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축축 처지는 분 주목! 주원 <카터>와 봐야할 액션 시퀀스 끝내주는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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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이번 주, 넷플릭스 이용자라면 아주 뜨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다. 5일 공개하는 <카터>는 매번 훌륭한 액션 장면을 선보인 정병길 감독의 신작으로, 영화 전체를 원테이크 액션으로 구성한 독특한 작품. 예고편만 봐도 어마어마한 액션과 속도감, 그리고 그것을 온몸으로 받아낸 주원의 열연이 눈에 띈다. <카터>를 기다리면서, 혹은 <카터>를 보고 한껏 달아오른 액션 감각을 달랠 만한 영화 속 액션 시퀀스를 소개한다.


하드코어 헨리

키워드: Hardcore first trailer

<하드코어 헨리> 가장 유명한 빌딩 시퀀스 중 일부

액션 영화, 특히 특이한 액션을 좋아한다면 <카터>의 예고편을 보자마자 이 영화가 생각났을 것이다. <하드코어 헨리>. 전 세계 최초 1인칭 액션 영화를 표방한 <하드코어 헨리>는 사이보그가 돼 살아난 헨리의 시점에서 액션 시퀀스를 보여준다. 이 특이한 발상은 유튜브 시대 초창기에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하드코어 헨리>는 영화의 시퀀스를 통째로 사용한 ‘최초 예고편’을 만들었고, 별다른 설명 없이 바로 총격적으로 돌입하는 예고편은 마치 1인칭 액션 게임을 연상시켜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아마 <하드코어 헨리>라는 영화를 몰라도 이 영상은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아무래도 독특한 형식에서 오는 다소 정신없는 구성과 멀미 나는 영상 때문에 대중적인 인기보다 컬트 팬들이 많은데, 영화를 연출한 일리야 나이슐러 감독은 <노바디>에서도 시원시원한 액션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하드코어 헨리>

주인공 헨리와 같이 다니는 샬토 코플리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악녀

키워드 : The villainess motorcycle scene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이 애정을 표한 오토바이 액션.

<악녀>

<카터>에서 연상되는 또 하나의 영화. 당연히 정병길 감독의 전작 <악녀>다. <악녀>는 평생 킬러로 살다가 비밀조직에 포획된 숙희(김옥빈)가 주인공이다. 천생 킬러가 주인공이니 파격적인 액션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카터> 주원처럼 김옥빈도 이런 액션 대부분을 소화하며 영화의 현실감을 배가시켰다. 이 <악녀>에서 가장 대표적인 장면은 오토바이, 버스 등을 이용한 도로 위 액션일 것이다. 숙희와 추격자들이 오토바이에 탄 채 검으로 ‘진검승부’를 벌이는 순간이나 달리는 버스에 매달린 채 합을 주고받는 장면들은 한국 영화를 넘어 전 세계에 파장을 남겼다. 실제로 <존 윅 3: 파라벨룸>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이 <악녀>의 오토바이 장면을 보고 오토바이 액션 시퀀스를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으니까. 그 외에도 <카터>의 실험적인 부분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오프닝 시퀀스, 배우들의 쫀쫀한 연기가 <악녀>를 채우고 있다.

<악녀>에서 1인칭 시점을 활용한 시퀀스


<레이드> 시리즈

키워드 : Raid hallway fight / Rama VS. The Assassin

1 대 다수의 대결이 압도적인 1편과

액션 고수들 간의 일대일 대결이 역대급인 2편

70년대 이소룡, 80년대 성룡과 이연걸, 2000년대 토니 쟈, 이 뒤를 이를 아시아계 액션배우는? ‘액션스타’라는 칭호를 받기엔 조금 모자라지만 ‘액션배우’ 계보라면 이코 우웨이스가 아닐까 싶다. 인도네시아 전통 무술 실랏을 단련한 그는 <레이드> 시리즈를 통해 일약 스타가 됐다. 영화계 중심에서 과거 중국이나 홍콩보다도 한참 멀리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그저 액션 하나로 할리우드까지 진출했으니 말 다 했다. 이코 우웨이스가 가렛 에반스 감독, 자신과 함께 실랏을 단련한 동료들과 힘을 합친 <레이드> 시리즈는 요즘 표현으론 ‘느슨해진 액션계에 긴장감을’ 줬다. 1편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은 악당들의 본거지에 고립된 스토리를 기반으로 비좁은 공간에서의 막싸움이 돋보이고, 2편 <레이드 2>는 작중 고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만큼 고수들 간의 수싸움이 빛난다(특히 이코 우웨이스와 세셉 아리프 라만의 부엌 격투 장면은 사뭇 무협영화 같다). 실전 무술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타격감이 영화 내내 이어지기 때문에 보다가 지칠 정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키워드 : Shang chi bus

영화 초중반 액션에서 과거 홍콩 액션 영화의 전성기가 떠오른다.

뭐? 여기서 샹치가?! 라는 반발이 귀에 들리는 듯하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결코 좋은 영화가 아니니까. 하지만 생각해보자, 지난 몇 년간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에서 ‘무술’을 제대로 소화한 사례를 찾아보면 은근히 많지 않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 영화로서는 실패일지 몰라도, 영화 전반에 동양 무협·무술 영화에 대한 이해도와 재현은 훌륭한 편이다. 시무 리우는 본격적인 배우가 되기 전 마샬 아츠 스턴트 배우로 활동한 전적이 있어 이 영화에서도 훌륭한 액션 실력을 선보였다. 버스 안에서 습격을 받는 시퀀스나 마카오 투기장 추격 장면은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액션과 적당히 녹아든 코믹함이 성룡의 전성기 시절 영화를 연상시킨다. 뿐만 아니라 양조위와 양자경처럼 무협에 일가견 있는 배우들의 우아함까지 담았다. 후반부의 급격한 톤 변화가 영화의 매력을 덮긴 하지만 그래도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동양 무술’을 착실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다.

무협 판타지로서의 장면들도 일품 (물론 후반의 ‘그냥 판타지’는 좀…)


아토믹 블론드

키워드 : Atomic blonde staircase fight

샤를리즈 테론에게 반할 수밖에 없는 장면

액션이 더 이상 남성의 소유물이 아니라 해도,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액션 영화는 보기 드물다. 거기서 좋은 평가를 받은 건 더더욱 찾기 어렵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신체적 우위에 있는 남성들보다 더 강한 여성을 관객에게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그에 대한 데이빗 레이치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 무엇보다 처절하게. <아토믹 블론드>의 로레인(샤를리즈 테론)은 뛰어난 스파이다. 하지만 우수한 것이 기본인 스파이 세계에선 그의 우수함도 특출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그는 매번 적을 만날 때마다 사력을 다해 싸운다. 살아남기 위해. 데이빗 레이치는 (한때 바비인형이라고 불린) 배우를 육탄전에 던지고 집요할 정도로 몰아세운다. 특히 원테이크 느낌이 나는 계단 시퀀스에서 로레인은 보는 사람마다 몸이 아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딪히고 던져진다. 이 장면 끝에 다다르면 관객은 로레인이 얼마나 우수한 스파이인지 ‘뼈저리게’ 알 수 있다. 더불어 샤를리즈 테론의 노력과 데이빗 레이치의 영리함까지.

<아토믹 블론드>

쏟아지는 액션들을 보다보면 온몸이 아플 정도.


업그레이드

보통 액션 영화의 정점은 갈고닦은 실력을 내뿜는 고수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저예산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기존의 ‘액션’을 뒤집는 재미가 있다. 위 영화들의 액션과 견주기엔 분명 부족하지만 <업그레이드>는 끝없이 연습한 끝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무술이 아닌 그야말로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린 움직임에서 액션을 끄집어내는 것이 재밌는 지점이다. <업그레이드>는 전신마비 환자 그레이 트레이스(로건 마샬 그린)가 인공지능 칩을 달고 복수에 나선다는 스토리를 내세워 ‘인공지능이라면 할 법한’ 액션을 보여준다. 분명 인간이 움직이지만 인간적이긴커녕 이질감을 유발하는 영화 속 액션이 분량 대비 굉장히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긴다. 순수 액션 영화로서는 그 쾌감이 좀 부족하긴 하나 로건 마샬 그린의 연기나 이 괴상한 움직임의 재현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더 좋은 액션 영화는 많지만, 이처럼 괴상한 액션은 분명 없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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