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기록>

<청춘기록>이 최종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삽시간에 연예계 중심인물이 되어버린 혜준(박보검). 그를 향한 선 넘은 관심은 단단해 보이던 혜준과 정하(박소담) 사이를 흔든다. 없는 시간 쪼개 정하를 만나는 혜준, 그리고 혜준과 함께하는 짧은 시간 밝아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힘든 정하다. 둘의 애정 전선 혹은 성장 전선이 어떤 행보를 보이든, 제 자리에서 제 역할 톡톡히 해 온 신스틸러 배우들이 있다. 혜준 전 소속사 대표 이태수 역의 이창훈, 혜준과 해효(변우석)의 친구 김진우 역의 권수현, 해효 동생 원해나 역의 조유정, 정하가 일하는 숍의 메이크업 디자이너 진주를 연기한 조지승이다. 이들의 지난 활약상을 되짚어본다.

청춘기록

연출 안길호

출연 박보검, 박소담, 변우석, 하희라, 신애라, 권수현, 조유정, 양소민, 이창훈, 신동미, 한진희, 박수영, 서상원, 이재원, 정민성, 조지승, 임기홍, 박세현, 장이정

방송 2020,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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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  혜준과 해효의 친구 김진우 役

<청춘기록>

혜준과 해효의 친구이자 해효 동생 해나의 남자친구 진우. 진우는 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말을 당당하게, 아무렇지 않게 한다. 진우의 말마따나 해나를 "사랑하니까"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들이다. 해나바라기 모먼트가 아니더라도 진우는 소위 '호감캐'다. 진우는 혜준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의리파 친구다.

<어비스>

<청춘기록>에서 얼굴을 처음 봤을 수 있겠지만, 알고 보면 권수현은 2012년 데뷔해 필모그래피를 착착 쌓아온 배우다. 데뷔 비하인드도 남다르다. 고등학생 때 밴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권수현은 2011년 독립영화 <괜찬타>의 기타리스트 역으로 캐스팅된다. 연이어 인디밴드X공무원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에 참여했다. 영화 <밀정>, <여교사>, 드라마 <추리의 여왕>, <청춘시대 2>, <어비스> 등을 거쳐 <청춘기록>를 만난 권수현. <어비스>에서는 중앙지검 특수부 수석 검사 서지욱 역을 맡아 진우와는 딴판인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그를 비추는 톤부터가 <청춘기록>과는 많이 달랐다. 어두운 과거사를 가진 흑화 캐릭터부터 순애보까지, 안되는 게 없다.


이창훈  |  혜준 모델 에이전시 대표 이태수 役

<청춘기록>

혜준이 태수 에이전시 소속일 때도 태수는 혜준에게 좋은 대표가 되어주지 못했다. 못된 말로 혜준을 깎아내릴 뿐이었다. 혜준이 그를 벗어났는데도 태수는 그때 그 버릇을 못 버렸다. 혜준이 성공 가도를 달리며 빛을 받으니 그를 다시 수하에 두려 별 수를 다 쓴다. 혜준의 형 경준(이재원)에 접근해서 뇌물을 넘기려는 식이다. 악독한 기회주의자.

<블랙독>

이 글에서 소개하는 배우 중 가장 오랜 기간 연기 경력을 쌓아온 배우, 이창훈. 2005년 연극 <굿바이쏭>으로 데뷔한 후 15년 동안 그는 14편의 영화, 5편의 드라마, 30편에 달하는 공연에 출연했다. <SKY 캐슬>의 최 형사,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최 차장, <봄밤> 공시생 박영재 등의 감초 역할로 자주 얼굴을 비춰 왔고 <양자물리학>에서는 양윤식 역을 맡아 주연 자리를 꿰찼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단연 <블랙독>이다. 대치고등학교 진학부의 배명수 선생을 연기해 '진짜 학교에 있을 것 같은 선생'이라는 평을 받았다.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인정받은 셈이다.


조유정  |  해효 동생 원해나 役

<청춘기록> (사진/ 굳피플)

'대학내일' 표지 비주얼의 해나. 혜준과 정하의 관계만 위기를 맞은 것이 아니다. 해나와 진우 사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똑 부러지는 대학생 해나는 지금껏 엄마 이영(신애라)의 말을 고분고분 따랐다. 해나가 경제적으로 집안 배경이 다른 진우를 만난다는 것을 알고 둘 사이에 훼방을 놓는 이영. 남은 회차에서 해나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까.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조유정은 데뷔 3년 차 신인이다. 이미 얼굴이 익숙하다면 인지도 책임지는 KBS 주말 드라마 출연 덕이었을 지도. 조유정은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의 막내딸 김연아 역을 맡아 조윤희, 설인아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한 바 있다. 특히 극 중 아빠 박영규와의 부녀 케미로 사랑받았다.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서 홍이영(김세정)의 친구 유제니,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김조조(김소현)의 친구 몬순으로 등장해 얼굴을 알렸다. 첼로 연주 경력이 10년인 조유정은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서 첼리스트 제니의 연주 장면을 직접 소화하기도 했다. 다재다능한 이 배우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조지승  |  정하 샵 디자이너 진주 役

<청춘기록>

정하가 어시스턴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있었던 숍의 디자이너 진주. 실력 좋은 말단을 탐탁잖아 하는 선배 디자이너의 시샘이 심상치 않다. 그 자격지심은 안으로 향해 스스로를 다듬기보다는 밖으로 가시 돋치어 애꿎은 사람을 탓한다. 강약약강 캐릭터의 전형. 진주의 이간질이 극에 달해 정하가 숍을 박차고 나오며 그에게 "나도 이젠 너 같은 인간하고 한 공간에서 일 못 해"라며 사이다 발언을 쏟아부었을 때 통쾌해했을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라이프 온 마스>

앞서 소개한 세 배우가 꾸준히 드라마 출연을 해온 것에 비교하면 조지승의 TV 활약상은 돋보이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조지승이 진주로 완벽히 분해 시청자의 화를 살 수 있었던 이유, 무대에서 다년간 쌓아온 내공 덕일 것이다. 단편영화 <맹수는 나의 것>으로 데뷔 후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13편의 공연에 참여했다. 대표작으로 뮤지컬 <원스>, <팬레터> 등이 있다. <라이프 온 마스> 9화에서 단역 영숙을 연기하기도 했는데. 해당 회차에서 주인공 한태주(정경호)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 주요 인물로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는 11월에는 <자작나무 숲의 초록바람>으로 직접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이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