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빈 디젤, 제이슨 모모아, 제이슨 스타뎀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보다보면 헛웃음 나지만 킬링타임만은 확실하다
★★☆
원래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상상력에는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한계가 없었다. 중력과 물리학의 법칙쯤은 간단하게 뛰어넘는 주인공들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멋들어진 액션을 위해 자동차는 하늘에서 떨어지고 화염을 가르고 나는 헬기도 떨어트린다. 여전히 확실하게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이들의 주행은 과거의 상처와 과오가 끼어드는 와중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반가운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쿠키를 놓치지 말 것.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차로 맺어진 종교”
★★★
(히어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릴레이로 등장하니) 마블-DC의 미니 동창회 같기도 하고, (<아토믹 블론드>의) 샤를리즈 테론도 있으니, 이제 존 윅 형님만 등장하면 금상첨화겠다 싶어진다. 농담이 아니라, 이 시리즈 자체가 차를 우주로 보내 버릴 정도로 우주급 스타일의 ‘뻥’으로 굴러가는 지점이 있는 세계라서 하는 말이다. 피날레로 향하는 여정에 놓인 작품인 만큼, 모을 수 있는 인물들을 최대로 모았고, 차로 할 수 있는 액션도 아낌없이 실었다. 후속편을 너무 떡 하니 예고해서일까. 절체절명의 엔딩임에도 노파심 하나 안 드는 게, 은근 웃기다. 그나저나, “차로 맺어진 종교”라니. 이 시리즈를 이보다 잘 설명한 대사가 또 있을까.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빈 디젤, 제이슨 모모아, 제이슨 스타뎀, 샤를리즈 테론, 브리 라슨, 미셸 로드리게즈, 성 강, 존 시나, 조다나 브류스터, 리타 모레노

개봉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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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삼각형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
출연 해리스 디킨슨, 찰비 딘, 우디 해럴슨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유머라는 메스를 활용한 인간 사회 해부학
★★★☆
고약한 유머라는 메스를 활용한 인간 집단행동의 모순, 사회적 딜레마, 계층 속성의 해부학. 패션 산업과 사회적 성 역할을 둘러싼 이미지 소비를 조롱하듯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초반 장면 이후에는 계층과 젠더 그리고 이데올로기까지 마구 주무르는 전복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감독의 전작들에서 장기로 발휘되던 은근한 풍자 대신 선택된 직설적 묘사들이 뾰족하다기보다 안일해 보이는 지점은 있다. 하지만 영화를 통과한 이후의 생각들이 각자의 자기 점검으로 향하게 한다는 점에서, 외스틀룬드의 화살은 여전히 날카로운 데가 있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웃다보면 서늘해지는 계급의 지도
★★★★
<슬픔의 삼각형>은 지금 우리가 탄 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현미경을 들이댄다. 인종, 성별, 성 정체성,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재료로 삼아 원초적인 농담이 난무하는 가운데 무섭도록 서늘한 계급의 지도를 완성시킨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웃긴데,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
사람 마음에 숨어있는 여러 형태의 감정 중 여리고 약한 부분을 포착해서 다독이는 연출가가 있는가 하면, 지질하고 위선적인 면모를 콕 집어서 대차게 까발리는 데 도가 튼 연출가가 있다. 루벤 외스틀룬드는 명백히 후자다. 산사태와 함께 뭉개진 가장의 권위를 익살맞게 비틀었던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예술의 양면성과 지식인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한 <더 스퀘어>에 이어 <슬픔의 삼각형>에선 계층과 인종, 정치, 돈, 젠더 등이 지닌 어떤 선입견을 (의미 그대로의) 구토와 배설을 통해 사정없이 걸러낸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가사.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이 영화에서 배가 기울어질 때, 진짜 기울어지는 건 계급이다. 후반부는 유인원과 인간의 위치가 전복됐던 <혹성탈출>의 블랙코미디 버전 같기도. 영화 볼 때 팝콘은 비추천이다.

슬픔의 삼각형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

출연 우디 해럴슨, 해리스 딕킨슨, 찰비 딘 크릭, 돌리 드 레옹, 즐라트코 버릭, 비키 베를린

개봉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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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야 바른 말이지
김소형, 박동훈, 송현주, 윤성호, 최하나, 한인미
출연 김경일, 양현민, 김소형, 김우겸, 정승길, 조윤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잘 꿰어진 구슬들
★★★☆
프롤로그 포함 총 6편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 하나의 신, 하나의 장소, 두 사람의 대화 그리고 하루 6시간의 촬영이라는 공통된 조건 속에서, 다양한 테마의 단편들이 묶여 ‘바른 말’을 한다.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겨냥한다는 점에선 탄탄한 완결성을 지니는 프로젝트. 옴니버스 영화의 경우 종종 쳐지거나 약한 에피소드가 있기 마련인데, <말이야 바른 말이지>의 라인업은 어느 한 편 빠지지 않고 텐션을 유지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촌철살인 옴니버스의 유쾌한 화법
★★★☆
한국 사회를 겨냥한 여섯 감독의 ‘뼈 때리는’ 농담 릴레이가 펼쳐진다. 이 옴니버스 영화의 제목처럼 여섯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옳다고 믿는 자기 생각을 서슴없이 말한다. 에피소드마다 각자의 이슈를 놓고 설전을 펼치는 대화극 안에 차별과 혐오가 일상화된 우리 사회의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동문제와 동물권을 대하는 태도, 지역과 거주지 차별, 남성 혐오 등 시의적절한 소재를 코미디에 재기발랄하게 녹여낸 감독들의 연출력이 고른 재미를 선사한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감독 김소형, 박동훈, 최하나, 송현주, 한인미, 윤성호

출연 김경일, 양현민, 김우겸, 김소형, 정승길, 조윤서, 신사랑, 오경화, 서벽준, 정유연, 김준석, 이태경

개봉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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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스파이더스
감독 이넌 샴페니어
출연 스테파니아 오웬, 릴리 테일러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믿음의 관계
★★★☆
서로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 주던 모녀 사이가 틀어진다. 착실하게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모범생 딸은 엄마의 편집증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고민에 빠진다. 자신의 병을 인정할 수 없는 엄마와,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에 아픈 엄마의 존재를 받아들여야 하는 딸의 이야기가 차분하게 전개된다. ‘정신 장애’를 다루는 만큼 두 인물이 겪는 감정의 회오리를 펼쳐 보일 수도 있을 텐데, 감독은 극적 기교보다 모녀 관계를 견고하게 그리는 데 집중하고 성공을 거둔다. 그 덕분에 캐릭터도, 영화도, 관객과 신뢰도 무너지지 않는다.  모녀를 연기한 릴리 테일러와 스테파니아 오웬의 단단한 연기가 이음새를 채운다. 

페이퍼 스파이더스

감독 이넌 샴페니어

출연 릴리 테일러, 스테파니아 오웬, 페이튼 리스트, 이안 넬슨

개봉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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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엄마
감독 이호경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
★★★
어린 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들은 말기 암 환자들이다. 이호경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교회오빠>(2019)에 이어 암이라는 병으로 시련을 겪는 평범한 가족의 소중한 시간을 기록했다. 엄마, 아빠라는 이름을 지닌 이들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아들과 딸을 위해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감독은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과 인터뷰에서 숭고한 사랑을 보고 깨우치게 한다.  

울지마 엄마

감독 이호경

출연

개봉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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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신: 바람의 아이
감독 신창섭
출연 심규혁, 민아, 권성혁, 황창영, 시영준, 김보영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제주와 로봇이 만났을 때
★★★
제주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은 있었지만, 본격 로봇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다. 제주 신화와 거대 로봇이 만나 신선한 조합을 이룬다. 제주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으로 꼽기에 손색없는 작품이다. 제주 신화에서 바람과 바다의 여신인 영등할망과 제주의 전통문화 돌하르방의 기원을 다루면서 타임 슬립, 역사물, 로봇과 해양 액션 등 SF 판타지 블록버스터에 걸맞은 볼거리를 펼친다. 로봇 애니메이션의 공식을 따르기에 장르가 주는 새로움보다는 소재의 신선함, 돌하르방 로봇 캐릭터 등 야심 찬 시도에 더 눈길이 간다. 

거신: 바람의 아이

감독 신창섭

출연 심규혁, 민아, 권성혁, 황창영, 시영준, 김보영

개봉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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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나라의 소녀
감독 쿠보 유타로, 마이야 사토미
출연 후쿠야마 준, 타카하시 리에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누군가에게 빛이 된다는 것
★★★☆
아름다운 다크 판타지 애니메이션. 나가베 작가의 동명 원작 만화가 지닌 우화 같은 분위기와 개성을 고스란히 살렸다. 안쪽과 바깥으로 나뉜 두 나라, 함께할 수 없는 두 세계에서 두 사람의 특별한 만남이 시작된다. 닿으면 저주에 걸리는 괴물 선생님과 소녀의 이야기는 흔치 않은 강렬한 서정을 체험하게 한다.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캐릭터와 작화에 집중한 연출은 한 폭의 그림처럼 서서히 스며드는 감동을 준다. 어둠 속 빛과 같은 작품이다.

바깥 나라의 소녀

감독 쿠보 유타로, 마이야 사토미

출연 후쿠야마 쥰, 타카하시 리에

개봉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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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리틀 슈퍼맨 샘샘 
감독 탕기 드 케멜
출연 아이삭 로베-레벨, 리오르 샤바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꼬마 히어로는 언제나 반갑지!
★★★
EBS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시리즈 <샘샘은 꼬마 슈퍼맨>이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꼬마 히어로 샘샘은 신분을 숨긴 화성 공주와 친구가 되어 우주를 지킨다. 알록달록 풍부한 색감과 유니크한 캐릭터 디자인이 돋보이는 프랑스 애니메이션으로 아동뿐 아니라 성인 관객도 주의 깊게 볼 만한 작화 퀄리티를 갖췄다. 주인공 샘샘이 슈퍼 히어로 가족이어서 픽사 대표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다름을 인정하는 메시지도 유익하고 우울 덩어리 괴물 캐릭터가 이 작품만의 통통 튀는 개성을 드러낸다. 

극장판 리틀 슈퍼맨 샘샘

감독 탕기 드 케멜

출연

개봉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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