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선 올림픽이 개최돼 수많은 국가들이 모였고, 극장가엔 <패딩턴>, <겨울왕국의 무민>, <명탐정 코난: 감벽의 관> 등 국적이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였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귀여운 캐릭터’에 이어 국가별 대표 캐릭터들의 열전이다.

패딩턴 2

감독 폴 킹

출연 벤 위쇼, 휴 그랜트, 브렌단 글리슨, 줄리 월터스, 짐 브로드벤트, 피터 카팔디, 샐리 호킨스, 휴 보네빌, 사무엘 조슬린, 매들린 해리스

개봉 2017 영국,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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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의 무민

감독 이라 카르페란, 야쿱 론스키

출연 빌 스카스가드, 알리시아 비칸데르, 스텔란 스카스가드

개봉 2017 핀란드, 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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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 감벽의 관

감독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출연 김선혜, 강수진, 이현진, 이용신, 이정구

개봉 200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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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 캐릭터는?

처음부터 말문이 막힌다. 미국에는 디즈니와 픽사, 니켈로디언, 카툰 네트워크 등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즐비하다. 언급한 제작사의 캐릭터에서만 골라도 미키마우스, 디즈니 프린세스, 부(<몬스터 주식회사>), 우디와 버즈(<토이 스토리>), 기쁨이와 슬픔이(<인사이드 아웃>), 스펀지밥, 스쿠비 두 등등이 있다. 거기에 미국의 대표 만화 <피너츠>의 스누피, <가필드>의 가필드, 톰과 제리 등등이 있다. 20년 넘게 방영 중인 <심슨 가족>도 빼놓을 수 없다. 한창 대세에 오른 미니언즈도 포함해야겠다. 일단 간략하게나마 추리고 추린 후보들을 만나보자.

디즈니 - 미키마우스, 엘사(<겨울왕국>)
픽사-우디·버즈(<토이 스토리>), 설리반·마이크(<몬스터 주식회사>), 슬픔이(<인사이드 아웃>)
드림웍스-투슬리스(<드래곤 길들이기>), 마다카스가의 펭귄
일루미네이션-미니언즈(<슈퍼배드>)
스누피 (<피너츠>)
니켈로디언-스펀지밥, 도라(<도라도라 영어나라>), 앨빈과 슈퍼밴드
호머 심슨 (<심슨 가족>)
해즈브로-<마이 리틀 포니>, <트랜스포머>

대충만 해도 이 정도 되겠다. 지금도 현역인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했지만, 미키마우스는 워낙 상징적인 존재여서 제외할 수가 없다. 미디어 제국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이지 않은가. 미키마우스가 가진 의미는 ‘디즈니 대표 캐릭터’ 정도라고 해도, 결국 그 디즈니가 지금 마블과 픽사, 폭스까지 점령했다. 설명하다 보니 이미 결정난 듯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이상의 미국의 대표 캐릭터는 없는 것 같다.

미국 대표
미키마우스

영국 대표 캐릭터는?
<텔레토비>

문화 강국이란 말이 어울리는 영국도 대표 캐릭터가 산더미다. 앨리스, 셜록, 해리 포터, 메리 포핀스처럼 소설 기반 ‘사람’을 제외해도 텔레토비, <토마스와 친구들>, ‘아드만 스튜디오’의 <월레스와 그로밋>, <뚝딱뚝딱 밥 아저씨>, 월리, 피터 래빗 등이 있다. 물론 이번에 찾아온 패딩턴도 영국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다. 모바일 분야로 일찌감치 진출한 <토킹 프렌즈>의 톰도 있다. 

토마스
월레스와 그로밋, 밥

월리, 피터 래빗
패딩턴, 톰

문제는 여기서 대표 캐릭터라고 할 막강한 친구가 있느냐다. 토마스는 <앤트맨>에도 특별출연(!)했고, 텔레토비는 전 세계 아이들의 우상이고, 월레스와 그로밋은 ‘숀 더 쉽’과 함께 영화 팬이라면 고개를 끄덕거릴 인지도를 가졌다. 피터 래빗은 이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최고참으로 1902년에 첫 공개됐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인지도로 봤을 때, <토마스와 친구들>이 압도적으로 상품 가치가 높다고 하니 대표 캐릭터는 토마스로 낙점.

영국 대표
토마스
아차상 - 위니 더 푸. 원작은 영국이지만 디즈니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졌다.

프랑스-벨기에 대표 캐릭터는?

프랑스는 프랑스어권인 벨기에와 만화 문화를 공유하는 편이라 유명 캐릭터도 비슷하다. 딱 떠오르는 프랑스 캐릭터는 아스테릭스. 1952년 첫 연재를 시작해 영화로도 제작되고 국내에도 번역 발간됐다. 이에 못지않게 유명한 캐릭터는 틴틴, 일명 땡땡이다. <틴틴: 유니콘 호의 비밀>이란 모션 캡처 3D 애니메이션도 나올 만큼 두터운 팬덤을 가진 작품이다. 

여기에 벨기에 캐릭터 <스머프>가 가세한다면? 승자는 확실해 보인다. 공산주의 만화니, 인종차별 만화니 말이 많다지만 지금도 “랄라라 랄랄라~ 랄라랄랄라~”하고 멜로디를 부르면 다 알 정도로 보편적인 캐릭터다. 영화화된 적도 있고 국내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에서도 여전히 방송 중이라 하니, 더 가릴 필요 없을 것이다.

프랑스-벨기에 대표
스머프

핀란드 대표 캐릭터는?

핀란드엔 뭐가 있을까? 자일리톨 말고 국내에서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무민이 바로 핀란드 출신이다. 작가 토베 얀손이 스웨덴계 핀란드인이니 북유럽 대표 캐릭터라 해도 좋을 듯하다. 무민은 북유럽 설화의 트롤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인데, 최초의 코가 길었던 디자인이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의 동글동글한 느낌으로 변했다. 절대로 하마가 아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핀란드 캐릭터가 또 있다. <앵그리버드>의 캐릭터들은 핀란드의 게임 회사 로비오 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스마트폰 게임 1세대인 <앵그리버드>에 등장한다. 홍관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레드는 2010년부터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지금은 애니메이션, 레고, 코믹스 등으로 미디어믹스되고 있다. 다만 2014년 이후 그 파급력이 눈에 띄게 떨어져 지금 당장 대표 캐릭터로 보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핀란드 대표
무민
아차상 - 산타클로스. 핀란드의 산타 마을이 유명하지만, 모티브가 된 인물은 동로마 제국 출신이고 현재 국적은 캐나다로 등록돼 있다.

네덜란드 대표
미피

네덜란드 대표 캐릭터는 환갑 맞은 토끼, 미피다. 입이 X 자로 그려진 이 토끼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네덜란드의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딕 브루너가 발간한 아동 그림책의 주인공으로 실제 이름은 '작은 토끼'와 '솜사탕처럼 뭉실한 모습'을 표현한 '네인티여 플라위스'라고 한다.

미피

체코 대표
패트와 매트

누가 패트이고 무가 매트인지 분간하라면 굉장히 어려운 패트와 매트는 체코에서 제작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다. 말을 하지 않고 표정만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에피소드의 대부분이 사고 치는 내용이라 따로 번역 없이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1976년에 첫 등장해 지금까지도 에피소드가 제작되고 있는, 장수 시리즈이자 캐릭터다.

<패트와 매트>

스위스 대표
핑구

핑구는 스위스와 영국 합작 애니메이션 <꼬마 펭귄 핑구>의 주인공이다. 말을 하지만 어차피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라 <패트와 매트>처럼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다.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에 과장된 동작과 익살스러운 사운드,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해 현재는 일본에서 CG로 제작한 에피소드들이 공개 중이다. 

<꼬마 펭귄 핑구>

일본 대표 캐릭터는?

마지막으로 미국만큼 대표 캐릭터를 고르기 어려운 일본이다. 애니메이션, 만화 강국이라 아톰, 짱구, 도라에몽, 루피(<원피스>), 손오공(<드래곤볼>), 테츠오(<아키라>), 나루토 등등 떠오르는 캐릭터는 많지만 막상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미디어믹스의 대표주자인 <포켓몬스터>의 피카츄가 대표 캐릭터에 훨씬 잘 어울린다.

<포켓몬스터>의 피카츄


하지만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 캐릭터 상품 수익으로 본 일본 대표 캐릭터는 ‘헬로 키티’다. 산리오 사에서 1974년 출시한 캐릭터로 일본의 어떤 캐릭터도 헬로 키티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판권 가치가 약 20조 원으로 추정되고, 본격적인 애니메이션이나 미디어 믹스 없이 오직 캐릭터 하나로 성공했으니 대표 캐릭터로서 손색없다.

일본 대표
헬로 키티
키티

에디터가 선정한 국가대표 캐릭터는 이렇다. 에디터의 주관적인 의견이기도 하니, 혹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캐릭터를 향한 에디터의 애정이라고 여겨주면 좋겠다. 한국 대표 캐릭터는 선정하기가 어려워서 제외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도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성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