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왕 중 가장 많이 영화화(드라마화) 된 인물은 누굴까. 언뜻 떠오르는 인물은 정조, 그리고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 이야기는 스테디셀러다. 올해에만 두 편의 세종대왕 소재 영화가 개봉한다. 역대 세종대왕 연기한 배우들의 면면을 모았다. 배우들의 연령대도 다양하고, 창작자들이 취사선택한 세종의 면들도 다양하다.


2019

<나랏말싸미>

세종대왕 역 - 송강호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 창제 시기였던 세종의 마지막 8년을 담는다. 한글 창제와 관련된 여러 설 중 불경을 기록한 문자인 범어(산스크리트어)가 훈민정음과 관련됐다는 설을 주요 모티프로 삼았다. 그 과정에서 신미 스님(박해일)의 역할을 주목한다. 영화는 위인 세종대왕 개인의 업적보다 신미 스님 등 여러 스님들, 소헌왕후, 궁녀들 등 모두의 업적을 다룬다. 국민 배우 송강호가 <사도>의 영조에 이어 조선시대 왕을 또 한 번 연기한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

세종 역 - 한석규

올해 또 한편의 세종대왕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한석규가 다시 한 번 세종 역을 맡았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세종과 자격루 등을 만들었던 조선의 과학자이자 기술자였던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둘이 함께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하였으나 한순간 역사 속에 사라진 장영실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6

<장영실>

세종 이도 역 - 김상경

김상경도 세종대왕 역을 두 번 연기한 배우다. 다른 점은 전작 <대왕 세종>이 세종의 일대기에 집중했다면 <장영실>은 장영실이 주인공인 드라마라는 것이다. (<장영실>은 김상경뿐 아니라 <대왕 세종>에서 태종으로 출연했던 김영철이 그대로 태종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2015

<퐁당퐁당 LOVE>

이도 역 - 윤두준

<퐁당퐁당 LOVE>는 MBC에서 제작한 2부작 단막 드라마로 동시기 웹드라마 형태로 함께 공개됐다. 수험생 여주인공이 비가 오던 수능 날 우연히 물웅덩이를 통해 조선시대로 떨어져 세종 이도(윤두준)를 만나는 내용. 드라마는 현대적인 관점을 적절히 섞은 가볍고 귀여운 연출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윤두준은 휴대폰, 나침반 등 여주인공이 가져온 현대 문물에 호기심을 보이며 발명의 힌트를 얻기도 하며 풋풋한 사랑도 키워가는 잘생긴 젊은 왕으로 등장. 인터넷소설남주형 세종대왕을 만들었다. 윤두준은 진중함과 귀여움을 오가며 찰떡으로 캐릭터를 소화했다.

<육룡이 나르샤>

충녕대군 이도 (훗날의 조선 4대 왕 세종) 역 - 남다름

<육룡이 나르샤>는 최종회에서 작가의 전작인 <뿌리깊은 나무>와 연결성을 보여주며 프리퀄 형태로 마무리됐다. 연결 고리로 이도의 어린 시절의 모습이 잠깐 등장했는데 이방원(유아인)의 아역을 맡았던 남다름이 어린 이도로 재등장한 것이다. 잘 자란 아역 배우 남다름의 앳된 시절을 볼 수 있다.


2012

<나는 왕이로소이다>

충녕대군 / 덕칠 역 - 주지훈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세종 대왕이 세자 책봉을 받고 즉위식에 오르기까지 석 달 사이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영화 초반부에 충녕을 권력엔 관심 없고 엉덩이에 종기 날 정도로 책만 읽는 온실 속 화초로 묘사한다. 충녕은 세자가 되라는 말에 가출하고 만다. 궁 밖에서 백성들의 삶과 부대끼며 왕의 자질을 익혀가는 동안 우연히 궁에 들어온 노비 덕칠이 충녕 흉내를 낸다. 왕자와 거지 모티프의 판타지 사극이다. 주지훈은 연약한 세자와 행동파 노비의 1인 2역 연기를 능청스럽게 선보였다.


2011

<뿌리깊은 나무>

이도 역 - 한석규 / 젊은 이도 역 - 송중기

대중이 가장 좋아하는 세종대왕 버전은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가 아닐까 싶다. 한석규가 그린 세종은 욕지거리를 서슴없이 섞어 쓰지만 말빨과 위엄을 잃지 않는, 동시에 친근한 매력까지 겸비한 인물이었다. 극 초반부 트라우마와 콤플렉스를 딛고 성장하는 젊은 이도를 맡은 송중기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었다. <뿌리깊은 나무>는 한글 창제 과정에서 이도와 그에 대항하는 비밀조직 밀본의 갈등이 주요 스토리로 하였으며 세종이 백성의 나은 삶을 위해 고뇌하는 과정도 함께 그렸다.

<인수대비>

세종 역 - 전무송

전무송은 <인수대비>에서 초반부 잠깐 특별출연했다. 계보를 따져보면 인수대비는 세조의 며느리다. 세조는 조선 4대 왕 세종의 아들이다. 이 연관 관계로 잠깐 등장한 것. 드라마는 5대 문종 시대부터 연산군 시기, 여성 신분으로 최고 권력자가 되고자 했던 야망을 지녔던 소혜왕후(인수대비)의 삶을 다룬 드라마다.


2008

<대왕 세종>

세종 역 - 김상경 / 소년 세종 역 - 이현우

<대왕 세종>은 기존의 KBS스러운 정통 사극에 비해 살짝 퓨전 사극의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였다. 고증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세종의 일대기와 업적을 나름 스토리와 잘 엮어 소개한 드라마였다. 김상경은 완벽하게 뛰어난 모습이 아니라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가는 세종을 맡았다. 아역으로는 여러 사극에서 아역 배우 경력이 많은 이현우가 맡았었다.

<신기전>

세종 역 - 안성기

<신기전> 역시 팩션 사극이었다. 조선에서 실재했던 로켓 화포 신기전을 서양보다 300년 앞서 개발한 세종. 장영실과 일구어낸 천문학 발명품이나 훈민정음이 아닌 잘 안 알려진 발명품 신기전에 주목한 것이 새롭지만 역시 이 영화도 고증 오류 논란을 피하진 못했다. 세종 역은 안성기가 연기했다. 의외로 분량은 적었지만 원체 대표자, 지도자 역할을 많이 맡아 신뢰감 주는 이미지를 갖고 있던 배우라 인간적인 세종의 면모를 잘 표현했다는 평이다.


1990년대와 그 이전에도 세종은 많았다.

1960~90년대 세종대왕을 연기했던 배우들은 사진으로 간략 소개한다.

1998

<왕과 비>

세종 역 - 송재호


1996

<용의 눈물>

세종 역 - 안재모


1983

<뿌리깊은 나무>

세종 이도 역 - 한인수


1978

<세종대왕>

세종대왕 역 - 신성일


1964

<세종대왕>

세종대왕 역 - 최남현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