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이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선수들의 투혼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됐다. 여기서 작은 궁금증 하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특수 상황이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극장업계는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관객 감소 요인으로 꼽는 속설이 있다. 정말 올림픽 기간 관객이 줄었을까. 도쿄 올림픽을 비롯해 최근 몇 번의 올림픽 기간 중 개봉작과 관객 변화 추이를 살펴보자.

*관객수 비교 방법(KOBIS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올림픽 개최 기간 중 첫 주말 토요일 관객수를 1)올림픽 직전 및 직후 주말 토요일 관객수 2)올림픽 1년 전과 1년 후 같은 기간 주말 토요일 관객수와 비교.


도쿄 올림픽 (2021년 7월 23일~ 8월 8일)

올림픽 개최 중 첫 토요일(30주차, 7월 31일) 총 관객수: 376,781명

올림픽 직전 토요일(7월 17일) 총 관객수: 287,503명 
올림픽 직후 토요일(8월 14일) 총 관객수: 472,842명

2020년 30주차 토요일(7월 25일) 총 관객수: 326,606명
2022년 30주차 토요일(7월 30일) 총 관객수: 통계 없음

2021년 도쿄 올림픽의 경우, 개최 직전과 폐막 직후 주말 토요일, 1년 전 같은 30주차 토요일의 관객수만 비교할 수 있었다. 올림픽이 개막하고 일주일이 지난 7월 31일, <모가디슈>의 개봉 첫 주말 토요일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올림픽이 개막하기 일주일 전인 7월 14일 관객수보다 많았다. 반면 올림픽 폐막 직후 주말 관객은 올림픽 기간보다 약 10만 명 늘었다. 다른 비교 대상으로 올림픽 기간 중 관객수는 2020년 같은 30주차인 7월 25일에 극장을 찾은 관객수보다 많았다. 7월 17일 당시 박스오피스 1위, 2위는 <블랙 위도우>와 <랑종>이었다. 2020년 당시 박스오피스 1위, 2위는 <반도>와 재개봉한 <알라딘>이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기간 관객수의 변화는 크게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코로나19 상황과의 연관이 더 중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목할 점이 있는데 7월 10일 올림픽 개막 2주 전 토요일에 527,019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7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날인데 <블랙 위도우>의 개봉 첫 주말이었다.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

감독 케이트 쇼트랜드

출연 스칼릿 조핸슨, 플로렌스 퓨, 레이첼 와이즈, 데이빗 하버

개봉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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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흥행 TOP 5

1. <블랙 위도우>(7월 7일)
2. <랑종>(7월 14일)
3. <보스 베이비 2>(7월 21일)
4. <모가디슈>(7월 28일)
5. <발신제한>(6월 23일)

리우 올림픽(2016년 8월 5일~21일)

올림픽 개최 중 첫 토요일(32주차, 2016년 8월 13일) 총 관객수: 1,705,218명

올림픽 직전 토요일(2016년 7월 30일) 총 관객수: 1,896,549명 
올림픽 직후 토요일(2016년 8월 27일) 총 관객수: 917,961

2015년 32주차 토요일(8월 8일) 총 관객수: 1,781,250명
2017년 32주차 토요일(8월 12일) 총 관객수: 1,740,837명

리우 올림픽이 한창이던 2016년 8월 13일의 국내 총 영화 관람객수는 약 170만 명이다. 올림픽 개최 전보다 약 20만 명 줄어들었고, 올림픽 폐막 이후 관객보다는 거의 두 배가량 많다. 1년 전, 1년 후 같은 32주차 토요일과 비교하면 10만 명 안쪽으로 비슷한 관객수를 기록했다. 2016년 8월 박스오피스는 <터널>과 <덕혜옹주>가 1, 2위를 차지했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눈에 띄는 개봉작이 없어 관객수는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과 32주차 박스오피스 1, 2위 영화는 <베테랑>과 <암살>, 2017년의 경우에는 <택시운전사>와 <청년경찰>이 각각 1, 2위 흥행작이었다.

<터널>
터널

감독 김성훈

출연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개봉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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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흥행 TOP 5

1. <터널>(8월 10일)
2. <덕혜옹주>(8월 3일)
3. <인천상륙작전>(7월 27일)
4. <부산행>(7월 20일)
5. <마이펫의 이중생활>(8월 3일)

런던 올림픽 (2012년 7월 27일~8월 12일)

올림픽 개최 중 첫 토요일(31주차, 2012년 8월 13일) 총 관객수: 1,382,853명

올림픽 직전 토요일(2012년 7월 21일) 총 관객수: 1,208,633명 
올림픽 직후 토요일(2012년 8월 27일) 총 관객수: 1,282,799명

2011년 31주차 토요일(8월 일) 총 관객수: 1,174,531명
2013년 31주차 토요일(8월 일) 총 관객수: 1,676,769명

런던 올림픽이 열리던 2012년 8월 13일 토요일의 관객수는 약 138만 명이었다. 올림픽 개최 전 토요일보다 약 18만 명이 더 늘어난 숫자다. 올림픽 폐막 이후와 비교해도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1년 전과 비교해도 많다. 단, 2013년 여름과 비교하면 약 30만 명 적은 관객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함께 7~8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는 <도둑들>이었다. 2013년 여름에는 어떤 영화가 있었길래 관객수의 차이가 많이 났는지 알아보자. 2013년 8월 31주차에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가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했다.

<도둑들>
도둑들

감독 최동훈

출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이신제, 증국상

개봉 201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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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흥행 TOP 5

1. <도둑들>(7월 25일)
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8월 8일)
3. <다크나이트 라이즈>(7월 19일)
4. <이웃사람>(8월 22일)
5. <새미의 어드벤쳐 2>(8월 1일)

베이징 올림픽 (2008년 8월 8일~24일)

올림픽 개최 중 첫 토요일(33주차, 2008년 8월 16일) 총 관객수: 915,769명

올림픽 직전 토요일(2008년 8월 2일) 총 관객수: 1,241,609명 
올림픽 직후 토요일(2008년 8월 30일) 총 관객수: 553,719명

2007년 33주차 토요일(8월 18일) 총 관객수: 962,340명
2009년 33주차 토요일(8월 15일) 총 관객수: 1,351,132명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2008년 자료도 살펴보자.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관객수는 올림픽 전보다 약 33만 명 적었고, 올림픽 후보다는 약 36만 명 많았다. 꽤 큰 관객수의 변화가 느껴진다. 200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5만 명 차이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고, 2009년 같은 기간 주말과 비교하면 44만 명 적은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2008년 8월에는 <다크 나이트>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단 8월 2일에 <다크 나이트>는 개봉 전이었고, <미이라 3:황제의 무덤>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관객 동원 1, 2위를 기록했다. 8월 30일의 경우, <다크 나이트>가 1위였으며 <신기전>, <맘마미아!> 등이 박스오피스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 33주차 개봉작도 궁금해진다. 2008년에 비해 훨씬 많은 관객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2009년 8월 중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는 7월 29일 개봉한 <국가대표>였다. 2위는 7월 22일 개봉한 <해운대>다.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개봉 2008.08.06. / 2020.07.0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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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흥행 TOP 5

1. <다크 나이트>(8월 6일)
2. <미이라 3: 황제의 무덤>(7월 30일)
3.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7월 17일)
4. <눈에눈 눈 이에는 이>(7월 31일)
5. <고사: 피의 중간고사>(8월 7일)

도쿄 올림픽을 지나며 올림픽과 극장의 관객수에 대한 궁금증을 확인해봤다. 이 조사 과정이 대단히 정교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 관객수 비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략적인 결론을 도출해보자. 

한마디로 올림픽, 월드컵이라는 이벤트가 과연 관객수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속설은 틀린 것 같다. 월드컵은 조사를 해보지 않았지만 올림픽의 경우 올해를 비롯해 지난 세 차례 모두 8월 극장의 성수기에 열렸으며 당시 개봉작에 따라 관객수가 결정됐다고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올림픽 개최로 인한 관객수 변화의 특별한 경향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어쩌면 올림픽, 월드컵이 극장 관객 동원에 영향을 미친다는 속설은 이제는 아주 먼 기억이 되어가는 2002년 월드컵 때 생겨난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혹은 사실 그런 속설조차 없었던 건 아닐까.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