웥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신작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세상 속으로>가 개봉했다. 웥트 디즈니 컴퍼니, 일명 ‘디즈니’는 1926년 설립 이후 다채로운 작품을 제작하며 애니메이션의 판도를 주도했다. 이번주 무비 비하인드는 월트 디즈니 덕분에 생긴, 혹은 유명해진 네 단어를 정리해봤다.
풀 애니메이션
Full animation
풀 애니메이션은 풀 프레임 애니메이션을 뜻한다. 즉, 애니메이션을 필름으로 촬영한 영화처럼 1초당 24프레임으로 작업하는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을 의미한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움직임 하나하나를 전부 손으로 그려야 하는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이 풀 애니메이션은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이었다. 1936년 디즈니가 제작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는 세계 최초 극장용 풀 컬러, 풀 애니메이션이었다.
풀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의 움직임을 매끄럽게 묘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월트 디즈니는 이 방식을 도입해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다가오는, 우리 현실에 있을 법한 아름다운 세계를 그릴 수 있었다. 다만 1초에 24프레임, 간단히 말해 1초에 24장의 작화가 필요하기에 돈은 물론이고 노동자가 많아야 가능한 방식이었다. 월트 디즈니는 과거 풀 애니메이션 기법을 유지하고자 해외 하청을 저임금으로 동원해 노동착취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부연설명하자면, 풀 애니메이션에 반대되는 개념은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이다. 24프레임보다 적은 프레임, 평균 16프레임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뜻한다.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은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이 위주였고, 지금도 컨셉에 따라 의도적으로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효과를 내기도 한다. 움직임이 투박한 대신 더 역동적으로 느껴져 이 방식을 선호하는 관객들도 많다. 풀 애니메이션,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모두 작화를 손으로 그리는 셀 애니메이션 기법이다. 3D CGI 애니메이션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테마파크
Theme park
테마 파크는 하나의 주제를 가진 놀이공원을 이르는 말이다. 디즈니랜드가 테마파크의 대표적인 예지만, 최초의 테마파크는 아니다. 1946년 인디애나 주 산타 클로스의 ‘산타 클로스 랜드’(현재 홀리데이 월드&스플래신 사파리), 1949년 뉴욕 주 윌밍튼의 ‘산타스 워크숍’이 1955년 ‘디즈니랜드’보다 먼저 개장했다. 하지만 디즈니랜드는 입장객을 구경꾼으로 만드는 전시형 테마 파크가 아닌, 캐릭터 상품과 스토리가 있는 놀이기구를 포함한 놀이공원형 테마파크를 선보여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다.
그 결과 디즈니랜드는 현재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테마파크이자 디즈니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로 자리 잡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도쿄), 중국(상하이), 홍콩, 프랑스(파리) 등에서 개장했다. 디즈니랜드의 성공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유니버설 파크 앤 리조트’(1964년)를 비롯한 테마 파크의 초석이 됐다.
디즈니 르네상스
Disney Renaissance
르네상스는 14세기 후반 유럽의 예술사조가 급격히 변한 시기를 의미한다. 종교적인 색채가 옅어지고 인간 중심적 예술관이 태동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라파엘로 산치오 등이 활동한 시기다.
그런데 디즈니 르네상스라니? 디즈니 르네상스는 르네상스가 인류 역사상 미학적인 성취가 가장 꽃피운 시절이었던 것에서 따온 단어다. 월트 디즈니가 침체기를 극복하고 정점에 올랐던 시기를 뜻하며 작품으로는 <인어공주>부터 <타잔>까지, 연도로는 1990년대를 의미한다.
지금도 ‘디즈니’ 하면 떠오르는 명작들이 이 시기에 나왔다. 대표작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킹>. 이중 <미녀와 야수>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오르고,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북미 수입 1억 달러를 돌파했다. <라이온킹> 역시 디즈니 2D 애니메이션 중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이다. 괜히 ‘르네상스‘란 단어가 붙는 게 아니다.
이 시기를 이끈 인물은 제프리 카첸버그. 그의 디즈니 회장 취임부터 디즈니 퇴사까지가 디즈니 르네상스와 정확히 일치한다. 카첸버그는 훗날 스티븐 스필버그와 데이비드 게펜과 함께 드림웍스를 창설했다. 2010년 <라푼젤>을 시작으로 디즈니의 폭발적인 성장과 애니메이션 작품의 성공을 이르는 ‘디즈니 리바이벌’이란 단어도 있다.
디즈니 프린세스
Disney Princess
미키 마우스와 함께 디즈니를 대표하는 캐릭터 상품은 바로 디즈니 프린세스다. 디즈니 프린스도 있긴 하지만 인지도에서 크게 차이 나 구색 맞추기처럼 느껴진다. 디즈니 프린세스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이후 제작된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중 공주, 여왕, 지도자 위치에 있는 이들을 모은 프랜차이즈다. 때문에 <주먹왕 랄프 2>에 등장하는 디즈니 여성 캐릭터가 전부 디즈니 프린세스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디즈니에서 공식 발표한 디즈니 프린세스는 (작품 개봉 순으로) 백설공주(<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신데렐라(<신데렐라>), 오로라(<잠자는 숲 속의 미녀>), 에리얼(<인어공주>), 벨(<미녀와 야수>), 자스민(<알라딘>), 포카혼타스(<포카혼타스>), 파 뮬란(<뮬란>), 티아나(<공주와 개구리>), 라푼젤, 메리다(<메리다와 마법의 숲>) 총 11명이다. 백설공주부터 자스민까지는 오리지널 프린세스, 혹은 최초의 6인이라고 부른다. 포카혼타스부터는 뉴 웨이브 프린세스로 분류된다. 프린세스 라인업에 포함된 캐릭터는 디즈니랜드에서 대관식을 열어 디즈니 프린세스의 합류를 알린다. <겨울왕국>의 안나, 엘사 자매는 디즈니 프린세스로 오해받지만, 대관식도 진행된 적 없고 공식적으로 프린세스 대열에 합류하진 않았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