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플레이스 2
감독 존 크래신스키
출연 에밀리 블런트, 킬리언 머피, 밀리센트 시몬스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성공적인 외연의 확장

소리를 쫓아 인간을 공격하는 괴생명체의 위협은 계속된다. 은신처가 붕괴되며 다시 세상 속으로 나선 가족의 사투와 여정을 담았다.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울 만큼 소리에 대한 극한의 공포 하나로도 내내 긴장을 유지했던 1편에 비해 신선함은 다소 반감될 수 있지만, 부모의 보살핌을 벗어나 각자의 역할을 해내는 아이들의 활약과 외부로 확장된 세계관을 통한 다양한 사건들이 주는 서스펜스가 그 빈틈을 적절히 메꾼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잘 키운 아이디어 하나가 확장되는 좋은 예
★★★☆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규칙 하나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던 전편의 아이디어는 여전하다. 전편의 시간대에서 바로 이어지는 연속성으로 관객과의 유대감을 그대로 가져가는 전략 역시 좋다. 속편에서는 아이를 지키는 부모의 역할보다, 재난이라는 외부 상황에 맞서 성장하는 아이들이라는 변화를 보다 또렷하게 보여준다. 전편이 단발성의 뛰어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기획물이었다면, 이제는 어느덧 세계관의 안정적인 확장을 기대하게 된다. 무리하게 이야기를 벌리지 않는 선에서 크리처의 파괴력과 나름의 반전을 활용하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반격은 지금부터
★★★
소리내면 죽는다 설정을 영리하게 활용했던 <콰이어트 플레이스> 이은 속편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세계는 확장됐다. 부모를 중심으로 가족 안에서 생존을 도모하던 전편과 달리 세상으로 나가서 다른 이들을 구하려는 아이가 중심이 된다.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긴장감을 높이는 장점은 여전하다. 낙엽 밟는 소리, 문을 여닫을  나는 마찰음 같은 일상 소음들이 서스펜스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영화는 괴물들에 대항할 무기의 실마리를 찾은  리건(밀리센트 시몬스) 덕분에 반격의 토대를 마련하고 3편에서의 본격적인 전쟁을 예고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소리뿐 아니라 편집도 잘 뽑네
★★★
독창적인 컨셉으로 주목받은 영화가 후속편을 만들 때 큰 허들로 작용하는 게 바로 그 컨셉이다. 형식이 안긴 쇼크는 반복되는 순간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소리 내면 죽는다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주목받았던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이를 공간 확장’, ‘캐릭터 성장’, ‘메시지 전환 등의 세계관 확장으로 영리하게 돌파한다. 이미 경험한 것이라 설정 자체가 전하는 참신함은 덜 하지만, 밀도감 있는 연출과 낭비 없는 이야기 구성은 이번에도 훌륭하다. 세 개의 공간으로 분리된 플롯을 쫄깃하게 저글링하는 편집의 묘가 특히나 인상적. 기성세대에서 새로운 세대로의 바통터치, 가족주의에서 공동체 연대로의 메시지 확장도 성공적이다. 3편이 나오면 다시 찾을 것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

감독 존 크래신스키

출연 에밀리 블런트, 킬리언 머피, 밀리센트 시몬스, 노아 주프

개봉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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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감독 엔리코 카사로사
출연 제이콥 트렘블레이, 잭 딜런 그레이저, 엠마 버만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다름을 인정하는 선명한 메시지

뭍에서는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물에 닿으면 다시 바다 괴물로 변하는 소년들이 비밀을 숨기고 또래 인간 소녀와 철인 3종 경기 참가 준비를 하며 우정을 쌓는다. 시각적인 면은 탁월하다. 이탈리아 해변 풍광의 사실적인 묘사와 동화 같은 인물 표현이 돋보인다. 마음 깊은 곳을 흔들어 깨울 묵직한 울림까진 아니어도 다름에 대한 인정, 차별과 편견을 배제한 포용 등 영화 곳곳에 드러나는 공감 가득한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전해진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달라도 함께라면 즐거울  있어
★★
바닷속에서 사는 루카와 가족들을 뭍의 사람들은 바다 괴물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육지가 궁금해서 견딜  없는 루카는 그저 호기심 많은 아이다. 알베르토와 함께 육지로 모험을 떠나지만 어른들에게 괴물이라 공격당하고둘의 우정 또한 흔들린다하지만 마을에서 만나 친구가  아이들은 서로를 받아들이고 지켜준다마음을  사이에서 다름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즐겁게 공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동화처럼 등장한다웃음이 절로 나올 만큼 사랑스럽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을 소환하면서 뼈아프게 만든다

루카

감독 엔리코 카사로사

출연 제이콥 트렘블레이, 잭 딜런 그레이저, 엠마 버만

개봉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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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 모교
감독 이미영
출연 김서형, 김현수, 최리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시리즈의 장점에서 이탈하다 
★★
10대 청소년 수십 명을 한 교실에 묶어두고 무한 입시 경쟁에 내몰리게 하는 학교는 그 자체로 기이한 공간성을 갖는다. 이 사실에 근거해 일어날 수 있는 비극과, 내부에서 작동되는 미묘한 심리 갈등을 세심하게 엮어내는 게 그간 탄생한 <여고괴담> 시리즈의 요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섯 번째 이야기인 <모교>는 굳이 학교 밖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실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극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를 감행한다. 이는 역사적 관점에서도, 이야기 내부의 관점에서도 온당하거나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주인공이 겪는 혼란을 감안하더라도 정돈되지 않은 편집, 단선적인 캐릭터 구축은 배우들의 열연을 무색하게 만든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 모교

감독 이미영

출연 김서형, 김현수, 최리, 권해효, 장원형, 김형서

개봉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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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
감독 나탄 그로스만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누가 그녀를 지지/반대하나
★★☆
환경 운동의 아이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앙숙, 2019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아마) 그리 깊게는 알지 못하는 그레타 툰베리의 1년을 포착한 다큐멘터리다. 툰베리가 어떻게 기후변화의 전사가 됐는지, 툰베리의 1인 시위가 어떻게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는지, 어떤 무리가 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지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구성이나 자료 인용 등에서 다큐 장르가 보일 법한 욕심과 매력을 딱히 드러내지는 않지만, 그레타 툰베리라는 인물과 그녀가 가져온 변화를 알리는 데에는 충분한 소임을 다한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미래세대의 엄중한 경고
★★★☆
스웨덴의 청소년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2018년 기후를 위한 학교 결석 시위 장면으로 시작해 2020년 뉴욕에서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 연설 장면까지 그레타 툰베리의 일상과 환경운동을 담았다. 2019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최연소로 선정될 만큼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10대 환경운동가를 위인으로만 추앙하지 않고 그를 둘러싼 오해와 편견, 위협까지 다루며 인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뉴스 보도에서 단편적으로 보던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을 한 흐름에서 짚어볼 수 있고, 기후위기 인식을 고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관객을 움직이는 다큐멘터리다.

그레타 툰베리

감독 나탄 그로스만

출연

개봉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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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선거
감독 
민환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귀여운 정치 다큐
★★★☆
특정 정당이나 특정 지역이나 특정 성별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도지사에 도전한 '청춘 정치인' 고은영이 2018년에 겪었던 지방선거 과정을 담았다. 기존의 선거와 유세 문화 속에서, 주인공은 마치 성장 영화를 찍듯 세상과 정치를 배워간다. 여기서 <청춘 선거>는 당락이라는 목표 지점이 아니라,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젊은이가 세상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그러기 위해선 사람들을 설득하고 세상의 룰을 따라야 하는, 그 치열한 경계선을 담아낸다. 퍽퍽한 구호와 대의명분이 아닌, 캐릭터에 밀착해 흥미롭게 담아낸 정치 다큐멘터리다.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코스프레 말고 진짜 청년 정치가 보고 싶다면

이당 저당 해도 괸당이 최고라는 말은 친인척과 연고주의 중심인 제주도의 지역색을 대표하는 말이다. 이처럼 집권당도 제1야당도 쉽지 않다는 제주도지사 선거판에 외지 출신의 30대 여성, 게다가 녹색당이라는 소수정당의 후보로 나선 청년 정치인 고은영의 분투가 펼쳐진다. 개발과 환경보존, 다양성과 노동인권 등 제주뿐 아니라 동시대 모두가 마주한 다양한 문제들을 담아냈지만 객관적인 시선은 잊지 않는다. 청년 코스프레만 하는 정치가 아니라 진짜 청년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변한 건 없다지만, 이렇게 변한다
★★★
정치 경험 전무한 30대 여성 이주민이 괸당(친족·혈족) 문화가 뿌리 깊은 지역의 도지사 후보로 출마한다면? 예상대로다. 2018년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녹색당 고은영 후보는 온갖 편견에 깨지고 견고한 지역주의에 좌절한다. 그리고 패기로 나아간다. 3년 전 치러진 선거를 그린 이야기를 2021년에 볼 가치가 있는가. 그렇다. 고은영 한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선거캠프를 함께 한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으로 확장해 담아낸 연출 덕분이다. 고은영과 그녀의 선거캠프 사람들이 남긴 기록은, 거대양당 중심인 한국 정치 구도를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도록 하는 데 귀하게 쓰일지 모를 일이다.
 

청춘 선거

감독 민환기

출연

개봉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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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
감독 김혜미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나이트메어 애니메이션
★★★
한국 극장가에서 드물게 발견하는 장르성 강한 애니메이션. 클라이머인 한 여성이 아이를 가지며 겪는 악몽 같은 판타지는 스릴러로 시작해  호러로 이어지며 하드고어한 이미지마저 등장한다. 자코메티의 조각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묘사가 인상적. 작년에 개봉되었던 <기기괴괴 성형수>(2020)에 이어, 극장용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경향을 엿보게 하는 작품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기괴하고 기묘하다
★★★
제목/포스터만 보고 중압감에 휩싸인 여성 체육인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인 줄 알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클라이밍이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여성의 욕망과 좌절에 날카롭게 접속한다. 사회생활 중인 여성이 품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이토록 집요하게 물고 가는 작품이 있었던가. 실사가 흉내 내지 못하는, 그러니까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을 때 더욱 입체감 있게 표현되는 것들이 있는데 이를 기괴한 그림체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적절하게 주조해 냈다. 제작비에 따른 기술적인 단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제한된 조건을 새로운 영화적 표현으로 뚫어내고자 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여서 반갑다. 호평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으로 김혜미 감독의 다음을 궁금하게 한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관객의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팽팽한 긴장감
★★★☆
한국 성인 애니메이션의 계보를 잇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원작 기반이 아닌 창작 애니메이션이고 주제 의식과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첫 장편을 연출한 김혜미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임신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를 겪는 여성의 심리를 극대화해 독창적이면서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장르 애니메이션을 탄생시켰다. 주제 면에선 임신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연출 작화, 그래픽, 사운드 면에서도 독특한 성취를 이룬다. 실사화나 속편도 기대할 만하다.

클라이밍

감독 김혜미

출연

개봉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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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그림자
감독 닉 로우랜드
출연 코스모 자비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휴머니티와 폭력 사이
★★★
<레이디 맥베스>(2016) <사이코메트리>(2016) 등으로 알려진 배우 코스모 자비스가 이끄는 묵직한 드라마. 낙인 찍히듯 폭력의 삶을 살고 있는, 아니 살아야 하는 한 남자가 살아가는 '위기의 삶'을 보여준다. 폭력에 대한 묘사보다 더 예리한 것은 캐릭터에 대한 면밀한 접근. <폭력의 그림자>는 거친 세계를 살아가는 한 인간형에 대한 생생한 연구서처럼 관객에게 다가온다. 

폭력의 그림자

감독 닉 로우랜드

출연 코스모 자비스

개봉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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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 21 
감독 다니엘 에르난데즈 토라도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시류에 편승한 팬데믹 영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스페인 재난 공포 영화. 초반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인간을 잔인하게 공격하는 설정으로 크리처 공포를 시도하는데 금세 시들해진다. 혈혈단신으로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과 바이러스 전문가로 등장하는 여성 과학자가 콤비를 이뤄 여정을 펼치지만 전개와 연출, 배우들의 연기 호흡, 촬영에서 미흡한 티가 역력하다. 기지를 발휘하지 못하는 저예산 호러의 만듦새에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주제도 묻혀 버리고, 오락 영화로 보기에도 의도가 얄팍하다

코비드 21

감독 다니엘 에르난데즈 토라도

출연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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