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빡빡이’가 사자 왕 시대의 끝을 알렸다.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라이온 킹>을 제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컸던 기대와 달리 오프닝 성적이 다소 아쉽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신작이 <분노의 질주: 홉스&쇼>뿐이 없었기에, 소소한 순위 변동을 제외하고는 크게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던 북미의 8월 첫 주말 극장가였다. 그러나 다가오는 주말에는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에 이래저래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도라와 잃어버린 황금의 도시>, <디 아트 오브 레이싱 인 더 레인>, <스케어리 스토리즈 투 텔 인 더 다크>, <더 키친>, 그리고 <브라이언 뱅크스>까지 무려 다섯 편의 신작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슬슬 치열했던 여름 경쟁이 끝으로 향하는 가운데, 다음 주말에는 과연 어떤 작품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2019년 8월 1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145,209,603/$148,696,323]
2019년 8월 1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분노의 질주: 홉스&쇼
(Fast & Furious Presents: Hobbs & Shaw)
( New )
로튼토마토: 66% / 90%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4,253
주말수익: $60,038,950
북미누적: $60,038,950
전세계누적: $179,038,950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분노의 질주> 첫 스핀오프,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1위로 북미 극장가에 데뷔했다. 각자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와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핵심 캐릭터로 거듭난 루크 홉스와 데카드 쇼의 활약상을 담은 작품으로, 팬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두 빡빡이가 반삭 빡빡이와 싸우는 영화’라 불리고 있다. 개봉 전 이 작품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했다. <분노의 질주>라는 타이틀과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의 출연, 그리고 <아토믹 블론드>와 <존 윅>, <데드풀 2>를 연출한 스턴트맨 출신 감독 데이비드 레이치가 메가폰을 잡았으니 액션 영화 팬들에게 <분노의 질주: 홉스&쇼>를 기다릴 이유는 충분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출발이 어째 시원찮다. 첫 주말 사흘간 벌어들인 금액은 6000만 달러로, 유니버설 픽쳐스의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거두기는 했다. 그러나 시리즈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의 오프닝 성적이 9편의 시리즈 중 6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많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북미와 해외에서의 반응이 좋다는 것이 위안거리이기는 하나, 신작이 무려 다섯 편이나 개봉하는 다음 주말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흥행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7900만 달러, 국내 개봉은 8월 14일이다.
2.
라이온 킹
(The Lion King)
( ↓ 1 )
로튼토마토: 53% / 88%
메타스코어: 55
상영관 수: 4,802 (+77)
주말수익: $38,520,022 (-49.7%)
북미누적: $431,163,100
전세계누적: $1,199,775,831
제작비: $26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분노의 질주: 홉스&쇼>에게 1위를 내어준 디즈니 <라이온 킹>이 2위로 8월 첫 주말을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북미와 전 세계 극장가에서 4억 3000만 달러와 11억 9900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올해 개봉작 중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제외하고는 <라이온 킹>보다 많은 돈을 번 작품이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흥행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다. 개봉 3주 만에 이런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게 포인트.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원작 애니메이션의 북미 성적(4억 2200만 달러)도 넘어섰으며, 아직 이른 예상일 수도 있겠으나 2017년작 <미녀와 야수>가 세운 디즈니 실사 프로젝트 최고 성적도 <라이온 킹>이 충분이 새로이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 ↓ 1 )
로튼토마토: 85% / 70%
메타스코어: 84
상영관 수: 3,659
주말수익: $20,010,534 (-51.3%)
북미누적: $78,828,009
전세계누적: N/A
제작비: $9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쿠엔틴 타란티노 커리어 사상 최고 오프닝으로 데뷔했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3위로 내려왔다. 1969년 할리우드와 미국의 모습을 담은 ‘팩션(fact+fiction) 영화’로 알려진 이 작품의 현재 북미 성적은 7880만 달러, 2주차만에 전작 <헤이트풀8>의 북미 성적(5400만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이 흐름대로라면 <장고: 분노의 추적자>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그리고 <펄프 픽션>에 이어 네 번째로 북미 1억 달러를 넘긴 타란티노 연출작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주 이 작품의 국내 개봉 일자가 8월이라 소개했는데, 포스터와 검색 엔진의 ‘8’이 ‘9’로 바뀐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한 달 늦춰진 듯하다.
4.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Spider-Man: Far From Home)
( ↓ 1 )
로튼토마토: 90% / 95%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3,446 (-405)
주말수익: $7,904,057 (-36.5%)
북미누적: $360,477,982
전세계누적: $1,075,477,982
제작비: $160,000,000
상영기간: 5주 (34일)
올해 유일한 ‘비(非)디즈니’ 10억 달러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4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물론 이 작품이 MCU 소속인 만큼 마블 스튜디오(디즈니)가 제작에 관여하기는 했으나, 어쨌든 소니 픽쳐스 타이틀을 걸고 개봉한 만큼 공식적으로는 ‘비(非)디즈니’ 영화가 맞는 셈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0억 7500만 달러, 이전까지 소니 픽쳐스의 유일한 10억 달러 영화였던 <007 스카이폴>의 기록까지는 약 2500만 달러만이 남았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기록을 깨고 소니의 최고 전 세계 흥행작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5.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 ↓ 1 )
로튼토마토: 97% / 94%
메타스코어: 84
상영관 수: 3,225 (-385)
주말수익: $7,349,131 (-29.7%)
북미누적: $410,249,874
전세계누적: $960,450,892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5위는 어른도 울리는 장난감들의 이야기, <토이 스토리 4>다. 전작 <토이 스토리 3>이 세운 시리즈 최고 북미 성적까지 불과 500만 달러를 남겨두고 있으며, 전 세계 극장가에서 4000만 달러만 더 벌어들인다면 2019년 디즈니 개봉작 중 다섯 번째로 10억 달러를 넘어선 작품이 될 예정이다. 북미 1억 달러라도 넘어보려 온 힘을 쏟는 스튜디오들도 즐비한데, 디즈니는 앞으로도 전 세계 10억 달러 돌파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작품이 셋이나 있으니 정말 놀랍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6.
예스터데이
(Yesterday)
( - )
로튼토마토: 63% / 89%
메타스코어: 56
상영관 수: 1,837 (-713)
주말수익: $2,468,080 (-19.9%)
북미누적: $67,930,735
전세계누적: $118,930,735
제작비: $26,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유니버설 픽쳐스의 <예스터데이>가 6위를 지켰다. 주말 간 벌어들인 금액은 약 240만 달러, 지난주에 비해 상영관 수가 많이 줄었음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몸소 입증 중이다. 6주차까지의 북미 성적은 6790만 달러,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억 1890만 달러다. 국내에도 비틀즈 팬이 많은 만큼, <예스터데이>가 개봉하는 9월에는 어디를 가도 비틀즈의 음악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7.
더 페어웰
(The Farewell)
( ↑ 3 )
로튼토마토: 99% / 90%
메타스코어: 90
상영관 수: 409 (+274)
주말수익: $2,412,503 (+58.9%)
북미누적: $6,821,013
전세계누적: N/A
제작비: N/A
상영기간: 4주 (24일)
지난주 10위로 상위권에 진입한 <더 페어웰>이 7위까지 올랐다. 중국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룰루 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올해 선댄스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며 지난주까지 로튼토마토 평단 점수 100%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전히 평단 99%, 관객 점수 90%를 기록 중이니, 실로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는 셈이다. 상영관이 274개 늘어난 4주차 주말까지 벌어들인 금액은 총 680만 달러, 앞으로도 얼마든지 상영관과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이 작품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8.
크롤
(Crawl)
( ↓ 3 )
로튼토마토: 84% / 75%
메타스코어: 61
상영관 수: 2,720
주말수익: $2,186,316 (-46.2%)
북미누적: $36,127,089
전세계누적: $53,727,089
제작비: $13,5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R등급 재난 공포 영화 <크롤>이 세 계단 내려와 8위에 앉았다. 개봉 4주차까지의 북미와 전 세계 박스오피스 성적은 약 3600만 달러와 5300만 달러, 제작비와 경쟁작들을 생각하면 나름 괜찮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1월부터 7월까지 파라마운트 라인업을 살펴보면 <왓 멘 원트>, <원더랜드>, <공포의 묘지>, <로켓맨>, 그리고 <크롤>인데, <원더랜드>를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작지만 알찬’ 성적표를 받았는데, 다가오는 주말 개봉을 앞둔 <도라와 잃어버린 황금의 도시>가 이 분위기를 잘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하반기 개봉 예정인 <제미니 맨>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충분한 티켓파워를 지닌 작품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9.
알라딘
(Aladdin)
( ↓ 2 )
로튼토마토: 56% / 94%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1,370 (-428)
주말수익: $2,125,485 (-30.1%)
북미누적: $350,477,077
전세계누적: $1,026,272,945
제작비: $183,000,000
상영기간: 11주 (73일)
개봉 11주차를 맞이한 <알라딘>이 9위를 차지했다. 다가오는 주말에 네 편 이상의 신작이 개봉하기에 이번 주를 끝으로 차트에서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나, 솔직히 이 정도면 <알라딘>이 제 할 몫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고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 북미에서도 그렇지만, 이 영화가 국내에서 1220만 관객을 동원할지 누가 알았을까?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3억 5040만 달러와 10억 2600만 달러.
10.
애나벨 집으로
(Annabelle Comes Home)
( ↓ 1 )
로튼토마토: 65% / 70%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919 (-368)
주말수익: $878,234 (-43.5%)
북미누적: $71,578,346
전세계누적: $215,678,346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6주 (40일)
<애나벨 집으로>가 8월 첫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 자리를 꿰찼다. 개봉 6주차에 접어든 영화는 주말 간 87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상위권에 ‘몇백’이 아닌 ‘몇십’만 달러가 올라온 것은 올해 들어 처음 보는 듯하다. 제작비 7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니 수익률이 상당한 것은 맞지만, 컨저링 유니버스 작품들이 평균 10배, 특히 2014년작 <애나벨>로는 40배 가까이 벌어들였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임은 분명하다.
에그테일 에디터 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