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3월 10일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가 공개되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여우조연상 윤여정, 남우조연상 앨런 김 등, <미나리>가 총 6개 부문의 후보에 이름을 올려 기대를 모았죠.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영국 아카데미에서 연기상 후보로 지명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본 시상식이 있던 지난 4월 11일. 윤여정은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최초의 후보를 넘어 최초의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짝짝짝짝)

수상 소식만큼이나 화제가 된 것이 수상 소감이었는데요. 2021 영국 아카데미가 있기 불과 며칠 전이었던 4월 4일, 제27회 미국 배우 조합상(SAG)에서의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과 비교할 때 한층 여유로워지셨다고 할까요.


SAG 수상소감을 먼저 다시 봅시다.

어떻게 제 기분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해외에서 이렇게 알려지게 될지 몰랐어요. 정말 영광스럽고, 특히 동료 배우들이 저를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택해줬다는 것이 더 감격스럽습니다. 제가 지금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요. 정말 많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미국 배우조합(SAG-AFTRA)에 감사드립니다. 이름이 정확한가요?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올리비아 콜맨, 글렌 클로즈, 마리아 바카로바, 그리고 모두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I don't know how to describe my feelings. I'm being recognized by Westerners. I'm just very, very honored, especially [that my] actor fellows chose me as the supporting actress … I’m very pleased and happy. Thank you so much, thank you Olivia and Glenn Close, Maria and everybody. Thank you.

- 윤여정 제27회 SAG 여우조연상 수상소감 전문

<미나리>로 미국 영화에 참여하기 전까지 SAG라는 시상식이 있는지도 몰다고 하죠. 앨런 김과의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SAG가 뭔지 몰라서, 나에게 <미나리> 각본을 가져다줬던 친구에게 그게 뭐냐고 물어봤었다"고 밝혔죠. (ㅋㅋㅋ) SAG는 배우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꼽히는 시상식인데요. 윤여정은 동료 배우들의 선택에 크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당황과 기쁨을 감출 수 없는 그의 찐 리액션에 보는 사람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던 선생님... 영국아카데미에서는 여유 + 유머까지 장착하고 나타나셨습니다. 영국아카데미의 수상소감을 다시 볼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의 배우 윤여정입니다. 어떻게 소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후보로 선정되어 매우 기쁩니다. 아! 이제는 수상을 했군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에든버러 공작 필립공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상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 상은 특히나 고상하다고 알려진 영국분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입니다. 저에게 표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영국 아카데미(BAFTA)에게도 감사합니다.

Hello Britain, I’m a Korean actress Yuh-Jung, Youn. And… I don’t know how to say… I’m very honored to be nominated. No, I’m the winner now. First, I express my deep condolences for your duke of Edinburgh. And thank you so much for this award. Every award is meaningful but this one, especially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 and they approved me as a good actor, so I’m very very privileged and happy. Thank you, Thank you so much. Thank you for the voters who voted me. Thank you.

- 윤여정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소감 전문

온 세상의(!) 주목을 받은 그의 워딩 'snobbish people'. '고상한' 영국인들에게 인정 받아 너무나 영광이라며 농담을 던져,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안겼습니다.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남은 주요 시상식은 단 하나, 오스카! 윤여정은 지난 14일, 4월 25일(한국 시각 4월 26일 오전 10시) 있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죠. 그는 출국 전 아래와 같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답니다.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된 후 소감에서도 밝혔듯 하나의 작품을 다섯 명의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상을 탄 것 같은 기분이다.

세계 영화인들의 큰 축제에 초청받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한국 영화계의 큰 선배로서 포문을 연 만큼 이번 수상 여부보다는 앞으로 한국 배우들이 더욱더 세계에서 인정받고 국제 시장에 나아갈 수 있다면 더 큰 기쁨이 될 것이며, 차후에 누군가 아카데미에서 상을 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자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포함해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의 후보에 이름을 올려놓았습니다. 올해 오스카에는 지난해 수상자 봉준호 감독이 시상자로 참석하기도 하는데요. 오스카에서 만날 두 한국 대표 영화인의 진귀한 투샷을 기다려 봅니다!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