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을 봤다면 반가울, 처음 본다면 눈에 쏙 들어오는 얼굴. 바로 <방법: 재차의>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2>으로 스크린과 방송 모두 활약하고 있는 배우 정문성이다. 수사팀장 정성준과 흉부외과 펠로우 도재학이란 전혀 다른 인물을 찰떡처럼 소화하고 있는 그는 요 근래 주목받는 뮤지컬 출신 배우 중 한 명. 배우 정문성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어느새 15년 차 배우, 그의 데뷔작은?
정문성이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대략 5∼6년 전부터다. 하지만 그도 무대 연기 경력까지 포함하면 이미 10년 넘게 활동한 베테랑 배우란 사실. 그의 데뷔작은 2007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다. 극단 학전의 대표작이자 한국형 뮤지컬의 선두주자 격인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2007년에만 <찰리 브라운>,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까지 작품 4편을 선보였다. 이듬해엔 한국 창작 뮤지컬 대표작 중 하나인 <빨래>에서 낫심 역을 맡았다. 조연 낫심으로 시작해 다음 해에 주인공 솔롱고로 낙점돼 2013년까지 출연했고, 그 인연으로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방구석 콘서트 편에서 솔롱고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문성을 둘러싼 헤드윅 유니버스?
요 근래 정문성의 출연작 중 가장 인상적인 드라마를 뽑는다면 악역 조남형으로 나온 <라이프>와 현재 시즌 2가 방영 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일 것이다. <라이프>에선 조승우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선 조정석, 유연석 등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데 정문성, 조승우, 조정석, 유연석은 모두 뮤지컬 <헤드윅>에서 헤드윅 역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헤드윅>이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내로라하는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거쳐가는 관문이라곤 하지만 두 시간 넘게 극을 이끄는 헤드윅을 했던 배우들답게 서로 연기 호흡도 뛰어난 편. 이들 중 '헤드윅 선배'를 따지자면 당연히 조승우. 조승우는 국내 초연인 2005년 공연 때 헤드윅 역을 맡은 후 스케줄이 되는 한 헤드윅 역을 꾸준히 맡았다(최근 시작할 2021년 버전도 참여한다). 조정석은 2006년부터, 정문성은 2016년부터, 유연석은 2017년에 헤드윅을 연기했다.
한 작품 두 배역, <사의 찬미>를 관통하는 정문성
뮤지컬, 연극배우라면 같은 작품에서 다른 역할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연 캐릭터를 했다가 호평받으며 다음 시즌에 주연 캐릭터로 발탁되곤 하니까. 정문성 또한 같은 작품,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었는데 이 케이스는 조금 특이하다. 바로 뮤지컬과 그걸 기반으로 한 드라마에 모두 출연하되 다른 배역을 연기했기 때문. 뮤지컬 <사의 찬미>(구 글로미데이)는 1926년 함께 몸을 던져 투신한 극작가 김우진과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문성은 2013년 초연을 제외하고 2014년부터 꾸준히 김우진 역으로 <사의 찬미>에 출연했다. 이 <사의 찬미>는 2018년에 6부작 단막극 드라마로 옮겨졌는데, 이 버전의 김우진은 이종석에게 돌아갔다. 대신 정문성은 김우진의 절친이자 같은 극단원 조명희 역으로 출연했다. 뮤지컬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사례도 적은데, 거기서 다른 배역으로라도 출연했으니 정문성이야말로 <사의 찬미>의 핵심 중 하나라 해도 좋을 듯하다.
20편 중 4편, 드라마 출연작 공유 중인 동료 배우
현재 방영 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2>를 포함해 정문성의 드라마 출연작은 딱 20편. 그중 4편에서 함께 출연한 소울메이트(?)가 있다. 바로 지금 같은 드라마에 출연 중인 정경호다. 정경호와 정문성은 2013년 <무정도시>, 2017년 <슬기로운 감빵생활>, 2020년 <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년 <슬기로운 의사생활 2>를 함께 출연했다. 물론 같이 작품을 한다고 무조건 친해지는 건 아니라 두 사람의 친분엔 물음표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정경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 사람의 셀카를 게시하고, 정문성 또한 정경호가 김대명, 유연석과 함께 전미도와 출연하는 뮤지컬을 보러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