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촬영했을 당시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의 나이는 몇 살이었을까? 37살, 22살. 두 사람은 15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오래 기억될 ‘미친 커플’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띠동갑도 넘는 나이 차이라지만 이 정도는 약과! 그간 수많은 배우들이 수년의 나이 터울을 극복한 레전드 커플을 탄생시켜왔다. 연기 앞에서, 그리고 사랑 앞에서 나이는 숫자일 뿐. 10년을 넘어 20년, 30년, 50년의 시간을 사이에 둔 영화 속 커플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 본문 제목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 제목 / 촬영 당시 배우들의 나이 

완다비전, 2021
엘리자베스 올슨(32)-폴 베타니(50)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대표 커플인 완다와 비전. 두 캐릭터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올슨과 폴 베타니는 18살의 나이 차이를 지녔다. 두 사람의 나이 차가 이렇게 벌어지는지 몰랐던 이들이 많았을 터. 한 해외 매체의 기자는 비전을 연기한 폴 베타니의 분장 유무가 이 커플의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폴 베타니가 분장을 하지 않고 등장한 <완다비전>을 보면 이 커플의 나이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고.

수어사이드 스쿼드, 2016
마고 로비(26)-자레드 레토(45)
현재는 헤어졌지만 한때 DCEU를 대표하는 커플이었던 할리 퀸과 조커.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이들의 러브 스토리는 짧은 분량만으로도 메인 스토리급 강렬함을 전하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놀라운 사실은 두 배우 사이 나이 차이가 무려 19살이라는 것. 작품 촬영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자레드 레토의 동안 외모가 놀라울 뿐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1997
잭 니콜슨 (60)-헬렌 헌트(34)
제멋대로 살던 소설가가 두 명의 이웃으로 인해 사랑과 우정의 따스함을 배우는 과정을 담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최악의 말 골라하길 즐기는 멜빈을 연기한 잭 니콜슨, 그에게 최대함의 상냥함을 베풀려 노력하는 웨이트리스 캐롤 역의 헬렌 헌트 사이 나이 차는 26살. 멜빈의 괴팍함 덕분에(?) 그들의 나이 차이는 로맨스에 그다지 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매직 인 더 문라이트, 2014
콜린 퍼스(54)-엠마 스톤(26)
마술사와 심령술사의 여름 로맨스를 담은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몽환적이고 신비한 달빛 아래 로맨스를 그려낸 콜린 퍼스와 엠마 스톤, 두 배우는 촬영 당시 각각 53살, 25살이었다. 최근 개봉한 <크루엘라>에서 엠마 스톤과 사제 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엠마 톰슨과 콜린 퍼스가 한 살 차이라는 점을 미뤄보면 두 배우의 나이 차이가 더 와 닿을 것. 하지만 콜린 퍼스 특유의 로맨틱함이 영화의 낭만지수를 높였음은 확실해 보인다. 

페어 러브, 2009
안성기(57)-이하나(27)
세상을 떠난 친구로부터 딸을 보살펴달라는 부탁을 받은 형만. 소소한 안부만 주고받으려 했지만 친구의 딸 남은은 어느새 그의 일상 중 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  적극적으로 마음을 내비치는 남은과 설렘과 죄책감 사이 갈팡질팡하는 형만을 조명하는 <페어 러브>는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사랑도 보편적인 사랑과 별다를 바 없다고 이야기한다. 형만과 남은의 사랑에 공감을 더한 안성기와 이하나의 든든한 연기가 돋보인 로맨스. 

써드 퍼슨, 2013
리암 니슨(61)-올리비아 와일드(29)
<써드 퍼슨>은 <크래쉬>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폴 해기스 감독의 연출작이다. 여섯 명의 인물이 한 사건에 얽히는 과정을 담는데, 그 중심에 놓인 커플 마이클과 안나를 리암 니슨과 올리비아 와일드가 연기했다. 31살의 나이 차이를 지닌 이들은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소설가와 제자로 등장한다. 

빛나는 순간, 2020
고두심(69)-지현우(36)
기네스북에 오른 해녀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다큐멘터리 PD 경훈. 서로 같은 아픔과 상실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고두심과 지현우의 커플 연기로 화제를 모은 <빛나는 순간>은 편견을 넘어선 사랑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고, 위로와 치유의 순간을 선사한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2003
빌 머레이(54)-스칼렛 요한슨(19)
각자의 일정으로 도쿄에 여행 온 밥과 샬롯. 이방인으로 가득 찬 도시에서 두 사람은 소외감을 느낀다. 우연히 마주친 바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이끌린 이들은 함께 도쿄를 누빈다. 서로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알아본 이들만이 나눌 수 있는 교감을 다룬 이 작품에서 두 캐릭터의 나이 차는 영화에 몰입감을 더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스칼렛 요한슨은 이 작품으로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스타에서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엔트랩먼트,1999
숀 코네리(69)-캐서린 제타 존스(30)
전설의 도둑 맥두겔과 보험사 직원으로 위장한 도둑 베이커. 이들의 범죄 한탕을 담은 <엔트랩먼트>는 도둑으로서 서로를 속이는 이들의 관계로부터 피어나는 긴장감, 그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힌 로맨스로 보는 이의 마음에 색다른 떨림을 전하는 작품이다. 커플로 호흡을 맞춘 숀 코네리와 캐서린 제타 존스 사이 나이 차는 무려 39살. 일부 관객 사이에선 이들의 나이 차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40여 년의 갭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배우들의 케미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야성녀 아이비, 1992
톰 스커릿(59)-드류 베리모어(17)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 한국 제목 <야성녀 아이비>는 외로움을 자유분방함으로 포장하던 아이비가 친구 쿠퍼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쿠퍼의 집에서 딸의 역할, 더 나아가 엄마의 역할까지 도맡으려던 아이비는 쿠퍼의 아버지를 유혹한다. 드류 베리모어가 부모의 욕심으로부터 비롯된 10대 시절 방황기를 정리하고 합류한 작품. 단순한 도발을 넘어 캐릭터에 입체성을 더한 드류 베리모어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해롤드와 모드, 1971
루스 고든(75)-버드 코트(23)
<해롤드와 모드>는 20대 해롤드와 80세 생일을 앞둔 할머니 모드의 사랑과 우정을 담는다. 매일 죽음을 생각하던 청년 해롤드는 자신의 삶에 활력을 선물한 할머니 모드와 사랑에 빠지고, 그 감정의 깊이만큼 성장을 이룬다. 반세기의 나이 차이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배우들의 케미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작품.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