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각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탑건 2>가 제작되고 있다. 무려 30여 년 전 1986년 개봉(이하 북미 기준)한 그 <탑 건>의 속편이다. 당시 매버릭 대위를 연기한 톰 크루즈가 출연한다. 최근 할리우드에는 추억의 영화 속편(혹은 리부트)을 제작하는 경향이 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그랬고 <블레이드 러너 2049>, <프로메테우스>도 그렇다. <아바타>, <터미네이터> 시리즈 속편도 마찬가지. 2004년 개봉한 픽사 애니에니션 <인크레더블>의 속편 <인크레더블 2>도 7월 개봉 예정이다. 또, 지금 극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도 과거 시리즈를 계승한 결과물이다. 공포영화의 고전 <할로윈>도 속편을 준비 중이다. 그래서, 이와 비슷하게 속편이 나오면 좋을 추억의 영화들을 생각해봤다. 속편 제목은 임의로 붙였다.

- 탑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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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니 스콧
출연 톰 크루즈, 켈리 맥길리스
개봉 1986 미국
- 탑 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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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출연 톰 크루즈
개봉 2019 미국
<E.T. 2: 다시 만난 엘리어트>
<E.T.>(이하 <이티>, 1982)의 속편은 제작될 가능성이 없다. 그럼에도 이 추억이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2005년 무렵 <이티>의 속편 소식이 나온 적이 있다. 당시 6살의 나이로 <이티>에 출연했던 드류 베리모어가 출연한다고 전해졌다. 드류 베리모어는 “속편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티>의 속편이 나온다면 1편의 오리지널 감성이 사라진다”고 본 것 같다. 그럼에도 속편을 상상해보면 이렇다. 이티가 40여 년이 지나 어른이 된 엘리어트(헨리 토마스)를 찾아온다는 내용이면 크게 무리가 없겠다.

- 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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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헨리 토마스, 피터 코요테, 로버트 맥노튼, 드류 베리모어, 디 월리스
개봉 1982 미국
<글래디에이터 2: 살아 돌아온 막스무스>
<글래디에터>(2000) 역시 <이티>처럼 속편 제작 소식이 있었다. 2017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글래디에터> 속편을 스튜디오와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자신의 예전 영화의속편을 제작한 적이 있으니 가능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글레디에이터>에서 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주인공 막스무스 캐릭터다. 막스무스는 <글레디에이터>에서 사망했기 때문이다. 막스무스 없는 <글래디에이터>가 무슨 의미냐.

- 글래디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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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러셀 크로우, 호아킨 피닉스, 코니 닐슨, 올리버 리드, 리처드 해리스
개봉 2000 미국, 영국
<인셉션 2: 림보>
그 팽이 아직도 돌고 있을까? 이른바 열린 결말의 <인셉션>(2010)은 속편을 만들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어떤 이야기도 가능할 것 같다. <인셉션>을 제작한 워너브러더스가 속편을 원한다는 소문이 있었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속편은 없다”고 못 박았다. 만약 놀란 감독이 마음을 고쳐 먹고 속편을 제작하게 된다면 <인셉션>에 출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셉 고든 레빗, 마리옹 꼬띠아르, 톰 하디 등 주요 배우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니 배우들의 섭외와 스케줄 조절이 관건일 듯하다.

- 인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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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와타나베 켄, 조셉 고든 레빗, 마리옹 꼬띠아르, 엘렌 페이지, 톰 하디
개봉 2010 미국, 영국
<가위손 2: 눈이 오지 않는 마을>
팀 버튼이 자신 특유의 기괴하고 특이한 세계를 다시 보면 좋겠다. 물론 <가위손>(1990)은 팀 버튼 뿐만 아니라 조니 뎁과 위노나 라이더의 영화이기도 하다. 만약 <가위손 2>가 만들어진다면 여전히 젊은 에드워드(조니 뎁)가 주인공이 될 것이다. 중년이 된 킴(위노라 라이더)과 에드워드가 재회하는 내용이면 괜찮을 것 같다. 참고로 <가위손>에서는 손녀에게 에드워드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할머니가 킴이었다. 킴은 “마을에 내리는 눈이 에드워드가 만든 것이고, 그 눈이 에드워드가 존재하는 증거”라고 말한다.

- 가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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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위노나 라이더, 다이앤 위스트, 안소니 마이클 홀, 케시 베이커, 로버트 올리버리
개봉 1990 미국
<유주얼 서스펙트 2: 카이저 소제>
충격적 반전! <유주얼 서스펙트>(1995)는 영화사의 역대급 반전 영화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의 충격은 꽤 크다. 속편이 제작된다면 반전의 주인공 카이제 소제(케빈 스페이시)에 집중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 경찰들이 카이저 소제를 쫓는 과정도 그릴 수 있겠다. 문제는 성범죄로 나락에 떨어진 케빈 스페이시다. 그를 대신할 배우가 있을지 모르겠다.

- 유주얼 서스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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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스티븐 볼드윈, 가브리엘 번
개봉 1995 미국, 독일
<콘스탄틴 2: 희생의 결과>
키아누 리브스의 <콘스탄틴>(2005)은 속편이 개발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와 네이버 영화에도 해당 페이지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속편 소식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콘스탄틴>은 TV시리즈로 제작되긴 했다. 시청률은 좋지 않았다. 키아누 리브스의 <콘스탄틴 2>는 정말 볼 수 없는 것인가. 그의 출연이 확정된 상황도 아니다. 현재 키아누 리브스는 <존 윅> 시리즈로 바쁘긴 하다.

- 콘스탄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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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키아누 리브스
개봉 2005 미국
<원티드: 웨슬리의 이중생활>
<콘스탄틴>과 비슷하게 케이블 채널에서 우연히 보게 되면 끝까지 보게 되는 영화가 <원티드>(2008)다. 속편에 대한 부분도 <윈티드>와 <콘스탄틴>이 비슷한 상황이다. 속편 제작 발표가 이뤄졌고 IMDb에는 속편에 대한 간략한 스토리라인도 공개돼 있다. 지금은? 진행상황이 미궁에 빠졌다. 폭스 역의 안젤리나 졸리는 속편 얘기가 나온 2011년부터 출연을 거절했고, 웨슬리 역의 제임스 맥어보이는 출연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다시 한번 휘어서 날아가는 총알을 보고 싶다.

-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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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모건 프리먼, 안젤리나 졸리
개봉 2008 미국, 독일
<레옹 2: 마틸다>
마틸다(나탈리 포트만)는 어른이 됐다. <레옹>(1994)의 속편이라면 당연히 마틸다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겠다. 마틸다가 과거에 레옹(장 르노)이 그랬듯이 어린 소녀 혹은 소년을 보호해주는 컨셉이라면 너무 고리타분할까. 마틸다가 여전히 단발머리와 초커(목걸이) 복장이면 좀 이상하긴 하겠다. 참고로 <와사비>라는 장 르노 주연의 영화가 국내에서 <레옹> 속편이라는 식으로 홍보하고 국내 개봉한 적이 있다.

- 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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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개봉 1994 프랑스, 미국
<디파티드 2: 혼돈의 시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디파티드>(2006)는 홍콩영화 <무간도>가 원작이다. <무간도>는 시리즈가 3편까지 이어졌다. 한국판 <무간도>라고 할 수 있는 <신세계>도 속편 제작이 진행 중이다. 2012년 무렵 스콜세지 감독은 <디파티드>의 속편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었는데 무산된 적이 있다. <디파티드>의 속편이 나온다면 <무간도>, <신세계>의 경우처럼 프리퀄이 되려나.

- 디파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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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 마크 월버그
개봉 2006 미국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 2: 툰의 귀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실사+애니메이션 영화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1988)는 매우 독특한 영화였다. 개봉연도를 감안하면 엄청난 기술력의 집약체이기도 하다. 필름누아르 풍의 이 영화는 디즈니 만화 캐릭터들이 카툰 형식으로 등장하지만 어린이를 위한 영화는 아니다.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 역시 속편이 추진된 적이 있다. 1편을 연출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제작자로 참여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관심을 보였지만 무산됐다. 참고로 탐정 에디 발리언트 역의 밥 호스킨스는 2014년 사망했다.

-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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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밥 호스킨스, 크리스토퍼 로이드, 조안나 캐시디
개봉 1988 미국
속편 제작을 바라는 추억의 영화 10편을 꼽아봤다. 쓰고 보니 속편이 나오지 않는 것이 그 영화의 가치를 높이는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성공한 속편은 여간해서는 쉽지 않은 법이니까.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