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에서 이효리 부부의 동네 주민으로 잠시 등장했는데, 실거주지가 제주도인가. 주변에서 부러워하겠다.
(이)효리는 옆 동네 사는 친구다. 평소에는 제주도에 있다가 작품할 때만 올라온다. 알고 보면 제주도 생활도 힘들다. (웃음)
당시 방송을 보면서 굉장히 오랜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도리화가>(2015) 이후 공백이 있다가,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7년의 밤> 개봉을 시작으로 활발한 연기 활동을 보여줬다. 2년 좀 넘는 공백기를 어떻게 보냈나. 연기에 대한 고민도 분명히 있었을 테고.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나름 알차게 개인적인 일을 하면서 생각도 많이 하면서 잘 보냈다. 큰딸이 지금 5살인데, 육아에 전념했다. 때마침 적절하게 잘 쉰 거 같다. 애가 더 크면 이렇게 쉬면 안 되겠지만. (웃음)
결혼하고 아기를 키워보니 어떻던가.
<해피 투게더>를 촬영하면서 총각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들더라. 영화에서 하늘이 내 자식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거의 친자식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애잔한 마음을 갖게 되지 않나. 그런 감정이 절로 대입이 됐다. 그래서 촬영하다가 눈물도 많이 흘렸다. 가령 어린 하늘에게 아빠의 편지를 보여주면서 “아빠가 지금은 바빠서, 하늘이가 훌륭한 연주자가 되면 금방 돌아오신다고 했으니까 일단 아저씨랑 같이 나가자”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촬영 전부터 눈물이 났다. 감독님이랑 상의하면서 실제 촬영 들어가면 울지 말자고 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클럽에서 직접 공연하는 장면 등 색소포니스트로서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을 위해 연습을 꽤 했겠다.
<도리화가> 때도 악기를 다뤘다. 당시 이종필 감독님이 찾아왔을 때 이건 최소 1~2년은 트레이닝해야 하는 작품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러면 국립국악원에 있는 사람을 캐스팅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라. 듣고 보니 또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 소리북 연습에 들어간 후 선생님에게 이 정도 기간에 악기를 배우면 실제 촬영 들어가면 제대로 나올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더라. 그냥 죽어라 하는 수밖에 없었다. <도리화가> 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악기 다루는 영화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색소폰을 불어야 하는 <해피 투게더>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어쩔 수 없이 또…. (웃음) 이번에도 똑같이 악기 선생님에게 여쭤봤더니, 연습하면 할 수 있다더라. 석달 좀 안 되는 기간 내내 틈나는 대로 죽어라 색소폰을 불었다. 얼추 느낌은 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