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가 “동태찌개” 외치며 을지로 뛰어다닌 사연? <하얀 까마귀> 메가 토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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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까마귀>

80만 명의 구독자를 지닌 인기 게임 BJ 주노(안희연)는 어느 날 동창이라며 나타난 구독자로 인해 과거 조작 논란에 휩싸인다. 그동안 쌓은 부와 명성, 팬을 모두 잃은 주노는 신작 게임을 위해 명예 회복과 방송 복귀를 노린다. 그녀가 도전할 게임은 뇌를 자극해 개개인의 트라우마에 맞춰 유저 맞춤형 공포를 선사하는 VR 게임 IOM2(Inside Of Mind 2). 게임 속에서 만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면 가상세계에 갇혀버린다는 무시무시한 규칙이 주노를 기다리고 있다. 게임에 접속한 주노가 마주한 과거의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다. 그녀는 묻어둔 자신의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 볼 수 있을까.

웨이브와 한국영화감독조합(DGK), MBC, 수필름이 손을 잡고 만든 한국판 SF 앤솔러지 시리즈 <SF8>의 에피소드들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차례로 공개되고 있다. 성인이 된 누군가라면 모두 통과했을 10대 시절의 원초적인 불안함. 그를 발판 삼아 BJ와 VR 게임이란 소재를 더한 <하얀 까마귀>는 기억을 바탕으로 한 가상 현실, 과거와 미래를 적절히 뒤섞은 데에서 오는 기이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걸그룹 EXID 멤버 ‘하니’이자 배우로 새로운 커리어를 써나가고 있는 안희연의 주연작이기도 하다. 지난 11일(토), <하얀 까마귀>의 상영 후 메가토크를 통해 장철수 감독과 배우들이 모여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그중 인상 깊은 몇 마디를 옮겨 적는다.


NPC 역할을 언제 해보겠냐 (웃음)

– 신소율

<하얀 까마귀>

한국판 SF 앤솔러지 <SF8>는 그간 할리우드 영화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SF 장르를 한국에서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감독에게도 배우에게도 신선하고 흥미로웠을 도전. 주노가 진행 중인 게임 속 선생님이자, NPC(Non-Player Character)로 등장하는 신소율은 “어렸을 때부터 SF를 좋아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사로 먼저 확인했고, ‘여기 참여하는 배우들은 무척 영광이겠다’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티는 내지 않았지만 굉장히 좋았다. 도전적인 프로젝트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얀 까마귀>에 대해선 “지금 우리의 삶에서 게임은 무척 친숙한 소재인데, 이를 트라우마와 연관시켰다는 게 궁금했다”고. 이어 자신의 배역이 단순한 “선생님인 줄 알고 있었다가, NPC라는 사실을 알고 너무 놀라 대본을 던졌다”는 귀여운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배우 생활을 하면서 NPC 역할을 언제 해보겠나, 그래서 도전해봤다”라 답하며 웃음을 전했다.


“동 태 찌 개!!”

– 안희연, 이세희

<하얀 까마귀>

BJ 주노가 갇힌 가상 현실 게임의 배경은 학교다. 주노는 게임 속에서 그의 또 다른 자아로 등장하는 준오(이세희)를 만난다.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와 달리, 촬영장은 보통의 고등학교 교실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랑했다고. 주노와 준오를 연기한 안희연과 이세희는 GV 내내 서로 눈을 마주치거나 서로의 이야기에 고개를 젖혀 웃으며 친밀함을 드러냈다. 촬영 중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안희연과 이세희 모두 극 중 주노와 준오가 방과 후 함께 시간을 보내던 장면을 촬영할 당시를 떠올렸다. 이세희는 “희연 씨가 먼저 연락처를 물어보며 촬영 전 만나 가까워지자고 마음을 열어줘서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 “동네에 와서 함께 밥도 먹고 자전거도 탔다. 호흡이 좋았고, 그만큼 결과물도 좋으니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안희연은 “준오와 주노가 함께 을지로의 계단을 뛰어올라가는 장면이 나온다. 배경 음악이 깔려서 당시 세희 씨와 나눈 대화가 나오지 않는데, 그날 저녁이 동태찌개라 ‘동태찌개’를 외치며 뛰었다”는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곳이 맛집이라 촬영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안희연에 따르면 음소거 덕에 “매우 아름다운 장면이 탄생했다”.


CG 연기, 굉장히 어렵더라

– 안희연

<하얀 까마귀>

공포 VR게임에 도전하는 BJ의 이야기를 다룬 <하얀 까마귀>는 극 중 배경의 대부분을 CG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영화다. VR 게임 한가운데 빠져 고군분투를 이어가던 주노를 연기한 안희연은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해리포터> 시리즈들을 보면서 CG 연기가 궁금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도전해봤는데 굉장히 어렵더라”라는 고충을 밝혔다. “모니터를 봐도 잘한 건지 못한 건지 확인이 되지 않아 어려웠다”고. 하지만 “상상력을 요하는 연기였던 터라 좋은 경험이었다”는 후기를 전했다.


중점을 두지 않은 부분이 없다,

보시면 아시지 않을까 (웃음)

– 장철수 감독

장철수 감독에게도 SF장르, 거기다 50분에서 60분 사이 단막극 정도의 러닝타임의 작품을 연출하는 건 색다른 도전이었다. “한국형 SF라는 점에서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었냐”는 질문에 장철수 감독은 “SF 장르를 언젠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해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왔고, 여러모로 흥미로웠다”는 말로 토크의 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중점을 두지 않은 부분이 없다. 보시면 아시지 않냐”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으며 객석에 웃음을 전했다. “모든 신을 잘 찍으려 노력”했지만, 그중에서도 “엔딩에 힘을 실었다”고. 주노의 “감정을 응축해 폭발시켜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가장 애를 썼다”고 밝혔다.


GV는 처음이라

– 안희연, 이세희

<하얀 까마귀> GV 현장

<하얀 까마귀>의 GV를 마친다는 진행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세희는 스마트폰을 들고 관객들과 사진을 한 번만 찍어도 되겠냐는 제안을 건넸다. 알고 보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진행된 <하얀 까마귀>의 메가토크는 아이돌 출신 배우 안희연과 신인 배우 이세희의 첫 GV 자리였다고. “결과물이 너무 좋아서 진짜 행복하다”는 말을 세 번 이상 반복한 이세희는 “GV가 처음이라 떨렸다. 너무 훌륭하신 감독님과 배우분들과 스탭들과 즐겁게 촬영했다. 어제 웨이브에 가입해 <SF8> 8편을 다 봤다. 다양하게 보시고 좋은 말들 많이 전해주시면 좋겠다”는 소감 끝에 “웨이브는 한 달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꿀팁을 전하기도 했다. 안희연은 “GV가 처음이다. 곤란한 질문도 많다고 들었는데(웃음), 상영 후 크게 박수도 쳐주시고 좋은 질문만 있어서 감사드린다. 첫 GV가 무척 따스하게 기억될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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