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표범의 발톱을 꺾은 주인공은 초거대 로봇이었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이 마침내 5주간 주말 박스오피스의 왕좌를 지키던 <블랙 팬서>를 끌어내린 주인공이 되었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예상 스코어가 2000만 달러로 알려지면서, <블랙 팬서>가 기적처럼 다시 한번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퍼식픽 림: 업라이징>이 예상과는 달리 2800만 달러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블랙 팬서>를 밀어내게 되었다. 물론 전작인 <퍼시픽 림>의 오프닝 스코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성적인 데다가, 다음 주 개봉을 앞둔 스티븐 스필버그 <레디 플레이어 원>의 개봉 성적이 4000만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는 현지 예측에 따라 ‘1주 천하’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록 왕좌에서 물러났지만, <블랙 팬서>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MCU는 물론, 역대 히어로 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둔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또한 역대 북미 흥행 차트와 월드와이드 흥행 차트에서도 거침없이 순위를 올리고 있는 중이어서 왕좌에서 내려온 것이 전혀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다. 3월 4주차 박스오피스 톱10에는 <퍼시픽 림: 업라이징>을 제외하고 세 편의 신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7년 만에 등장한 <노미오와 줄리엣>의 속편 <노미오와 줄리엣: 셜록 놈즈>, 사도 바울의 이야기를 담은 <바울, 어포슬 오브 크라이스트>, <태양의 노래>를 리메이크 한 <미드나잇 선>이 그 주인공들인데, 전부 성적이 신통치 못하거나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면서 가슴 아픈 신고식을 치렀다.

[34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14,959,481/$129,937,573]


3월 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퍼시픽 림: 업라이징
Pacific Rim: Uprising
(New)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6% / 관객 5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4
상영관 수: 3,708
주말 수익: $28,116,535
북미 누적 수익: $28,116,53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50,516,535
제작비: $15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퍼시픽 림: 업라이징>이 말그대로 반란(uprising)을 일으키면서 <블랙 팬서>의 왕위를 빼앗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러모로 북미에서만큼은 입지가 불안하다. 우선 오프닝 성적을 살펴보면, 전작 <퍼시픽 림>은 북미 박스오피스 개봉 스코어 5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3위로 박스오피스에 진입했다. 속편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개봉 주말 성적은 2800만 달러, 전작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현지에서 예상했던 오프닝 스코어 2000만 달러보다는 높은 기록이지만, 무려 15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초대형 블록버스터의 예상 오프닝 성적이 2000만 달러에 불과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퍼시픽 림>덕후로 잘 알려진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덕심’이 듬뿍 묻어나는 작품이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80미터에 육박하는 로봇들이 괴물들과 묵직한 전투를 펼친다는 설정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같은 기존 로봇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분명 색다른 아이디어였다. 비록 북미 흥행은 제작비 19000만 달러에 못 미치고 최종 스코어 1180만 달러로 마무리되었지만, 해외 박스오피스에서 3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최종 월드와이드 스코어 41100만 달러로 체면 유지에는 성공했다.
 
델 토로 감독은 속편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메가폰을 쥐지는 않았지만 제작에 참여하면서 시리즈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델 토로가 제작자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전작에 열광했던 팬들은 묵직하고 어두운 액션을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했겠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전작에 비해 영화가 가벼워지면서 델 토로 스타일이 사라진 것이었다.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이유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더 있겠지만, 뼈를 내어주고 살을 챙기고 만 스티븐 S. 드나이트 감독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큰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다음 주 개봉을 앞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4000만 달러를 넘는 개봉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현지 예상이 있어 간신히 차지한 1위 자리가 위태로워 보인다.
 
긍정적인 측면은 이 영화 시리즈가 해외, 특히 중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퍼시픽 림>은 중국에서만 11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업라이징> 역시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개봉 스코어 6500만 달러, 월드와이드 누적 122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라 결국 흥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

감독 스티븐 S. 드나이트

출연 존 보예가, 스콧 이스트우드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2
블랙 팬서
Black Panther
(↓1)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7% / 관객 7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8
상영관 수: 3,370 (-464)
주말 수익: $17,099,618 (-35.8%)
북미 누적 수익: $631,357,854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239,238,714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게 선두자리를 빼앗겼지만, 여전한 강세를 보이는 <블랙 팬서>2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지난주보다 약 36% 감소한 1700만 달러를 주말 간 벌어들이면서 북미 누적 63100만 달러, 월드와이드 누적 12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블랙 팬서>는 북미 누적 63000만 달러 고지를 넘으면서 <어벤져스>를 누르고 역대 MCU 랭킹은 물론, 슈퍼 히어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역대 북미 흥행 순위 역시 껑충 올랐다. <어벤져스><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넘어 5위를 기록 중인 <블랙 팬서>의 앞을 지키는 것은 <쥬라기 월드><타이타닉>, 두 작품 모두 65000만 달러 선의 북미 누적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을 뛰어넘고 3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무난해 보이지만, 2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북미에서만 76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아바타>가 굳건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기적적으로 <아바타>를 이긴다고 한들, 93600만 달러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지키고 있는 역대 북미 흥행 1위 자리를 넘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블랙 팬서>는 월드와이드 흥행 차트에서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아이언맨 3>을 밀어내고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0위와 11위에 자리한 같은 식구 <겨울왕국> <미녀와 야수>는 제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시간의 주름>의 흥행 참패로 미간에 주름이 잡혔을 디즈니지만, 여전히 치고 나가는 <블랙 팬서> 뒤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기다리고 있다. 개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어떤 괴물 같은 성적을 낼지 기대가 된다.

블랙 팬서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채드윅 보스만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3
아이 캔 온리 이매진
I Can Only Imagine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7% / 관객 9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29
상영관 수: 2,253 (+624)
주말 수익: $13,604,521 (-20.5%)
북미 누적 수익: $38,084,01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8,084,012
제작비: $7,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블랙 팬서>의 성적 보고 놀란 가슴, <아이 캔 온리 이매진> 보고도 놀랐다. 유명 CCM의 탄생 과정을 그린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이 지난주와 똑같이 3위를 차지하는 호성적을 거두었다. 주말 동안 1360만 달러를 벌어들인 이 영화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3800만 달러, 이미 제작비 700만 달러의 5배 이상을 벌어들인 상태다. 부활절이 낀 다음 주 박스오피스에서 이 영화가 또 어떤 기적을 발휘할지 궁금해진다.

아이 캔 온리 이매진

감독 앤드류 어윈, 존 어윈

출연 브로디 로즈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4
노미오와 줄리엣: 셜록 놈즈
Sherlock Gnomes
(New)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9% / 관객 4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1
상영관 수: 3,662
주말 수익: $10,604,774
북미 누적 수익: $10,604,774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5,204,774
제작비: $59,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파라마운트의 신작 애니메이션 <노미오와 줄리엣: 셜록 놈즈>가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하며 4위로 주말 박스오피스에 진입했다. 7년 전 개봉한 애니메이션 <노미오와 줄리엣>의 속편인 <노미오와 줄리엣: 셜록 놈즈>는 정원에서 사라지는 장식품들을 찾기 위한 땅 요정 탐정 셜록 놈즈의 여정을 그린다. 현지 예상보다 약 500만 달러 적은 1060만 달러를 주말 동안 벌어들였으며, 현재 월드와이드 누적 스코어는 약 1500만 달러다. 에밀리 블런트, 제임스 맥어보이, 조니 뎁의 목소리 출연과 더불어 전작이 개봉 주말 2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을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노미오와 줄리엣: 셜록 놈즈

감독 존 스티븐슨

출연 조니 뎁, 에밀리 블런트, 제임스 맥어보이, 매기 스미스, 마이클 케인, 치웨텔 에지오포, 스테판 머천트, 메리 제이 블라이즈

개봉 2018 미국, 영국

상세보기

5
툼레이더
Tomb Raider
(↓3)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0% / 관객 6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8
상영관 수: 3,854
주말 수익: $10,102,616 (-57.3%)
북미 누적 수익: $41,420,724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11,120,724
제작비: $94,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북미 관객들이 새로운 라라 크로프트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알리시아 비칸데르 주연 <툼레이더>가 세 계단 떨어진 5위를 차지하며 땅 요정들보다도 낮은 순위에 앉게 되었다. <툼레이더>는 지난주와 상영관 수가 같지만 지난주 흥행 성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툼레이더>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4140만 달러에 불과하나 의외로 해외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현재 월드와이드 누적 스코어 211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속편을 제작하겠다는 암시를 대놓고 이번 영화에 집어넣었는데, 북미 흥행이 물 건너간 지금으로서는 해외 흥행에 따라 속편 제작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툼레이더

감독 로아 우다우그

출연 알리시아 비칸데르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6
시간의 주름
A Wrinkle in Time
(↓2)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1% / 관객 3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3,423 (-557)
주말 수익: $8,215,492 (-49.5%)
북미 누적 수익: $74,058,09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88,249,613
제작비: $10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디즈니의 아픈 손가락 <시간의 주름> 역시 박스오피스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6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시간의 주름>은 지난주의 절반 정도인 820만 달러를 거두면서 북미 누적 스코어 7400만 달러, 월드와이드 누적 스코어는 88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해외 개봉이 전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 반등의 불씨가 작게나마 남아있는 상태지만, 올해 디즈니 라인업 중 가장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작품으로 남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간의 주름

감독 에바 두버네이

출연 오프라 윈프리, 리즈 위더스푼, 스톰 레이드, 크리스 파인, 자흐 갈리피아나키스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7
러브, 사이먼
Love, Simon
(↓2)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1% / 관객 9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3
상영관 수: 2,434 (+32)
주말 수익: $7,607,451 (-35.3%)
북미 누적 수익: $23,503,05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3,503,052
제작비: $17,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10대 게이 소년의 유쾌한 성장기가 담긴 <러브, 사이먼>이 주말 동안 76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7위를 차지했다. 개봉 2주차에 북미 누적 스코어 2350만 달러를 기록한 <러브, 사이먼>은 관객과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지만, 물 밀리듯 쏟아지는 신작과 굳건한 상위권 작품들 사이에서 제대로 날개 한번 펼치지 못하고 조만간 톱10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러브, 사이먼

감독 그렉 버랜티

출연 닉 로빈슨, 알렉산드라 쉽, 로건 밀러, 캐서린 랭포드, 조쉬 더하멜, 제니퍼 가너, 콜튼 하인즈, 마일즈 헤이저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8
바울, 어포슬 오브 크라이스트
Paul, Apostle of Christ
(New)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5% / 관객 9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8
상영관 수: 1,473
주말 수익: $5,172,585
북미 누적 수익: $5,172,58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172,585
제작비: $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부활절 연휴를 노린 또 하나의 종교 영화 <바울, 어포슬 오브 크라이스트>가 신통치 못한 성적을 거두며 8위로 주말 박스오피스에 첫 선을 보였다. 기독교의 사상적 토대를 다진 것으로 잘 알려진 사도 바울과 그의 주치의 루카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의 주말 성적은 517만 달러다.

바울, 어포슬 오브 크라이스트

감독 앤드류 하얏트

출연 제임스 폴크너, 제임스 카비젤

개봉 2018

상세보기

9
게임 나잇
Game Night
(↓3)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2% / 관객 8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6
상영관 수: 1,866 (-820)
주말 수익: $4,131,191 (-26.3%)
북미 누적 수익: $60,784,726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94,984,726
제작비: $37,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게임 나잇>이 지난주보다 세 계단 떨어진 9위로 주말을 매듭지었다. 상위권 열 개 작품 중 상영관이 가장 많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성적은 고작 26% 감소한 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6070만 달러,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은 약 95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게임 나잇

감독 존 프란시스 데일리, 조나단 골드스틴

출연 레이첼 맥아담스, 제이슨 베이트먼, 제시 플레먼스, 카일 챈들러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10
미드나잇 선
Midnight Sun
(New)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1% / 관객 5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9
상영관 수: 2,173
주말 수익: $4,003,993
북미 누적 수익: $4,003,99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6,261,055
제작비: $N/A
상영기간: 1주 (3일)

2006년에 개봉한 일본 작품 <태양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미드나잇 선>이 주말 동안 4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태양의 노래>는 할리우드 리메이크 이전에 일본 드라마와 한국 뮤지컬로도 제작되었을 정도로 대중에게 인지도가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번에 개봉한 <미드나잇 선>“1997년쯤 방영된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드는 영화다. 돈 주고는 안 보겠다는 이야기다와 같은 혹평을 듣고 있는 중이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아들 패트릭 슈워제네거가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 이외에는 크게 이목을 끌지 못한 작품이다.

미드나잇 선

감독 스콧 스피어

출연 벨라 손, 패트릭 슈왈제네거

개봉 2018 미국

상세보기

띵양 / 에그테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