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
감독 조슬예
출연 신민아, 이유영, 이규형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서늘한 긴장감을 완성한 신민아의 또렷한 흔적 
★★★
오랜 경쟁자이자 친구인 두 다이빙 선수에게 벌어진 갑작스러운 사고. 이를 계기로 숨겨둔 비밀이 드러나며 감춰진 욕망이 광기로 표출된다. 아찔한 높이의 다이빙대, 거대한 부피와 깊이의 수조. 상승과 추락을 반복하는 위태로운 시선이 스릴러의 효과를 더한다. 휘몰아치며 하나씩 쌓이는 서스펜스가 몰입감 있게 전개되나 파국에 이르는 순간 보여지는 지나친 우연들이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고된 노력으로 완성한 듯한 실제 다이빙 선수의 모습이 사실감을 높이고 표정과 눈빛으로 서늘한 긴장을 만들어 낸 신민아의 또렷한 흔적이 돋보인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신민아의 의미있는 도움닫기
★★☆
완벽에 대한 강박과 중압감에 휩싸인 한 체육인의 추락을 그린 심리 스릴러이자, 숨겨진 진실이 현실을 옥죄여 오는 공포영화이며, 스포츠라는 냉엄함 속에서 우정을 시험받게 된 두 여인의 열등감과 질투에 대한 드라마. 이 모든 걸 은유적으로 꿰어내는 다이빙이라는 소재가 상당히 인상적인데, 단순한 소재를 넘어 미장센에도 다채롭게 복무하며 영화의 결 조성에 지대한 영향을 발휘한다. 안정적인 도움닫기에 비해 뒷심은 부족한 편. 풀어 놓은 이야기를 회수하는 마지막 입수 과정에서의 리듬감이 성급해서 초반 획득한 점수를 적잖이 잃는다. 작품에 대한 호오와는 무관하게, 앞으로 신민아 연기를 언급할 때 리스트에 빠지지 않을 영화다. 

디바

감독 조슬예

출연 신민아, 이유영

개봉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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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로
감독 돈 밀라
출연 페르난도 보테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미술사의 한 페이지
 ★★★
통통한 캐릭터들을 담은 회화와 조각으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아티스트 페르난도 보테로에 대한 다큐멘터리. 서구 미술을 자기화시키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어낸 그의 작품 세계를 꼼꼼히 보여준다. 딸과 아들이 마치 보테로와 친밀한 큐레이터처럼 등장해 아버지의 삶과 예술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도 보테로의 수많은 작품들을 체계적인 배경 설명과 함께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 보테로가 왜 그런 독특한 캐릭터를 그리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삶이 주는 기쁨과 고통까지도
★★★
보테로가 손에 든 붓에는 삶이 주는 고통도, 시대의 폭력도, 반짝이는 영감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모두 끌어안으려는 태도가 깃들어 있다. 작가가 추구해온 작품 세계와 그를 둘러싼 인간적 이야기에 기꺼이 눈과 귀를 내어주게 되는 풍성한 경험. ‘아름다움의 이유’를 보았다.

보테로

감독 돈 밀라

출연 페르난도 보테로

개봉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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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포스트
감독 로드 루리
출연 올랜도 블룸, 스콧 이스트우드, 케일럽 랜드리 존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밀덕들이여, 이 영화를 사수하시길.
★★★☆
Outpost. 군사적 목적에 의해 세워진 전초기지. 그런데 이 전초기지, 최악 중의 최악이다. ‘독 안에 든 쥐 신세 되기에 더없이 좋은, 적이 내려다보기 딱인 지리적 위치에 놓여 있다. 산으로 둘려싸인 한가운데 평지에 자리한 탓에 흡사 군인들은 모래를 판 무덤 속에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지독한 설정이다. 그런데 실화라네. 이런 곳에 기치를 만든 이유가 쉬이 납득 되지 않지만, 영화는 그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줄 생각이 없다. <아웃포스트>의 전략은 시나리오가 아닌, 실감 나는 전투신을 1시간가량 재연한 이미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아웃포스트>를 평범한 전쟁물에서 끄집어내 그 만의 색을 입게 한다. 전투신까지 가는 서사가 다소 느리고 인물 구분에 시간이 걸리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 그러나 기다릴만하다. 압도적으로 사실적이며 놀랄 정도로 살벌한 전투신은, 종종 탄식을 부르다가 종국엔 기진맥진하게 한다. 거두절미하고, 밀덕들이여, 이 영화를 사수하시길.

아웃포스트

감독 로드 루리

출연 올랜도 블룸, 스콧 이스트우드, 케일럽 랜드리 존스

개봉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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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날들
감독 심찬양
출연 홍이삭, 장하은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한국 청춘 음악 영화의 활력
★★★
주목할 만한 한국 음악 영화의 등장이다. 젊은 음악가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많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영화 초반 주연배우 홍이삭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생각이 바뀔 것이다. 음악 영화에서 음악이 마음을 움직이는 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고향에 내려가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고 중학생 밴드를 만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찾는다. 빤한 내용 같아도 어린 음악가들과 음악으로 티키타카 하는 장면은 웃음과 흥분을 자아낸다. 싱어송라이터 홍이삭과 기타리스트 장하은, 양태환 등 음악가들이 연기와 음악을 선보이며 신선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만난 날들

감독 심찬양

출연 홍이삭, 장하은

개봉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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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엉덩이 탐정: 텐텐마을의 수수께끼
감독 시바타 히로키
출연 김은아, 소연, 홍진욱, 남도형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일석이조의 즐거움
★★★
<엉덩이 탐정> 시리즈의 두 번째 극장판. 20분짜리 단편과 40분짜리 본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두 편의 수수께끼 에피소드를 차례로 즐길 수 있다. 단편 <사라진 화가의 수수께끼>는 명화를 패러디한 작품들이 등장해 문제를 보는 즐거움과 푸는 재미를 동시에 안긴다. 본편은 엉덩이 탐정의 아빠이자 고고학자 댄디를 돕기 위해 유적이 있는 마을로 향한 엉덩이 탐정과 조수 브라운 콤비의 활약을 그렸다. 숨은 엉덩이 개수 찾기, 미로 찾기 외에도 전편보다 더 풍성해진 퀴즈가 등장해 추리 활동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극장판 엉덩이 탐정: 텐텐마을의 수수께끼

감독 시바타 히로키

출연 김은아, 소연, 홍진욱, 남도형

개봉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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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귀근
감독 장양
출연 곽도, 자오번산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인생은 나그넷길
★★★☆
2018년 개봉한 중국 다큐멘터리 <영혼의 순례길>(2015)로 알려진 장양 감독의 2007년 작. 함께 일하던 동료가 갑작스럽게 죽자 그를 고향에 묻어주기 위해 먼 길을 떠난 남자의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죽은 동료의 시신을 잠든 사람인 양 데리고 다니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주인공이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예기치 않은 깨달음의 길로 안내한다. 버스 강도, 부유한 노인, 젊은 순례자, 노숙자 여인 등 소임과 성격이 분명한 캐릭터를 보는 묘미가 있다. 중국 대배우 자오번산의 페이소스 짙은 연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저마다의 고향에 데려다 놓는다.

낙엽귀근

감독 장양

출연 곽도, 자오번산

개봉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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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칭 더 보이드
감독 캐빈 맥도널드
출연 브렌단 맥키, 니콜라스 아론, 리처드 호킹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이유 있는 산악 다큐멘터리의 최고봉
★★★☆
산악 영화의 명작으로 꼽히는 2003년 다큐멘터리. 1985년 안데스산맥의 해발 6400m 시울라 그란데 서벽 등정에 도전한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의 실화를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형식으로 보여준다. 실제 인물들의 인터뷰와 그들이 겪은 당시 상황을 재연한 영상이 극영화와 다른 숭고한 감동을 빚어낸다. 대다수의 산악 영화가 정상에 오르는 과정을 주목했다면, 이 영화는 내려오는 길에 당한 사고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인물들의 선택에 초점을 맞춘다. 동료의 루프를 끊을 수밖에 없었고,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두 사람의 생존 과정을 지켜보는 자체가 고통스러우면서도 인간의 한계와 인간의 위대함을 동시에 깨닫게 한다.

터칭 더 보이드

감독 캐빈 맥도널드

출연 니콜라스 아론, 리처드 호킹, 브렌단 맥키

개봉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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