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의 역사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역대 최고, 역대 최다, 역대 최장. 걸어가는 길마다 최초의 기록들을 세우며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콘텐츠로 남은 <오징어 게임>의 기록 쌓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미국에서 열리는 시상식 곳곳에서 '스퀴드 게임(Squid Game)'이 호명되며, <오징어 게임>은 '#SquidGame' 열풍이 한순간의 거품이 아니었음을 모두에게 증명하고 있다. 성공적인 시상식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오징어 게임> 팀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은 9월에 열리는 에미상(Emmy Award)을 정조준하고 있다. 만약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Emmy Award)에서 수상하게 된다면,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에미상(Emmy Award) 트로피를 거머쥐는 역사를 쓰게 된다. 흥분과 긴장, 설레는 마음으로 시상식 레이스를 이어오고 있는 <오징어 게임> 크루들. <오징어 게임>의 수상 현황을 정리해 봄과 동시에 시상식(뒤)에서 화제가 됐던 순간들, 말말말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제12회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 (Hollywood Music in Media Awards) - TV 프로그램/리미티드 시리즈 오리지널 스코어상 (정재일 음악감독)

제31회 고섬 어워즈 (Gotham Awards) - 최우수 신작 장편 시리즈상

제47회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People's Choice Awards) - 올해의 정주행 드라마상(The Bingeworthy Show of 2021)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Golden Globe Awards) - 남우조연상(오영수)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 (SAG Awards) 드라마 시리즈 여우주연상정호연), 드라마 시리즈 남우조연상(이정재), 스턴트 앙상블상

제26회 미국 미술감독조합상 (ADG Awards) - 1시간 분량 현대극 싱글카메라 시리즈 프로덕션 디자인상(6화: 깐부)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시상식 (Independent Spirit Awards) - TV 시리즈 남자배우상(이정재)

2021 미국영화연구소상 (AFI Awards) - 특별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Critics Choice Awards) -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이정재)

제2회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 (Critics Choice Super Awards) - 최우수 액션 시리즈, 여자배우(정호연), 남자배우상(이정재)

* <오징어 게임> 수상 현황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오징어 게임>의 수상 현황이다. 후보로 오른 대부분의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수상 순간을 이야기하자면, 골든 글로브 시상식(Golden Globe Awards)과 미국 배우조합상(SAG Awards)을 꼽을 수 있겠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Golden Globe Awards)에서 오영수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테드 래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더 모닝쇼>의 마크 듀플라스.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뜻깊다. 화제가 된 건 수상 결과뿐만이 아니었다. 서면으로 전한 오영수의 수상 소감은 아름다운 결과를 더 우아하게 빛내기 충분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입니다.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영수
미국 배우조합상(SAG Awards)서 수상한 이정재, 정호연

미국 배우조합상(SAG Awards)에선 <오징어 게임>이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정호연과 이정재가 각각 드라마 시리즈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스턴트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미국 배우조합상(SAG Awards)은 오스카 시상식의 바로 미터라고 불릴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시상식이자, 현역 배우들의 투표로 수상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른데. 그곳에서 아시아, 아니 한국 배우 두 명의 이름이 불렸다는 건 <오징어 게임>이 진정으로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기에 그 결과가 더욱 놀랍다. 배우들 역시 미국 배우조합상(SAG Awards)의 권위와 의미를 잘 알고 있었기에 본인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감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정호연은 이름이 호명된 순간부터 수상소감을 마칠 때까지 펑펑 눈물을 흘렸다. 이정재는 미국 배우조합상을 시작으로 인디펜던트 스피릿 시상식 (Independent Spirit Awards),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Critics Choice Awards),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 (Critics Choice Super Awards)에서도 트로피를 추가하며 에미상(Emmy Award)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수상도 수상이지만, <오징어 게임> 시상식 레이스 도중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할리우드 스타들과 <오징어 게임> 출연 배우들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었다. 어메이징한 투-샷, 믿기지 않는 조합의 배우들 사진이 공개될 때마다 팬들은 새삼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인기를 체감했다. 가장 화제가 된 사진들 몇 장을 정리해봤다.

정호연 & 젠데이아
<오징어 게임> 할리우드 가상 캐스팅을 할 때면 늘 새벽 역엔 젠데이아의 이름이 불리곤 했다. 그만큼 젠데이아와 정호연은 닮은 구석이 많아 보였는데, 두 사람은 패션디자이너협회(CFDA) 시상식에서 마주하며 역대급 짤을 탄생시켰다. 젠데이아는 정호연에 대해 "좋은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라며 "앞으로 직접 만나고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호연 & 메릴 스트립
시상식 레이스 중, 정호연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을 꼽는다면 아마도 메릴 스트립과 두 손을 꼭 잡은 채 사진을 찍었던 날이 아닐까. 미국영화연구소(AFI) 시상식에서 메릴 스트립과 만난 정호연은, "오늘 밤에 가장 말도 안 되는 일이 뭐였냐"는 기자의 질문에 "메릴 스트립, 메릴 스트립"이라 답하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을 정주행 했다고 밝힌 메릴 스트립은 대기실에서 정호연을 만나자마자 "살아 있는 걸 보게 되어 기쁘다"는 센스있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팬들 역시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을 가장 많이 쏟아낸 만남이다.

이정재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정재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만나며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열린 ‘LACMA 아트+필름 갈라’ 파티에 함께 참가해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더 재미있는 사실.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에는 비하인드가 있었다. 이는 파티에 함께 참가한 배우 엘 패닝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는데. 엘 패닝 말에 따르자면, 엘 패닝은 "(파티에서) 내 목표는 <오징어 게임> 출연자들과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본인과 "디카프리오의 연인 카밀라 모로네는 신난 상태였는데, 디카프리오만 너무 쿨하고 점잖게 앉아"있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다가가 '<오징어 게임> 출연자들이 왔다'"라고 알렸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러자 디카프리오가 "'여기?'하며 갑자기 흥분했고, '어디 있어?'라며 놀라 두리번댔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저 움직이게 한 <오징어 게임> 배우들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에피소드다.

이외에도 할리우드 스타들과 <오징어 게임> 출연 배우들의 사진은 공개될 때마다 팬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는 중이다.

정호연 & 산드라 오, 레이디 가가 & 김주령
자레드 레토 & 이정재, 베네딕트 컴버배치 & 박해수
엘 패닝, 정호연
마가렛 퀄리, 정호연, 앤드류 가필드, 이정재

시상식 레이스에서 마주한 무례함
물론, 시상식 레이스 내내 유쾌한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이정재와 정호연은 미국 배우조합상(SAG Awards) 시상식에서 각각 남우주연상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뜬금없이 무례한 질문과 마주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기자가 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현지 매체 '엑세스 할리우드' 기자는 두 배우를 향해 "
이제 SAG 수상자가 되셨는데 무명 시절의 무엇이 가장 그립냐"는 질문을 던졌다. 두 배우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고 생각한 기자의 황당한 질문이었다. 질문을 받자 이정재는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였고, 정호연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없다(Nothing)"고 짧은 답변을 전했다. 이와 같은 무례한 질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진행된 <오징어 게임> 미국 프로모션 행사에서 '엑스트라 TV' 기자가 이정재에게 "유명해져서 집 밖에 못 나갈 정도로 사람들이 알아볼 것 같은데, <오징어 게임> 출연 이후 변화가 있나"라는 황당무계한 질문을 던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반면, 시상식 레이스 곳곳에서 전형적인 미국 중심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스티븐 스필버그
최근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인물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이야기할 수 있다. 먼저 화제가 된 건 스티븐 스필버그가 황동혁 감독에게 상찬의 말이었다.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Critics Choice Awards)에 참가한 황동혁 감독은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만난 후일담을 털어놓았는데. 황동혁 감독은 본인의 어릴 적 우상이었던 스필버그를 만난 일화를 이야기하며, "스필버그가 <오징어 게임>을 단 3일 만에 정주행했다더라. 그러면서 너의 뇌를 훔치고 싶다고 하더라. 평생 받아본 최고의 찬사였다"며 감격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당연지사 해당 인터뷰는 "스필버그가 탐내하는 두뇌"라는 반응과 함께 화제를 모았다. 여기까진 분위기가 좋았으나. 최근 스티븐 스필버그는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발언을 하다 논란에 휩싸였다. 스필버그는 미국제작자조합(PGA) 시상식 연설에서 "<오징어 게임>은 무명 배우들(unknown actors)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 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라며 <오징어 게임>을 언급했는데. 해당 표현을 두고 국내외 언론들은 곧바로 문제를 지적했다. 이미 국내에선 톱스타 반열에 오른 이들을 '무명 배우들'이라 칭했기 때문. 앞서 현지 매체들이 이정재에게 무례한 질문을 했듯, 스티븐 스필버그의 발언 역시 미국 중심적 사고의 연장 선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오징어 게임>의 최종 목표는 에미상?
<오징어 게임> 시상식 레이스의 최종 목표는 오는 9월 열리는 에미상(Emmy Award)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징어 게임>은 '방송계의 노벨상', '방송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 불리는 에미상(Emmy Award)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현지 매체인 버라이어티는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 후보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최근엔 이정재가 에미상 후보로 지명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더해 할리우드 리포터 역시 'TV 비평가들이 에미상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 배우 명단'에 이정재의 이름이 올랐다고 공개했다. 한국 배우 중에선 유일하게 이정재만이 해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오는 9월 열리는 에미상(Emmy Award)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연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에미상(Emmy Award)에서 <오징어 게임>의 이름이 불릴 수 있을지. 계속되는 시상식 레이스와 현지 매체들의 예측 결과들을 지켜보며 <오징어 게임>의 수상 여부를 추측해 보는 수밖에 없겠다.


나우무비 에디터 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