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스타에게 무지성 사랑을 보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스타도 팬들의 사랑에 작은 보답이라도 하는 게 미덕이 됐다. 특히 SNS 같은 플랫폼은 스타들과 팬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SNS가 무조건적 의무는 아닌 만큼, 왠지 SNS를 할 법한데 사용하지 않는 스타들도 꽤 있다. 최근 SNS 삭제 의사를 밝힌 톰 홀랜드를 시작으로 SNS를 하지 않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모아봤다.
톰 홀랜드
이 시대의 '스파이더맨', 이 시대의 재간둥이 톰 홀랜드가 최근 SNS에 영상을 올리며 SNS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건강을 위해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할 것이며 어플을 아예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다름 아닌 SNS상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정신이 혼란스러웠다고. 그래서 자신은 SNS를 삭제할 예정이고 대신 10대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돕는 단체를 소개하며 "정신 건강 문제에 도움을 요청하는 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선 그의 SNS 삭제로 앞으로 스포일러(!)를 만날 수 없게 돼 아쉽다고 하기도.
베네딕트 컴버배치
'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SNS를 하지 않는다. 그는 SNS 계정을 한 번도 만든 적이 없는데, 자신에게 SNS가 도움이 될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는 SNS 활동이 자신이 소모시켜서 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건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SNS에 힘쓰기보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작품'에 에너지를 쏟고 싶다고. 그렇게 SNS를 하지 않은 덕분에 생긴 재밌는 에피소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소피 헌터와의 약혼 사실을 타임지의 '경조사란'에 발표했다. 그야말로 참 옛날 사람 같은 방식이다.
제니퍼 로렌스
예술 영화 계열과 블록버스터를 자유롭게 오가는 제니퍼 로렌스는 SNS를 하지 않는다. SNS에서 자신을 보거든, 자신일 리 없다고 경고(?)까지 했다. SNS의 시초(이자 북미에서 강세인) 트위터를 가입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SNS를 보기만 하는, 그러니까 일종의 관상용 계정은 있다고 한다. 하기야 평소에도 다른 배우들을 보고 팬심을 감추지 못하는 제니퍼 로렌스를 생각하면, 덕질용 계정이 없는 것도 이상하긴 하겠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젊고, 패셔너블하고, 쿨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그가 개인 SNS를 가지지 않은 건 유별나 보인다. 특히 패션에 관심 많은 스타라면 보통 SNS로 특별한 트렌드를 만들기도 하는데 말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SNS를 마냥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끼리 이런 식으로 교류하는 것은 이전에 없었던 놀라운 방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자신은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을 뿐이라고 답했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SNS를 할 시간에) 더 멋진 일을 할 수 있다고, SNS는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고. 이 무슨 청학동 선생님 같은 발언인가 싶은데, 크리스틴 스튜어트 본인도 다소 고리타분한 생각이란 걸 아는지 '나이 든 사람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이란 사족을 덧붙였다.
레이첼 맥아담스
러블리의 대명사 레이첼 맥아담스도 SNS를 사용하지 않는다. 레이첼 맥아담스의 일상 속 러블리함을 만나고 싶다면 아쉬울 소식이다. 그가 SNS를 가입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잘 모른다는 거고, 하나는 자기 자신을 잘 홍보할 줄 모른다는 것. 레이첼 맥아담스는 공식적인 연예 활동과 사생활을 철저히 구분하는 편이고, 촬영이나 홍보를 제외하면 미디어 노출 또한 자제하는 편이다. SNS가 급부상하던 2009년, 자신은 이런 부분에 정말 무지하다며 "TV도 없고 뉴스도 라디오로 듣는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최근에는 자신이 걸스카웃 쿠키나(해외에선 유소년 스카우트가 쿠키 방문 판매를 하곤 한다) 크리스마스 포장지도 제대로 팔지 못한다며 스스로를 잘 홍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래도 원체 인기가 많은 배우라서 가장 유명한 팬계정이 47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 팬 계정은 "레이첼 맥아담스는 SNS 계정이 없다"고 명시하며 자신을 비롯해 레이첼 맥아담스 관련 계정은 모두 본인이 아니라고 안내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올슨 & 스칼렛 요한슨
개인 계정 대신 사용 중인 계정은?
위의 스타들과 달리 SNS를 안 하는 걸로 알려졌지만 SNS에서 만날 수 있는 스타도 있다. 엘리자베스 올슨과 스칼렛 요한슨이다. 두 사람 다 SNS 계정이 없는 걸로 알려졌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개인' 계정은 없다. 두 사람 다 특정 브랜드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엘리자베스 올슨은 남편 로비 아네트와 공동 집필한 동화책 '해티 하모니'(Hattie Harmony) 시리즈 계정으로 활동한다. 이전에 개인 계정이 있었지만, 2019년 세상 모든 일을 SNS에 올려야 하나 고민하는 것이 짐이 됐다며 계정을 삭제했다. 당시 채드윅 보스만의 타계와 맞물려 올슨을 비롯해 여러 스타들이 악플에 시달렸고, 올슨 또한 이런 부분에서 고심했을 것이라는 시선이 주류 의견이다. 아무래도 이 동화책 계정은 배우로서의 자신이 아닌 작가로서의 계정인데다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계정이라 몇몇 주제에 집중할 수 있어 편하게 느끼는 듯하다.
스칼렛 요한슨도 올슨과 비슷하다. 그가 운영하는 계정은 화장품 브랜드 '디 아웃셋'(The Outset). 뷰티 경영인 케이트 포스터와 함께 운영하는 피부 트러블 관련 브랜드로 본인이 직접 모델로 상품을 사용하는 영상을 올리곤 한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늘 겪는 '미모와 몸매에만 관심 있는 시선'에 불만을 표했었던 요한슨은 이 계정을 통해 민낯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공유하며 홀가분한 심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전하고 있다. 스칼렛 요한슨은 꾸준히 소셜미디어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쳤는데, 자신의 일상을 모두 공유하는 일이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없으며, 소셜미디어의 그런 부분이 우리 스스로를 착취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
갑작스러운 계정 중지의 이유?
마지막으로 소개할 사례는 블레이크 라이블리다. 왜 '사례'라는 단어를 사용했냐 하면, 블레이크가 SNS를 접은 건 영화 홍보 바이럴이었기 때문. 2018년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갑자기 자신의 SNS 계정에서 모든 사람을 언팔로우 했다. 그래서 그에게 어떤 심정적 변화가 생겼거나, 계정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잠수'가 영화 홍보 수단이었던 것. 당시 그는 <부탁 하나만 들어줘>에서 에밀리 역으로 출연했는데, 이 에밀리가 영화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인물이었기 때문. SNS를 이용해 호기심을 확 끌어올 수 있었다. 언팔로우 당한 남편 라이언 레이놀즈는 "내가 집에서 쫓겨난다는 걸 알게 되는 끔찍한 방법"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고.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