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눈물이 머물 자리는 선명하다
★★★
감각적인 영상과 아름다운 풍광이 사랑의 따뜻함과 쓸쓸함을 고스란히 전한다. 눈물이 머물 자리만큼은 선명하게 드러낸다. 사랑의 위태로움을 내밀하게 그린 원작을 기억하는 이에게는 조금은 낯선 ‘조제’일 수 있겠지만, 감정에 집중한 이야기의 변주도 색다르게 다가온다. 깊은 내면의 감정을 진중하게 담아낸 한지민과 서툰 사랑의 불안함을 현실감 있게 표현한 남주혁의 연기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외롭고 아름다운, 어떤 사랑의 풍경
★★★
사랑의 시작 그리고 헤어짐. <조제>는 이를 자신만의 세계에 고여있던 조제(한지민)의 시간과 빠르게 흘러왔던 영석(남주혁)의 시간이 잠시 포개어지고, 다시 서로 엇갈려 흐르는 과정으로 그린다. 영화는 사건이 아닌 정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인물의 입장을 세세하게 대변하기보다 버려진 것들, 외로워진 것들 전체의 풍경으로 시선을 확장해 관객 각자의 사유에 맡기는 방식을 택한다. 고요하고 느린 호흡 안에서 부분적으로는 세밀하게, 전체적으로는 꽤 과감한 전개를 보이는 연출이다. 따라서 조금은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대목들이 있지만, <최악의 하루>와 <더 테이블> 등으로 보여온 감독의 개성이 여지없이 발휘되며 원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게 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 안에서 한지민과 남주혁의 연기는 충분히 좋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