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김민희 신작 등 2022 베를린국제영화제 화제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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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오는 2월 10일 개막 전 세부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심사위원장 M. 나이트 샤말란을 비롯한 <드라이브 마이 카>의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인비저블 라이프>의 감독 카림 아이노우즈, <베네데타>의 프로듀서 벤 사이드 벤 등 심사위원진은 과연 올해 어떤 영화에 손을 들어줄까. 경쟁부문 뿐만 아니라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는 화제작들을 소개한다.


소설가의 영화

홍상수 감독은 신작 <소설가의 영화>로 3년 연속 베를린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2021년 3월 2주 동안 서울 근교에서 찍은 <소설가의 영화>는 작년에 발표된 <인트로덕션>과 <당신얼굴 앞에서>의 배우들이 대부분 캐스팅됐다. 제목이 지칭하는 소설가인 준희(이혜영)는 잠적한 책방 주인을 찾아가던 길, 배우 길수(김민희)를 만나 “당신과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설득한다. 홍상수의 첫 협업 <당신얼굴 앞에서>를 통해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이혜영과 최근작에선 연기보단 제작 역할에 더 집중했던 김민희의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홍상수는 연출, 각본, 촬영, 음악, 편집을 도맡았다.


페테르 폰 칸트

Peter von Kant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는 2019년 <신의 은총으로>가 베를린에 초청돼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새 영화 <페테르 폰 칸트>로 문을 연다. 이번 신작은 리메이크 작품이다. 독일의 명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1972)을 “자유롭게 해석”했다. 원작에서 여성 캐릭터였던 페트라는 페테르라는 남자로 변경됐고, <신의 은총으로>에서 프랑수아를 연기한 드니 메노셰가 주인공 페테르 역을 맡았다. 오종과 처음 작업하는 이자벨 아자니, 생전 파스빈더의 총애를 받던 배우이자 원작에 이어 <페테르 폰 칸트>에도 출연한 한나 쉬굴라의 이름이 눈에 띈다.


보스 사이즈 오브 더 블레이드

Avec amour et acharnement

Both Sides of the Blade

<하이 라이프>(2018) 이후 클레어 드니 감독이 4년 만에 내놓는 신작 <보스 사이즈 오브 더 블레이드>는 칸국제영화제 주연상을 받은 두 배우가 출연한다. 프랑스의 명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뱅상 랭동이다. 주인공 사라(줄리엣 비노쉬)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남편 프랑수아(뱅상 랭동), 한때 남자친구였지만 지금은 남편과 둘도 없는 친구인 장(그레고아르 콜랭) 사이에서 고민하는 삼각관계를 그린다. 오랫동안 드니의 카메라를 전담하다시피 했던 아녜스 고다르가 아닌 에릭 고티에가 촬영감독을 맡고, 비노쉬와 작업한 전작 <렛 더 선샤인 인>의 작가 크리스틴 앙고가 다시 한번 시나리오를 썼다.


콜 제인

Call Jane

HBO 드라마 <미세스 해리스>(2005)를 감독하고, <캐롤>(2015)의 시나리오를 각색한 필리스 나지의 첫 영화 연출작. 제목의 ‘제인’은,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낙태가 불법이었던 60년대 말 70년대 초 시카고 지역에서 낙태 상담 서비스를 운영했던 ‘제인 콜렉티브’를 뜻한다. 평범한 주부 조이(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여성 인권을 위해 제인 콜렉티브에 가입해 연대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엘리자베스 모스와 수잔 서랜든이 두 주인공 조이와 버지니아 역을 맡기로 예정됐으나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고 엘리자베스 뱅크스와 시고니 위버가 캐스팅됐다. 필리스 나지는 연출에 집중하고, 폭스TV의 시리즈 <더 레지던트>의 헤일리 쇼어와 로샨 세티가 각본을 썼다.


레오노라 아디오

Leonora addio

이탈리아의 타비아니 형제 감독은 2012년 <시저는 죽어야 한다>로 베를린 황금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레오노라 아디오>는 형 비토리오 타비아니와 함께 형제 감독으로 활약했던 파올로 타비아니가, 비토리오가 세상을 떠난 후 두 번째로 내놓는 단독 연출작이다. 본래 형제가 같이 연출하려고 계획됐던 작품이라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루이지 피란델로의 소설 <카오스>를 1984년에 각색했던 타비아니는 이번엔 피란델로가 말년에 발표한 <일 키오도>를 바탕으로 하되 원작의 설정에 크게 얽매이지 않은 채 <레오노라 아디오>를 작업해 나갔다고 한다.


인크레더블 벗 트루

Incroyable mais vrai

Incredible But True

‘미스터 와조’라는 DJ로도 잘 알려진 프랑스 감독 캉탱 두피유는 굴러다니며 사람을 죽이는 타이어, 트렁크 안에서 발견한 거대한 파리 등을 소재로 삼은 황당무계한 코미디로 독특한 영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베를린 스페셜’ 부문에 초청된 <인크레더블 벗 트루>는 시골 마을로 이사온 부부가 지하실에서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터널을 발견하는 이야기. <리얼리티>(2014)에서 오스카에서 수상할 만한 비명 소리를 녹음하라는 지시를 받은 영화감독을 연기했던 알랭 샤바가 오랜만에 뒤피에 영화에 출연한다.


다크 글래시즈

Occhiali neri

Dark Glasses

이탈리아 공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는 80세가 넘는 나이에, 10년 만에 연출한 신작 <다크 글래시즈>를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한다. 연쇄살인범에 의해 눈이 먼 매춘부는 어린 중국인 소년을 구출하고, 그와 힘을 합쳐 연쇄살인범을 처리할 계획을 세운다. 아르젠토는 “여자는 성인이고 맹인이다. 소년은 혼자 살아남기엔 너무 어리다. 그리고 두 사람은 각각 이탈리아인과 중국인이다. 그 둘의 조합이 바로 <다크 글래시즈>의 엔진이다”라 밝힌 바 있다. 다리오 아르젠토의 딸 아시아 아르젠토도 조연으로 출연한다.


디스 머치 아이 노 투 비 트루

This Much I Know To Be True

앤드류 도미닉은 새 다큐멘터리 <디스 머치 아이 노 투 비 트루>로 베를린에 초청됐다. 닉 케이브가 아들을 잃고 처음 만든 앨범 <Skeleton Tree>를 녹음하는 과정을 기록한 <원 모어 타임 위드 필링>에 이어 또 한번 닉 케이브, 정확히는 닉 케이브와 그의 영화음악 파트너 워렌 엘리스 듀오의 행보를 따라간다. 닉 케이브와 그의 밴드 배드 시즈의 앨범 <Ghosteen>과 케이브와 엘리스의 앨범 <Carnage>를 제작하는 과정이 담겼다. 한편 올해 중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도미닉이 연출한 마릴린 먼로의 전기 영화 <블론드> 영화음악은 케이브와 엘리스가 함께 만들었다.


금요일에 만나요, 로빈슨

À vendredi, Robinson

See You Friday, Robinson

파리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미트라 파라하니가 파리에서 테헤란으로 귀국하던 중 이란 바깥에서 비이슬람 작품을 만드는 걸 문제 삼은 이란 정부에 의해 구속된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파라하니가 베를린에서 공개하는 다큐멘터리 <금요일에 만나요, 로빈슨>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장 뤽 고다르다. 고다르의 전작 <이미지 북>(2018)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파라하니는 고다르와 이란의 저명한 영화감독/문학가 에브라힘 골레스탄이 원거리에서 소통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케이코, 눈을 똑바로 떠

ケイコ 目を澄ませて

Small, Slow but Steady

전작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18)로 하마구치 류스케와 더불어 당대 일본영화의 기대주로 손꼽히는 미야케 쇼의 신작 <케이코, 눈을 맑게 떠>는 ‘인카운터스’ 부문에 초청됐다. 키시이 유키노가 연기한 주인공 케이코는 태어날 때부터 들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권투 선수를 꿈꾼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체육관이 문을 닫고 그의 조력자였던 나이 든 회장이 병에 걸리면서 한계에 내몰린다. 권투선수 오가사와라 케이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코로나19라는 소재를 활용한 서사가 흥미롭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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