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비주얼을 감상하는 재미? <해적: 도깨비 깃발> 관람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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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름 극장가를 달군 네 편의 영화가 있었다.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군도> <해무>. 한 주씩 걸러 개봉한 네 편의 영화들은 저마다의 특색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대결은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나뉘며 끝을 맺었다. 1등은 콕 짚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1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지금까지 흥행 기록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명량>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건 1등이 아닌 2등을 차지한 영화다. 당시 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강동원을 필두로 한 영화 <군도>가 <명량>의 뒤를 이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명량> 다음으로 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은 영화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었다. 비교적 덜 주목받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유해진 치트키’가 소문이 나며 866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올해.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속편, <해적: 도깨비 깃발>이 설날 극장가를 찾는다.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배우진, 감독까지.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고 나타났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보며 전편이 이뤄놓은 흥행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가늠해보자.


자칭 고려 제일검인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바다를 평정한 해적선의 주인 ‘해랑’(한효주). 한 배에서 운명을 함께하게 된 이들이지만 산과 바다, 태생부터 상극으로 사사건건 부딪히며 바람 잘 날 없는 항해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왜구선을 소탕하던 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의 보물이 어딘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해적 인생에 다시없을 최대 규모의 보물을 찾아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라진 보물을 노리는 건 이들뿐만이 아니었으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적 ‘부흥수’(권상우) 또한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드는데…! 해적과 의적, 그리고 역적 사라진 보물! 찾는 자가 주인이다!

<해적: 도깨비 깃발> 시놉시스

한효주, 이광수, 강하늘을 필두로

올해 설날 극장가는 비교적 단출하다. 굵직하게만 보자면 두 편의 영화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해적: 도깨비 깃발>과 함께 설 개봉을 확정 지은 영화는 <킹메이커>. 전혀 다른 장르의 두 영화가 한날한시 관객들을 만난다.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펼친 <킹메이커>가 서사의 무게감과 촘촘함으로 관객을 불러들인다면 <해적: 도깨비 깃발>은 정반대의 지점에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가장 날카로운 무기는 코믹함이다. 전편의 흥행키였던 유해진의 역할을 이어받아 이제는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끼를 내세우며 관객 웃기기에 나선다.

결국 이는 배우들의 앙상블을 기대해봐도 좋겠다는 말로 이어진다. 한효주, 이광수, 강하늘을 필두로 권상우, 채수빈, 오세훈, 김성오, 박지환. 8명의 배우들이 적재적소에서 웃음을 터뜨릴 예정이다. 주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웃기는 일에 진심인 배우들의 티키타카는 <해적: 도깨비 깃발>을 봐야 할 가장 큰 이유다. 전편에 비해 이야기의 규모도 커진 만큼 캐릭터들의 앙상블이 더욱 돋보인다. 특히 막이를 연기한 배우 이광수의 예능감은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해적선의 단원임에도 불구하고 호시탐탐 단주 해랑(한효주)의 자리를 노리는 이광수의 연기는 얄미움과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자아내며 <해적: 도깨비 깃발>의 치명적인 신스틸러로 남았다.


파격 비주얼을 감상하는 재미

<해적: 도깨비 깃발>은 뻔뻔한 영화다. 코미디를 풀어내는 방식부터, 연출, 대사 등 모든 요소들이 평범함을 거부한다. 대놓고 웃기고, 대놓고 오버스럽다. 어떤 관객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일 수 있으나 명절, 웃음이 필요한 이들에게 <해적: 도깨비 깃발>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러닝타임 내내 코믹함을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의 제1요소를 웃음으로 선택한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웃기는 일에 진심이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이런 뚝심은 배우들의 비주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화를 위해 배우들은 과감하게 망가졌다. 영화의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부터 ‘파격 비주얼’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범상치 않은 해적, 의적, 역적의 외형을 완성하기 위해 배우들은 그럴싸한 멋있음을 선택하기보단, 과감한 분장을 선택했다. 역시나 눈에 띄는 배우는 강하늘이다. 그동안 망가짐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았던 강하늘은, 자칭 고려 제일검이자 의적단 두목인 무치 역을 맡게 되며 처음으로 망가짐을 경험했다. 특히 헤어스타일에 힘을 줬다. 위로 솟아오른 파마머리를 하고 뜬금없는 슬랩스틱을 보여주는 강하늘의 모습은 의외성과 함께 웃음을 자아낸다. 캐릭터를 위해 2주마다 파마를 하고,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끊어져 나갈 정도로 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주저 없이 망가진 배우들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볼거리에 집중한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은 분명한 선택이 돋보이는 영화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 영화의 제1요소가 코미디라면, 그다음으로 눈여겨봐야 할 건 공들여 제작한 CG 부분이다.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모험을 그린 영화이니만큼, 그들의 여정을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해 애썼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CG는 <신과함께>의 비주얼을 완성한 것으로 잘 알려진 덱스터스튜디오가 맡았다. 해적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이니만큼 바다의 비주얼을 어색하지 않게 완성하는 일이 가장 큰 미션이었는데, 바다에서의 화산 분출, 번개와 거대한 쓰나미 등 영화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촘촘하게 포착해내며 ‘체험형’ 영화라는 타이틀까지 달았다.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건 촬영 당시부터 꼼꼼하게 설계된 세트의 영향도 컸다. 바다 위에서 파도를 타는 듯한 배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그저 CG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짐벌(gimbal)까지 세트장에 도입하며 흔들리는 배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렸다. 어쩌면 <해적: 도깨비 깃발>은 설날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영화인지도 모르겠다. 웃음 그리고 볼거리, 두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리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를 탄생시킨 듯 보인다.


액션, 액션, 액션

어떤 영화 현장이든 배우들의 노고가 안 담긴 곳은 없겠지만, <해적: 도깨비 깃발>은 유난히도 배우들의 고생담이 많이 들려온 작품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영화 촬영 대부분을 ‘물’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해적들의 모험을 그린 작품인 만큼 배우들은 촬영 기간 내내 물과 가까이 지냈다. 수중 액션이 많은 작품인 만큼 수중 촬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촬영이 끝나면 병원에 가서 코에 들어간 물을 빼내거나, 물 위에 올라와 토를 하는 건 물론, 자고 일어난 다음날까지 눈코에서 물이 나올 정도로 쉽지 않은 촬영 현장이었다고. 배우들의 고생이 녹아있는 만큼 <해적: 도깨비 깃발>의 수중 액션신들은 역동적으로 완성됐다. 단연 강하늘과 한효주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와이어를 달고 날아다니는 두 사람의 움직임이 시원시원하게 펼쳐지며 CG와 함께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오락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지루할 틈이 없다. CG로 구현한 배의 움직임, 그리고 그 위를 자유자재로 가르는 배우들의 몸짓을 눈여겨보며 <해적: 도깨비 깃발>을 감상해봐도 좋겠다.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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