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출연한 배우 김태우, 예지원, 개그맨 황현희 등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국민민박집사장님이 된 이상순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남자주인공인 이능룡과 언급한 이들을 인지도라는 면에서 비교하면 그렇다.

<설마 그럴리가 없어>대한민국 최초로 개그맨과 사귀다 차인 여배우윤소(최윤소)와 음악을 하는 능룡(이능룡)의 은근슬쩍 로맨스를 담은 영화다. 영화는 현실과 많이 닮아있다. 두 주인공의 실제 직업도 그렇고, 두 배우의 극중 캐릭터 역시도 실제 그럴 것처럼 자연스럽다.
 
영화음악 작업의뢰를 받은 능룡은 화면 속 여배우 윤소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윤소 역시 친한 선배 상순(이상순)의 노래를 들으며 이름 모를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빠져드는데... 라는 줄거리를 읽고 있으면 설마 그럴 리가 없다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조성규 감독은 설마 그럴 리가 없는 영화를 아기자기한 연출로 풀어간다. 등장하는 캐릭터들 역시 소박하고 마치 옆에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평범한 인물들이다. 이능룡을 남자주인공으로 정하고 그의 일상을 담는 것만으로 감독의 연출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이능룡이란 존재를 아는 일반 대중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제는 해체를 선언한) 언니네 이발관의 기타리스트로 오래 활동했지만, 언니네 이발관의 얼굴은 누가 뭐래도 리더 이석원이다. 이능룡은 오랜 시간 그저 묵묵히 이석원의 옆에서 그를 보좌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소중하다. 언니네 이발관의 기타리스트가 아닌 음악가 이능룡의 독자적인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업물이기 때문이다. 영화 사운드트랙 전부를 이능룡이 전담했고, 영화에서도 실제처럼 윤소가 출연하는 영화의 삽입곡으로도 몇 차례 등장한다. 처음 언니네 이발관에 가입했을 때 전임자 정바비(가을방학)와 비교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을 채워왔다.
 
짧은 소품 같은 8곡이 전부지만 이능룡의 색깔을 알기엔 충분하다. 자신의 포지션을 살린 기타 위주의 곡들이 앨범을 주도한다. 무엇보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이상순과 임주연이 함께 부른 동명의 타이틀곡 설마 그럴 리가 없어는 언네네 이발관과는 또 다른 기타 팝/모던 록 트랙이다. 또 영화에서의 연기처럼 전문적이진 않지만 풋풋한 느낌을 주는 이상순의 목소리를 듣는 재미도 있다.

이런 재미는 영화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능룡, 이상순, 임주연처럼 실제 음악을 하는 이들을 영화에서 찾는 재미가 있다. 백현진(어어부 프로젝트, 방백)과 몬구(몽구스)는 꽤 높은 비중으로 출연하고, 또 정중엽(장기하와 얼굴들), 링구(몽구스)가 연주하는 장면도 영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의 등장만큼 자연스럽게 음악은 영화에서 흘러나온다.
 
이능룡의 연기가 영화에서 뛰어났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극중에서, 또 영화음악에서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이제 해산을 선언해 더 이상 볼 수 없는 언니네 이발관을 대신해 이능룡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했던 작업이었다. 또 하나, 이능룡의 기타 연주는 봄날과 잘 어울린다. 푸릇푸릇 딱 설레기 좋은 계절에 듣기 좋은 음악이다.

이상순&임주연 설마 그럴리가 없어
설마 그럴리가 없어

감독 조성규

출연 최윤소, 이능룡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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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