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전투가 시작된다. 한여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4편의 한국영화를 소개한다. 이른바 ‘여름 극장가 빅4’에 해당하는 작품들이다. 국내 주요 배급사의 작품 4편이기도 하다. 어떤 영화가 이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자.


<나랏말싸미>

나랏말싸미

감독 조철현 출연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개봉 7월 24일 상영시간 110분 등급 전체관람가 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시놉시스

모든 신하들의 반대에 무릅쓰고,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세종의 마지막 8년. 나라의 가장 고귀한 임금 세종(송강호)과 가장 천한 신분 스님 신미(박해일)가 만나 백성을 위해 뜻을 모아 나라의 글자를 만들기 시작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

씨네플레이가 생각하는 관전 포인트

1. 세종을 연기하는 송강호

세종을 연기한 배우 가운데 대중들의 기억 속에 가장 또렷한 배우는 한석규다. 2011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석규는 세종을 연기했다.

2. 한글창제의 비밀?

많은 이들이 훈민정음을 세종이 집현전의 학자와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나랏말싸미>는 이 역사를 뒤집는 전략을 구사한다. 박해일이 연기하는 스님 신미가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3. 감독 조철현

조철현 감독은 제작자 출신이다. <나랏말싸미>가 첫 연출작이다.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평양성>, <사도>의 각본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는 영화 인생 내내 이준익 감독의 동반자였다.

씨네플레이가 생각하는 이슈 포인트

<나랏말싸미>에서 소헌왕후를 연기한 배우 전미선이 6월 29일 생을 마감했다. <나랏말싸미>는 그의 마지막 영화가 됐다.


<엑시트>

엑시트

감독 이상근 출연 조정석, 임윤아 개봉 7월 31일 상영시간 103분 등급 12세 관람가 배급 CJ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조정석)은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를 만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 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 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씨네플레이가 생각하는 관전포인트

1. 찌질한 남자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조정석이 돌아온 듯하다. <엑시트>의 용남은 납득이가 재수에 성공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으로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조정석은 이런 연기에 탁월하다.

2. 빌딩 등반 탈출 액션

재난영화는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 쓰나미, 지진, 화재 등. <엑시트>는 유독가스를 피해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하는 상황을 활용해 도심의 빌딩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다. 안전벨트, 카라비너, 로프를 이용한 ‘암벽등반’ 액션이 등장한다.

3. 조연들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이들은 모두 용남의 가족이다. 칠순 잔치에서 일어난 재난이라는 점에서 <엑시트>는 많은 배우들이 한번에 등장하는 앙상블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씨네플레이가 생각하는 이슈 포인트

<엑시트>의 언론시사회 직후 반응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기대가 별로 없었다라는 전제다. 낮은 기대치에 비해 평가는 나쁘지 않다. 입소문은 보통 이렇게 시작된다.


<사자>

사자

감독 김주환 출연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 개봉 7월 31일 상영시간 129분 등급 15세 관람가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에 대한 불신만 남은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손바닥에 생긴 것을 발견하고, 도움을 줄 누군가가 있다는 장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자신의 상처 난 손에 특별한 힘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용후. 이를 통해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악(惡)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강력한 배후이자 악을 퍼뜨리는 검은 주교 지신(우도환)을 찾아 나선 안신부와 함께 하게 되는데….

씨네플레이가 생각하는 관전포인트

1. 오컬트

<검은 사제들>, <곡성>, <사바하>까지 이어지는 오컬트의 행렬이 <사자>까지 이르렀다. 악귀를 물리치는 구마사제가 등장하는 영화는 8월 21일 개봉하는 <변신>으로 이어진다.

2. 박서준의 액션

달콤한 로맨틱 드라마에 어울릴 것만 같았던 박서준이 <사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종격투기 챔피언이라는 설정에서 짐작할 수 있다. <청년경찰>에서 보여준 액션보다 훨씬 더 세다.

3. 장르 하이브리드

네이버 영화 기준으로 <사자>는 미스터리, 액션, 판타지, 공포라는 장르로 분류돼 있다. 이 네 가지 장르 카테고리에 하나를 더 추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슈퍼히어로. <사자>는 오컬트 소재의 슈퍼히어로물로 볼 수 있다.

씨네플레이가 생각하는 이슈 포인트

<사자>의 김주환 감독의 전작은 <청년경찰>이다.


<봉오동 전투>

봉오동 전투

감독 원신연 출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개봉 8월 7일 상영시간 135분 등급 15세 관람가 배급 (주)쇼박스

시놉시스

1919년 3·1운동 이후 봉오동 일대에서 독립군의 무장항쟁이 활발해진다. 일본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월강추격대를 필두로 독립군 토벌 작전을 시작하고, 독립군은 불리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봉오동 지형을 활용하기로 한다.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비범한 칼솜씨의 해철(유해진)과 발 빠른 독립군 1분대장 장하(류준열) 그리고 해철의 오른팔이자 날쌘 저격수 병구(조우진)는 빗발치는 총탄과 포위망을 뚫고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군을 유인한다. 계곡과 능선을 넘나들며 귀신같은 움직임과 예측할 수 없는 지략을 펼치는 독립군의 활약에 일본군은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씨네플레이가 생각하는 관전 포인트

1. 배우 조합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이 세 배우의 조합은 <봉오동 전투>를 이끌어갈 핵심 축이다. 세 사람 모두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이며, 특히 류준열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흥행에 도움이 될 듯하다.

2. 독립군 액션

시놉시스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봉오동 전투>는 실제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전투를 주된 소재로 삼았다. 전투 장면 자체가 장르적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포인트다. <봉오동 전투>의 원신연 감독은 <살인자의 기억법>, <용의자>, <세븐 데이즈>, <구타유발자들> 등을 연출했다.

3. 국뽕

애국심을 자극하는 요소는 <봉오동 전투>의 필수요소다. 다만 이 국뽕 요소를 어떻게 보여주냐가 문제다. 지나치게 과도거나 무리한 연출은 반감을 살 수도 있다. 누군가의 희생을 길게 강조하는 연출은 자칫 눈물을 강요하는 신파영화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

씨네플레이가 생각하는 이슈 포인트

지금 한·일 관계는 최악이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이다. 당분간 이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