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 대전의 포문을 열어젖힐 <부산행>이 7월 12일(화) 언론에 첫 공개됐다. 좀비와 재난이라는 장르 영화로서의 특수성으로 무장한, 그러면서도 상업성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에너지가 돋보이는 <부산행>을 처음 본 기자, 평론가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권력관계를 이야기할 때
위보다는 밑에 있는 사람들의
권력 다툼을
이야기하길 좋아했다.
일상적인 사람들의 드라마를
다루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
종말이라는 주제를 다룰 때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 연상호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을 만들게 된 계기를 "물질적 풍요 이후에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무엇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씨네21> 1063호 인터뷰 중)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래서 <부산행>에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른의 고민, 현실 문제를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장치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본 기자, 평론가들도 영화의 메시지에 우선 주목했다.
한국 당대 사회의 불안과 공포,
히스테리를
예리한 시선으로 응축시키되,
이 지옥도를 한 순간도 영화적 유희나
스펙터클로 전락시키지 않는
연상호 식 윤리극.
<부산행>을 보면 연상호 감독이
이 사회에 속한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어떤 문제의식과
지향점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직설 화법으로 관철시킨,
근래 아주 드물게 호기로운
대중상업영화.
https://twitter.com/lonelycity
내 기대보다 사실적이고 슬프다.
세월호, 삼풍백화점, 광주
에 대해 미안해하는
연상호감독이 느껴진다.
https://twitter.com/kinoph3
좀비가 쫓아오는 아비규환의 열차 안.
진짜 무서운 건 좀비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사회의 일원이다.
악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한점 티없는
이기심의 발로.
- 씨네21 이화정 기자
'부산행'은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좀비 영화를 만날 수 있구나!'라는
생각만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특히 국가와 안전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의 한국 관객에게
제대로 어필할 요소가 아닐까 싶다.
- '메트로서울' 장병호 기자
<부산행>은 좀비의 습격을 피해 살아남은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영화다. 철저하게 장르의 속성과 공식을 따라가야 재미있는 영화라는 말이다. 그래서 영화의 대중적 재미에 주목한 의견도 많다.
좀비라는 생소한 소재를 이용해
영화를 만든다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
좀비들의 동작이 굉장히
불규칙적이다.
합을 맞춰도 항상 몸에
경련이 있고
팔이 꺾인 채로 덤비니까
액션을 받는 입장에서
쉽지 않더라
- 공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상당히 대중적이다.
당신이 그간 좀비영화에서
아직 보지 못한 액션이
남아있다는 데 놀랄 것이다.
전반적으로 액션의 완성도나 창의력이 뛰어나다.
주인공과 딸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의 드라마가
다소 헐거워서 부분적으로 개연성에
문제를 느낄 수 있다.
굳이 한국형이라는 수사를
붙이지 않더라도
향후 좀비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 가운데
계속 거론되고 인용될만한 영화다.
- 작가 허지웅
좀비영화로서 철저하게 생존에
키워드를 맞춘 채
부산까지 내달린다.
솔직히 보면서 질투가 날 정도로
재미나게 잘 만들었다.
https://twitter.com/cinexpress
부산행. 가족,이 과다하지만
좀비블록버스터의
필요악이라고 본다.
좀비 애호가들이 보기에도
그럴듯한 좀비와의 사투가 이어지고,
결정적 순간에
이기적 인간이 분노를
솟구치게 한다.
적절하게 재미있다.
- 문화평론가 김봉석
<부산행> 좀비가 엄청 파워풀하다.
그리고 그걸 잡아먹는 마동석의 파워.
김수안은 장르 영화에도
넘 잘 어울린다.
공간 변화 따라 스테이지 진행되는
공략이 재미있고 꼭 들어가야 할
좀비 캐릭터 다양하게 등장.
초반에 KTX 비좁은 공간 활용도 재미있다.
https://twitter.com/opticrom
연상호 영화 중 가장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예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죽긴 하지만
인간들의 끔찍함이
상대적으로 덜하죠.
김의성이 양복 입은
한국 중년 남자가 갈 수 있는
추함의 극한을 보여주긴 하지만.
아주 심한 신체 손상 장면은
나오지 않고 비교적 편하게
보실 수 있으실 듯.
아, 화면비율은 비스타.
https://twitter.com/djuna01
<부산행>은 <28일 후>와
<월드워Z>를
연상시키는 유사 좀비를
비좁고 긴 열차칸에 가둠으로써
장르적 클리셰를 극복하고
뛰어난 컨벤션의 사례라는
지위를 성취했다.
윤리적으로도 엄격하고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올해의 성취.
훌륭한 연출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배우들의 활약상 덕분에
캐릭터가 죽어나갈 때마다
손가락을 잘라내는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기관차처럼
밀고 나가는 마동석의 존재감은 단연 으뜸.
https://twitter.com/kharismania
두 시간 내내 가슴 졸이고
눈물 삼키고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관객 눈물 뽑으려는 대목에서
"이래도 안 울래?" 하는 과도한 음악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공유에게
너무 감정이입이 된 터라 막판에
기어이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다.
딸 가진 아빠의 마음.
좀비물이지만 전 연령대에
어필할 만한 영화.
https://twitter.com/westminia
하지만 상대적으로 장르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부산행>의 노골적인 메시지, 그러니까 한국 관객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여지는 여러 장치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의견도 있었다.
지금까지 한 악역 다 합친 것 보다 비호감급 캐릭터다.
- 김의성
좀비영화도 한국패치를 입으니
숙연해지는구나.
좀비는 우스꽝스럽고 액션은
유치해지고
메시지는 노골적이고..
인상적인 비주얼도 없고
액션이라고는
마동석의 주먹질 몇번이 전부..
이게 정말 대중적인 것인지 난 모르겠다.
https://twitter.com/kkocine_k
원래 좀비는 메타포 덫이지만...
이 영화의 좀비들은 늘 한국적인
무언가의 상징으로 나오죠.
시위대, 군부 쿠데타, 월드컵 관중들 기타등등
캐릭터들은 기능적이에요.
대부분 문장 두 개로 설명될 수
있을 정도.
더 복잡할 필요도 없죠.
https://twitter.com/djuna01
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