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감독 강대규
출연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 박소이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뻔한 신파마저 설득시키는 보물 같은 연기
★★★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익숙한 감정들을 나열한 전형적인 서사지만 감동의 깊이는 충분하다. 뻔한 신파를 온전히 설득시키는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다. 어린 승이를 연기한 박소이는 천진난만한 표정 사이로 깊이 있는 감정을 이질감 없이 선보인다. 억지도 과장도 없이 관객의 마음을 이입시키는 그의 연기가 극을 이끄는 동력이다. 성동일은 딱 맞는 옷을 걸친 것처럼 완벽하게 두석을 표현한다. 힘을 빼고 자연스레 배역에 스며들었다가도 절정의 순간에 여지없이 빛을 발하는 연기가 일품이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로 차곡차곡 쌓은 감정이 극 후반 과한 설정에 반감되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박소이, 눈이 가네 눈이 가
★★☆
이 사랑스러운 아역 배우, 박소이는 강력한 전염력을 지니고 있다. 그가 환하게 웃으면 관객의 입에도 미소가 고이고, 눈물을 쏟아내면 보는 이의 안구에도 습기가 차오르는 놀라운 동화력을 전파한다. 휘황찬란한 테크닉 연기와는 다르다. 기교와 자의식이 없기에 파급력은 오히려 강력하다. 성동일은 무심한 척하지만 속정 깊은 ‘츤데레’ 캐릭터로 감동을 전하는 데 최적화된 배우임을 <응답>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번 입증해낸다. 즉각적인 눈물에 호소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손사래 칠 사람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캐릭터에 깊이 침투해 중심을 잡고 있기에 그리 거북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담보

감독 강대규

출연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 김윤진, 박소이

개봉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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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사
감독 김봉한
출연 곽도원, 김대명, 김희원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시원한 볼거리, 답답한 이야기
★★
시골 형사의 글로벌 범죄 수사극. 여기에 숨겨둔 보물을 찾는 모험과 옛 친구와의 우정까지. 코믹 어드벤처에 휴먼스토리를 버무려 유려한 해외 풍광에 담았다. 볼거리는 풍족하지만 좋은 재료를 순서 없이 혼합하니 확실한 풍미가 없는 게 흠이다. 갖가지 사건들은 맥락 없이 엮이고 꼬인 서사를 억지로 풀다 보니 무리한 설정이 또 한 번 개연성을 해친다. 곽도원과 김대명은 사소한 표정과 몸짓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지만, 좋은 연기만으로 긴장 없는 서사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무엇이든 어정쩡하다
★☆
이 영화의 목표 지점은 어디였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어정쩡하다. 유머는 과녁을 연신 비껴가고, 수사는 치밀함과 끝내 만나지 못하고, 편집 타이밍을 빗나가고, (로케이션 촬영이 진행된) 필리핀에 대한 편견은 부풀어가는데,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해 줄 만한 ‘한 방’은 없다. 극 영화이기에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 설정의 한계는 그렇게 시험받는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당최, 이 무슨 상황인가...

국제수사

감독 김봉한

출연 곽도원, 김대명, 김상호, 김희원

개봉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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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감독 신정원
출연 이정현, 김성오, 서영희, 양동근, 이미도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웃거나 황당하거나
★★☆
B급 유머, 기괴함, 유치함, 발랄함, 황당함, 차별화된. 신정원 감독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대개 신정원 감독의 영화는 단점과 장점이 한 몸이다. 같은 장면에서도 취향에 따라 극과 극의 반응이 따라붙어 왔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도 다르지 않다. 신정원의 세계와 통하는 이들이라면 영화가 의도한 안드로메다에 무리 없이 오를 테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에게는 손발 오그라드는 소동이자 탈출하고 싶은 민망하고 썰렁한 농담일 뿐일 테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신과 신 사이의 호흡. 단발적인 아이디어들은 좋지만, 그것을 그러모아 엮었을 때의 시너지는 떨어지는 편이라 전반적으로 흥이 쉬이 일지 않는다. 예측 불가능한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양동근의 존재감은 죽지 않는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감독 신정원

출연 이정현, 김성오, 서영희, 양동근, 이미도

개봉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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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의 아이
감독 와타나베 아유무
출연 아시다 마나, 이시바시 히이로, 우라가미 세이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수려한 이미지의 향연
★★★☆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조금 버겁긴 하지만, <해수의 아이>는 그 비주얼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게다가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라니! 시청각적으로 완벽한 애니메이션. ‘생명’이라는 테마를 심오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바닷물과 고래의 노래로 그린 시
★★★☆
루카는 여름 동안 기묘한 일을 겪는다. 바다에서 온 소년들과 모험을 하고 생명의 근원까지 가본다. <해수의 아이>는 소녀가 특별한 경험을 한 후, 성장하는 여름 방학을 보여주지만 영화의 목소리는 더 크고 근본적인 세계에서 나온다. 인간에게는 저마다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고, 그들은 과학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곳에서 살고 있다고. 우리는 모두 바다에서 왔고 자연 속의 생명이라는 걸 잊지 말라는 목소리는 시의 형태를 띠고 있어 곱씹을수록 더 크게 들려온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대작의 풍모 드러낸 해양 판타지 애니메이션
★★★☆
만화 <리틀 포레스트> <마녀>로 유명한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5권짜리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바다에서 태어난 소년 우미와 소라, 이들을 만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을 보내는 소녀 루카의 모험담을 그렸다. 바다와 우주, 인간을 잇는 방대한 이야기가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지면서 폭발적인 생명력을 발산한다. 원작에선 일부만 컬러 페이지였던 아쉬움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독특한 작화를 재현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고래의 노래, 빅뱅 등 주요한 사건을 꿰뚫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장면마다 숨결을 불어 넣어 감정의 파동을 일으킨다.

해수의 아이

감독 와타나베 아유무

출연 아시다 마나, 이시바시 히이로, 우라가미 세이슈, 모리사키 윈

개봉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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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감독 아이스링 친-이
출연 헤더 그레이엄, 조디 발포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
캐미는 크레이그와 이혼하고 딸 애스터와 살고 있다. 전남편의 사망 소식에 장례식에 간 모녀는, 크레이그의 아내 레이첼과 그녀의 딸 탈룰라와 만나게 된다. 그들은 예상치 못한 동거를 하게 되고, 숨겨져 있는 비밀과 감정이 드러난다. 한 남자로 인해 인연을 맺게 된 네 여자의 이야기인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은 ‘우연한 위로’의 이야기다. 섞이기 힘들 것 같았던 그들은 갈등을 통해 이해하고 어느 순간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한다. 다소 더딜 수 있는 템포의 영화지만, 감각적인 편집이 흐름에 탄력을 준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당당하고 쿨하게 연대하는 여성들
★★★
아내와 딸을 버리고 재혼해 새로운 가정을 꾸린 남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그의 죽음으로 전처와 딸, 두 번째 부인과 어린 딸은 이별을 함께 맞이하게 된다. 캐나다 여성 감독 아이스링 친-이는 막장 드라마로 흐를 수 있는 네 사람의 동거 생활을 자연스럽게 풀어가면서 네 여성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승화한다. 주인공들은 운명이 정해놓은 위치를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새롭게 관계를 맺으면서 각자의 문제와 공통의 상실감을 극복해나간다. 동병상련의 정서를 유머와 담백한 필치로 그려낸 연출의 묘가 빛난다.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감독 아이스링 친-이

출연 헤더 그레이엄, 조디 발포어

개봉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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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엘라
감독 라이너 홀제메르
출연 마틴 마르지엘라, 장 폴 고티에, 카린 로이펠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패션왕
★★★☆
2008년 마지막 쇼를 뒤로 한 채 패션계를 떠난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에 대한 다큐멘터리. 담고 있는 인물 자체도 흥미롭지만, 꼼꼼하게 챙긴 자료를 섬세하게 배열한 구성도 높이 사줄 만하다. 1980년대 말부터 그가 만들어낸 전위적인 쇼와 패션 트렌드는 단순히 ‘옷’의 문제가 아닌, 유럽 현대 예술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흐름이었다. 패션 문외한도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는 다큐.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패션 거장이 공개하는 아카이브 구경
★★★☆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에 관한 다큐멘터리. 2008년 20주년 기념 컬렉션을 끝으로 은퇴한 마르지엘라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준다. 활동 당시에도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그였기에 다큐멘터리에서도 목소리와 손으로 존재를 드러낸다. 주인공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 인물 다큐라는 점이 흥미로우면서 패션 철학과 업적, 인물 본연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가 뛰어나다. 기존의 관습이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패션 천재, 거장, 혁신가, 선구자의 면모부터 보이지 않는 고독까지 인물 밀착 다큐의 진정성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마르지엘라

감독 라이너 홀제메르

출연 마틴 마르지엘라, 장 폴 고티에, 카린 로이펠드

개봉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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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미니특공대: 햄버거괴물의 습격
감독 이영준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슈퍼공룡파워 액션의 짜릿함
★★★
<극장판 미니특공대> 다섯 번째 시리즈. 블루시티를 침공한 패스트푸드 군단에 맞서는 미니특공대의 활약이 펼쳐진다. 악당 캐릭터들이 눈에 띈다. 치즈와 패티 공격을 퍼붓는 햄버거 괴물과 각종 요리도구를 장착한 쿠킹봇을 시작으로 프렌치 후라이와 너겟 군단, 콜라 괴물, 피자 괴물 등 각종 패스트푸드가 등장해 아이들에게 재미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미니특공대를 탈퇴한 리더 볼트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동료들의 우정을 깨닫는 이야기도 한 축을 담당한다. 슈퍼공룡파워 새로운 시즌에 등장하는 슈퍼공룡머신 타르보스톰과 극 안에서 점점 강력해지는 햄버거 괴물의 대결이 볼 만하다.

극장판 미니특공대: 햄버거괴물의 습격

감독 이영준

출연

개봉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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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안의 야크
감독 파우 초이닝 도르지
출연 셰랍 도르지, 펨 잠, 체링 도르지, 켈든 라모 구룽, 유겐 노르부 렌덥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행복의 나라로
★★★☆
원하지 않았던 오지 마을 학교에 부임한 교사가 서서히 마음을 열고 변해간다는 설정은 <선생 김봉두>(2003)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교실 안의 야크>는 훨씬 담백하다. 부탄의 자연을 배경으로, 기교 없이 전진하는 영화.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소박하게 묻는다. 아이들의 맑은 눈빛은 고도 4,800미터의 청정 자연보다 더 인상적인 스펙터클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부탄에서 온 선물 같은 영화
★★★☆
헛헛해진 속을 MSG 없는 건강식으로 달랬을 때의 기분. 과장이 아니다. 문명이 단절된 벽지 학교로 전근 간 철부지 선생님이 자연이 주는 경외감과 산 사람들의 순수함에 물들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몸도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이 인다. “선생님은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라는 대사가 전하는 깨달음과 감동이 상당하다. 영화는 당신이 쫓고 있는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것이냐고, 그 안에서 당신은 평안하느냐고, 당신이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고요하게 묻는다. 부탄에서 온 선물 같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진귀한 행복 수업
★★★☆
국민행복지수가 1위인 나라 부탄을 떠나고 싶은 젊은 교사가 남은 임기를 채우기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외딴 벽지학교에 부임한다. 철부지 주인공이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성숙하고 변화하는 성장 서사가 부탄의 배경과 만나 순도 높은 힐링 영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오지마을로 향하는 고행과 같은 여정, 순수한 마을 사람들이 깨우쳐주는 삶의 지혜, 현실적이면서 진한 감동을 전하는 결말이 마음을 치유하는 맞춤 코스처럼 정성스럽게 짜여졌다. 자연에게 삶의 태도를 배우는 인생 교훈 영화이자 교사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교육 영화이기도 하다.

교실 안의 야크

감독 파우 초이닝 도르지

출연 셰랍 도르지, 펨 잠, 체링 도르지, 켈든 라모 구룽, 유겐 노르부 렌덥

개봉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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