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동화의 거장 팀 버튼이 만든 몇 안 되는 따듯한 영화 <빅 피쉬>가 5월 12일 재개봉했다. 매번 자신의 삶을 허풍 같은 이야기로 소개하는 에드워드 블룸의 이야기는 팀 버튼의 판타지적 감성과 개개인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을 시너지를 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재개봉한 <빅 피쉬>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속 비하인드스토리를 소개한다.

- 빅 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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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팀 버튼
출연 이완 맥그리거, 알버트 피니, 빌리 크루덥, 제시카 랭, 헬레나 본햄 카터, 알리슨 로먼, 마리옹 꼬띠아르
개봉 2004.03.05. 2021.05.12. 재개봉
<빅 피쉬> 탄생부터 출연자들까지
=<빅 피쉬>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할 예정이었다. 이때 주인공 역은 잭 니콜슨(!). 그러나 일정 문제로 제작이 연기되면서 팀 버튼이 감독 자리에 앉았다.
=조세핀 역의 마리옹 꼬띠아르는 팀 버튼의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캐스팅될 때까지 각본을 베개 밑에 두고 잤다. 그 바람대로 조세핀을 연기하게 돼 <빅 피쉬>로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제니와 마녀, 1인 2역을 맡았다. 마녀 분장은 5시간 걸렸다. 제니는 에드워드보다 10살 어린 배역이지만 헬레나 본햄 카터는 이완 맥그리거보다 5살 많다. 심지어 카터는 촬영 당시 임신했다고.
=에드워드 블룸은 두 배우가 연기했다. 노년기는 알버트 피니가, 청년기는 이완 맥그리거가 연기했다. 프로듀서가 이완 맥그리거가 젊은 시절의 알버트 피니와 똑 닮았다고 생각해서 캐스팅했다.
=칼을 연기한 매튜 맥그로리는 당시 세상에서 가장 발이 큰 사람으로 기네스에 올랐다. 미국 사이즈로 29.5였다고(참고로 한국 사이즈 300이 미국 사이즈 12다). 제작진은 캐리어 가방 폐기품을 활용해 그를 위한 신발을 따로 제작했고, 매튜는 제작진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칼은 영화가 개봉하고 2년 후, 3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쌍둥이 핑, 징을 연기한 두 배우는 실제 쌍둥이지만, 샴쌍둥이는 아니다. 허리와 엉덩이를 밀착시키는 코르셋이 들어간 드레스를 착용해 촬영했고, VFX로 두 다리를 지워 영화 속 모습을 만들었다.
알고보면 신기한 디테일
=오프닝 장면에서 여러 루어들이 지나갈 때 '익사한 도둑의 유령이거나'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이때 왼쪽 루어에 해골이 보인다.
=에드워드가 산드라에게 프러포즈하는 날, 에드워드의 넥타이 디자인이 <크리스마스의 악몽> 포스터의 이미지와 유사하다.
=에드워드의 침실에는 조셉 캠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란 서적이 있다. 이 도서는 세계 각국의 영웅 신화를 통해 신화의 원형을 탐색하는 학술서로 유명하다. <빅 피쉬>의 원작자 다니엘 월리스는 조셉 캠벨의 팬이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영화에서 '3년'이란 시간이 자주 거론된다. 윌과 에드워드는 3년간 이야기하지 않았고, 에드워드는 갑자기 성장하면서 3년간 침대에서 지냈으며 서커스에서 3년을 보냈다. 군대 복무 기간이 3년이라서 조기 전역을 위해 여러 위험 임무에 자원하기도. 이후 마리옹 꼬띠아르와 알버트 피니는 3년 후 <어느 멋진 순간>라는 영화에서 다시 만났다(비록 연기를 주고받는 장면은 없지만).
=서커스 콜로서스를 연기한 조지 맥아더는 칼 때문에 굉장히 작아 보이는 편이지만, 실제로는 3인치(약 8cm)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카메라 앵글과 받침대를 이용해 칼의 키를 더 크게 보이게 했다.
=서커스에서 일하는 시퀀스에서 코끼리가 똥을 누는 장면은 당연히 계획에 있던 게 아니다. 촬영 도중 낌새(?)를 알아챈 촬영팀이 재빨리 줌아웃으로 그 풍경을 잡았다고 한다.
=에드워드 블룸은 만능 손을 파는 세일즈맨으로도 일한다. 제작진은 이 만능 손이 팀 버튼 감독의 대표작 <가위손>을 연상시킬 걸 염려해서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달리했다.
=팀 버튼은 전쟁 중 공연 장면에서 사용한 인형 더미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갔다. 랭(Lang)이라고 이름 붙여줬다고
현실 반영은 은근하게
=에드워드와 칼이 애슈턴을 떠나는 장면에서 극장에 <지상에서 영원까지>가 상영되고 있다.
=에드워드가 전역 후 산드라에게 돌아왔을 때, 그의 제복을 보면 제187보병연대 소속임을 알 수 있다.
=에드워드의 차는 닷지 차저 1966년형. 크라이슬러의 머슬카 브랜드 차저의 최초 발매 모델이다.
=1시간 17분에 등장하는 자동차 광고는 실제 광고인데, 광고에 담긴 자동차 판매점 또한 앨라배마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실제 장소라고 한다.
영화 속 숨겨진 카메오
=에드워드 블룸이 유령 마을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 남자가 밴조로 '듀얼링 밴조스(Dueling Banjos)'를 연주하고 있다. 이 남자는 빌리 레든으로 영화 <서바이벌 게임>에서 밴조로 이 노래를 연주하는 소년으로 출연했다(그가 직접 연주한 건 아니다).
=서커스의 뚱보를 연기한 브루스 스노든은 뚱보 캐릭터를 전문적으로 하는 프로 배우다. 그는 '해롤드 휴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25년 동안 최고 712파운드(약 322kg)까지 기록함. 2009년에 세상을 떠났을 때는 고작 600파운드(약 272kg)였다.
=에드워드가 노더를 만나 얼떨결에 강도가 되는 은행에는 두 개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비숍-파커 가구 회사의 설립자들 초상화로, 제작진이 영화에 사용할 가구들을 구매할 때 이들의 초상화가 은행가로 적합하다고 판단해 해당 장면에 사용했다.
=팀 버튼은 광대로 카메오 출연한다. 시인 노더 윈슬로우(스티브 부세미)가 보여주는 시는 팀 버튼의 손글씨다.
=에드워드가 산드라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시퀀스에서 교수로 등장하는 사람은 원작 소설 「빅 피쉬」를 집필한 다니엘 월리스.
=마일리 사이러스가 에드워드의 어린 시절 친구 중 한 명으로 단역 출연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