐까?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의 잠들어 있던 댄스 DNA를 깨워줄 다채로운 댄스 영화를.


스윙키즈

2018 / 영화 / 한국 / 133분

“소리만 들으면 심장이 끓어 미치는 거야”

영화 <스윙키즈> 스틸컷

듣자마자 소리에 매료되는 그것. 바로 탭댄스다. 영화 <스윙키즈>는 한국전쟁 중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전쟁 포로들을 모아 댄스단을 결성하는 이야기다. 댄스단 ‘스윙키즈’의 리더인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은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로 가볍고 날렵한 탭댄스 실력을 지니고 있다. 그의 오디션에 참여한 ‘로기수’(도경수)는 포로가 되기 전 러시아에서 직접 춤을 배우고 대회에서 입상까지 한 엄청난 춤꾼이다. 이외에도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하는 ‘강병삼’(오정세), 살은 쪘지만 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추는 중국군 포로 ‘샤오팡’(김민호),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가 댄스팀에 합류하게 된 ‘양판래’(박혜수)까지 합류하며 국적, 정치적 이념, 성별까지 다른 이들이 오직 ‘탭댄스’ 하나로 뭉치게 된다.

영화에서 ‘탭댄스’는 단순히 소재를 넘어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사용됐다. 특히 ‘로기수’(도경수)의 발은 울분이 담긴 발이다. ‘도경수’는 발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토한다. 그가 처음 배역을 맡고 탭댄스를 췄을 때는 잘 따라 하지 못해 대역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러나 6개월간의 긴 노력 끝에 대부분을 대역 없이 직접 출연해 놀라움을 샀다. 진정한 ‘발’ 연기를 선보인 것. 이로써 도경수는 북한 사투리와 탭댄스까지 무사히 소화해내며 엑소의 ‘디오’가 아닌 배우 ‘도경수’로 단단히 자리매김한 계기가 되었다.


땐뽀걸즈

2017 / 다큐멘터리 / 한국 / 85분

“학교에서 제일 웃는 시간이 뭔지 아나? 체육 시간에 춤출 때”

영화 <땐뽀걸즈> 스틸컷

영화 <스윙키즈>가 과거의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삼았다면, 다큐멘터리 <땐뽀걸즈>는 쇠락하는 조선업으로 인해 위기에 빠진 도시 거제의 모습을 배경으로 삼았다. 그 속에서 성적은 9등급이지만 ‘땐’스 스’뽀’츠는 잘 하고 싶은 거제여상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열여덟이 된 그들은 특성화 고등학교의 특성상 내년이면 취업 전선으로 내몰리게 되지만 쇠락하는 도시 속에서 앞길은 깜깜하기만 하다. 또한 각자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틈틈히 댄스 수업에 참여한다. 댄스를 가르쳐주는 ‘규호쌤’은 차로 학생들을 데려다주고 용돈을 챙겨주는 등 마치 아버지처럼 그들을 따뜻하게 챙겨준다.

영화는 과한 꾸밈도 극적인 요소도 없이 담담하게 고등학생들의 고민과 댄스에 대한 열정을 담아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댄스 음악의 같은 구간을 귀가 닳도록 반복해서 듣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열심히 스텝 연습을 하는 장면을 통해 무언가를 대가 없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모습에서 그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잘 드러난다.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이듬해 동명 드라마로 리메이크되어 재탄생했다.


모어

2022 / 다큐멘터리 / 한국 / 81분

“난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어요. 발레리노가 아니라”

영화 <모어> 스틸컷

영화 <모어>는 드래그 아티스트 ‘모어’가 유년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사회적 차별과 고통을 여실히 드러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몸짓을 집중 조명한다. 발레리노가 아닌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그는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기 위해 이태원의 지하 클럽 ‘트랜스’에서 춤을 춘다. 이일하 감독은 알고 있던 일본인 사진 작가가 찍었던 ‘모어’의 사진을 보고 순식간에 매료되어 영화를 찍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또한 지하세계에 있던 드래그퀸을 지상으로 끌어올리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영화는 지하의 이태원 지하 클럽에서 시작되어 지상의 거리에서 춤을 추는 ‘모어’를 보여준다.

영화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사람 ‘모어’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 감동을 주었다. 또한 다큐멘터리가 지닌 경직된 형식에서 벗어나 ‘모어’의 화려한 댄스 실력을 통해 마치 뮤지컬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단순한 퀴어 영화도 성장 드라마도 아닌 ‘모어’ 자체가 장르가 된 셈이다.


유월

2018 / 영화 / 한국 / 25분

‘잊고 싶지 않지만, 잊어버리곤 하는 것들에 대하여’

영화 <유월> 스틸컷

이렇게 사랑스러운 좀비 영화가 또 있을까. 영화 <유월>은 어느 날 갑자기 초등학교에 불어닥친 정체불명의 댄스 전염병으로 인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춤을 추게 되는 내용이다. 주인공 ‘유월’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리듬을 타며 춤을 추는데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탓에 선생님께 혼이 나기 일쑤다. 댄스 바이러스의 원흉으로 지목된 ‘유월’이 질서를 중요시하는 선생님들한테 추격당하게 되며 이야기는 흥미롭게 전개된다.

영화는 대단한 극적 요소도 화려한 CG도 없지만, 단숨에 관객을 극 안으로 몰입시킨다. ‘유월’의 해맑은 웃음과 더불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각자의 스타일로 자유롭게 춤을 추는 아이들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기 때문이다. ‘유월’을 혼내기만 하던 선생님조차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교무실에서 함께 춤을 추는 두 사람의 모습은 관객들이 꼽는 명장면 중 하나다. <유월>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졸업작품으로 유튜브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25분간의 러닝 타임이 끝나면 어느덧 아이처럼 무해한 웃음을 짓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유월>은 현재까지 유튜브 조회수 610만 회를 달성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동화책 <댄스 바이러스, 유월>을 발간했다.


탭댄스, 댄스 스포츠, 발레, 무용 등 다양한 댄스 장르처럼 댄스를 사랑하는 이들도 각양각색이다. 어느덧 댄스는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건강한 스포츠이자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저 자신의 몸짓에만 집중하면 되니 본인의 재미를 위해 도전하는 것이라면 별다른 도구도 특별한 장소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단지 댄스를 사랑하는 마음과 몸을 신나게 움직일 용기와 노력만 있으면 된다.

이처럼 다채로운 댄스 영화를 보고 나니 내 안에 잠들어있던 댄스 DNA가 깨어나는 듯하다. 몸치여도 괜찮고 박치여도 상관없으니 그저 자유로운 몸짓으로 감춰뒀던 흥을 발산할 때다. 오늘 소개한 댄스 영화를 틀어두고 함께 춤을 춰도 좋고, 유튜브에 있는 댄스 고수들의 몸짓을 따라 해봐도 좋다. 이제 더 이상 내 안의 흥을 숨기지 말고 실컷 방출해보자. 어쩌면 우리 인생이 때론 강렬하고 때론 차분한 댄스 영화 같을지도.


씨네플레이 / 허프포스트코리아 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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