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데드풀 2> 라이언 레이놀즈가 방한을 확정하며 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반면 할리우드는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팬들에게 기쁨과 우려를 안기는 사건은 계속됐다. 나탈리 포트먼이 정치적 이유로 유대인 노벨상인 제네시스 상 시상식 참석을 거부하며 논란이 됐고, 조지 밀러 감독과 워너브러더스의 불화 때문에 <매드 맥스> 후속편이 제작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DC의 <블랙호크>로 코믹스 영화에 도전하고, 캐시 얀이 DC <할리퀸> 솔로 영화 감독으로 확정되며 아시아계 여성 감독 최초로 슈퍼히어로 영화를 연출하게 됐다. 그 외에도 제임스 카메론, 에반 레이첼 우드 등이 주목할 만한 발언을 남겼다. 한 주 간의 말들을 정리했다.


<어벤져스>에 피로감을 느끼길 바란다
- 제임스 카메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지난 몇 년간 범람한 슈퍼히어로 영화에 사람들이 피로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케이블채널 AM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AMC 비저너리스: 제임스 카메론의 SF 이야기>(AMC Visionaries: James Cameron’s Story of Science Fiction)의 홍보 인터뷰에서 카메론은 슈퍼히어로 영화가 최근 SF 장르를 대표하는 형태가 된 것에 우려를 표했다. 자신이 슈퍼히어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SF 장르는 가족은 없고 힘만 넘치는 사내들이 두 시간 동안 아슬아슬한 전투를 벌이면서 도시를 파괴하는 것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카메론 감독은 <터미네이터>, <아바타> 를 통해 상업 SF 블록버스터의 성공을 일궜고, 평범한 사람들이 위기를 헤쳐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리며 찬사를 받았다. 그의 파격적 발언에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는데, ‘일리 있는 주장이라는 옹호 의견도 있지만 아무도 원하지 않는 <터미네이터><아바타> 속편을 만드는 감독이 할 이야기는 아니다라는 비판도 있다.


톰 홀랜드에게는 정말로 가짜 대본을 써줬다
- 조 루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감독)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를 촬영하며 배우들이 가짜 대본을 받은 이야기는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된 사실이다. 내용 유출 방지를 위한 조치였지만, 그중에서도 감독과 제작진이 특별히 신경 쓴 사람이 있다. 바로 스파이더맨톰 홀랜드다. 조 루소 감독은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톰 홀랜드에게는 정말 가짜 대본을 줘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톰이 예전에 몇 번 스포일러를 흘린 바람에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다라고 밝혔다. 톰 홀랜드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로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에 합류한 후 지금까지 스포일러의 제왕이라 불릴 만큼 비밀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서 홀랜드는 <인피니티 워> 촬영 때 아무도 내가 지금 어떤 장면을 찍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촬영할 땐 혼자 (CG작업을 위해 쓰이는) 테니스공을 상대할 때도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 조슈 브롤린,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레미 레너, 스칼렛 요한슨, 톰 홀랜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 에반스, 폴 러드, 마크 러팔로, 안소니 마키, 톰 히들스턴, 기네스 팰트로, 폴 베타니, 돈 치들, 카렌 길런, 채드윅 보스만, 폼 클레멘티에프, 데이브 바티스타, 세바스찬 스탠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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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출연하고 싶다
- 린다 카터 (<원더우먼> TV 시리즈 주연)

1975년부터 1959년까지 방영한 TV 시리즈 <원더 우먼>은 지금 우리의 인상에 강렬하게 남은 캐릭터를 정립했다. TV 시리즈의 주연이자 오리지널 원더우먼으로 사랑받는 린다 카터가 최근 <원더 우먼> 영화에 합류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카터는 자신이 <원더 우먼 2> 합류를 위해 패티 젠킨스 감독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자신은 정말 하고 싶지만, 합류 여부는 결국 감독과 워너브러더스에 달린 것”이라 말했다. 린다 카터가 갤 가돗과 함께 스크린에 등장한다면 <원더 우먼> 팬들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출연료를 동등하게 받은 적 없다. 단 한 번도
- 에반 레이첼 우드

HBO SF 시리즈 <웨스트월드>는 인간의 욕망과 상상력의 극단을 허용하는 테마파크를 배경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존재와 관계를 탐구한다. 이 드라마의 얼굴은 단연 에반 레이첼 우드가 맡은 호스트 돌로리스일 것이다. 하지만 우드는 함께 일하는 남자 배우들만큼 출연료를 받지는 못했다. 최근 HBO는 동등 출연료 실현을 위해 조정에 들어갔는데, 그 정책 변화의 첫 번째 수혜자는 <웨스트월드>의 두 주역 에반 레이첼 우드와 탠디 뉴튼이 되었다. 두 사람은 이미 촬영이 끝난 시즌 2까지는 이미 책정된 출연료를 지급받지만, 시즌 3부터 앤서니 홉킨스, 에드 해리스, 제프리 라이트와 같은 출연료를 지급받는다. 우드는 ‘더 랩’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남자 배우와 출연료를 동등하게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최근 몇 년간 출연료 때문에 프로젝트 몇 개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경력이 긴 앤서니 홉킨스, 에드 해리스니까 자신보다 많이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똑같이 열심히 일한 만큼 똑같이 받는 것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스트월드 : 인공지능의 역습

감독 조나단 놀란

출연 에반 레이첼 우드, 제임스 마스던, 잉그리드 볼소 베르달, 안소니 홉킨스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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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용 키스’는 자레드 레토에게 배웠다
- 클레어 데인즈

TV 속 애정 표현은 절묘한 카메라워크와 배우들의 계산된 몸짓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키스신의 경우 간단한 트릭으로하지 않아도 한 것처럼표현할 수 있다. 클레어 데인즈는 20여 년 전 <마이 소 콜드 라이프>라는 성장드라마를 찍으며 키스신 트릭을 배웠다. 최근 <하워드 스턴 쇼>에서 당시 대본에 있던 안젤라가 조단의 얼굴에 키스한다라는 지문을 이해하지 못해 왜 얼굴에 키스해요?”라고 되물었다고 말했다. 결국 상대역인 자레드 레토가 데인즈에게 지문의 내용을 가르쳐 줬다. 당시 데인즈는 14, 레토는 21살이었다. 데인즈는 “나이 차이가 많은 자레드 레토와 친하진 않았지만, 현장에서 언제나 자신을 오빠처럼 보호해준 것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아서 사람들과 멀어지게 됐다
- 수잔 서랜든

수잔 서랜든은 자유롭고 과감한 캐릭터 해석과 연기를 선보이는 명배우이자, 각종 정치적 사안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서랜든은 할리우드의 주류 의견보다 더 급진적인 입장을 취해왔는데, 특히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면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를 지지하지 않았다. 서랜든은 최근 ‘EW’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과 멀어졌다”라며, “자신이 할리우드 산업계의 의견과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을 ‘매우 개인적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다”고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은 건 개인적 감정 때문이 아니라 클린턴의 정책과 행동, 정치 후원금의 출처 같은 내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겨울달 / 에그테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