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모를 무서운 강사
정확히 따지자면, 처음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나이는 12살입니다. 강사의 목소리나 생김새는 기억할 수 없으나 뚜렷하게 남아있는 기억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린 경기입니다. 두 명씩 출발하여 누가 더 빠른지 겨루는 간단한 게임인데, 강사는 느린 아이를 호명하며 "더 빨리, 더 빨리"를 외쳐 아이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 자유형은 가장 고단한 영법이어서 자유형 경기 날이면 강사에 대한 원망과 두려움이 커졌습니다. <4등>의 광수가 준호에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그를 닮았습니다. 물론 준호처럼 토할 때까지 한 적은 없습니다. 강사에 관한 기억은 이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