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을 일주일 앞둔 10월 25일 밤, 홍대에 좀비들이 출몰했다. 조선 좀비물로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킹덤>이 2020년 3월 <킹덤> 시즌 2 공개를 앞두고 재밌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할로윈을 맞이해 10월 25일부터 26일까지 단 이틀간 좀비가 되어볼 수 있는 '조선좀비학교'를 열었다. 금요일 저녁, 업무를 마치고 겁도 없이 이곳에 혼자 들어선 기자의 <킹덤> 좀비 체험기를 전한다.
25일 저녁 8시 무렵, <킹덤>의 조선좀비학교가 오픈했다.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한 기자는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좀비학교에 입장했다. 체험관 주변에도 좀비 한두 명이 배회하고 있었다. "평소 무서운 것 즐기세요?"라는 안내자의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분께 딱 괜찮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괜히 더 겁이 나는 건 기분 탓이었을까. 붉은 조명으로 음산한 기운이 풍기는 체험관 안. 혹시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빠르게 스크롤을 내려주길 바란다. 아무래도 미리 알면 재미없으니까.
1교시 조선 좀비 분장 실습
1교시는 좀비 분장 실습 시간이다. 이곳에서 좀비 분장을 다양한 단계별로 받을 수 있다.
분장을 받고 처음 체험관에 들어가서 제일 처음 만나는 좀비다. 맞다. <킹덤>의 첫 장면이다. 드라마에서 1회 초반부, 원인 모를 전염병에 걸린 왕이 등장한다. 공격하지 못하도록 수갑으로 팔다리를 묶어놓은 왕은 밤이면 피를 먹고 다시 깨어났었다. 이곳은 드라마의 한 장면을 비슷하게 재현해낸 공간이다. 모형처럼 앉아있던 좀비가 갑자기 '크와아앙'하며 위협한다. 처음 만난 좀비라 조금 놀랐다. 알고 보면 가까이 가도 해치지 않고, 셀카도 찍어주는 착한 좀비다.
2교시 조선 좀비 소리 교육
워밍업을 마치고 마치 방 탈출 게임처럼 다음 방으로 넘어간다. 2교시 좀비 소리 교육 시간이다. 좀비 배우와 영상을 보며 좀비 소리 내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자막이 노래방처럼 친절한 것이 웃음 포인트. 이 방부터는 무서움보다는 왠지 모를 창피함이 몰려오는 시간이다.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친한 친구 3~5명이서 함께 가길 추천한다. 취재였지만 친구들과 함께 올 걸 싶었던 순간이었다. 배우들이 정말 리얼하게 잘 가르쳐준다.
3교시 조선 좀비 행동 요령
다음 시간은 조선 좀비 행동 요령을 배우는 시간. 방을 들어설 때마다 어디서 좀비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주의하자. 마치 탈골된 것처럼 팔을 축 내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이때는 좀비 배우의 사실적인 연기와 분장에 행동 요령이고 뭐고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하나의 부스에서 체험을 마치면 기념품으로 넷플릭스 배지를 받을 수 있다. 모든 체험관을 마치면 마지막 좀비들과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기다리고 있다.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면 기념품으로 해외팬들에게 화제가 됐던 갓을 받을 수 있다. 기자도 하나 받았는데 기념품임에도 퀄리티가 꽤 높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분장 아이템으로 꽤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조선 좀비 퍼레이드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조선 좀비 퍼레이드. 25, 26일 밤 10시와 12시경엔 좀비들이 밖으로 나와 퍼레이드를 한다. 체험관부터 시작해 홍대 거리 일대를 행진한다. 예상치 못한 좀비들이 출몰해 불금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을 깜짝 놀래킨다. 넷플릭스와 킹덤 깃발을 보며, "아~ 그 <킹덤>이야?"라고 이야기하며 환호해주는 사람들도 많았다. 깜짝 좀비 출연에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체험관 위치 및 좀비 퍼레이드 시작점은 아래 지도 참고)
체험관 좀비들, 진짜 드라마 속 배우?
체험관 속 좀비 배우들은 드라마 <킹덤>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그대로 참여했다고 한다. 어쩐지. 행동이나 표정 연기 디테일이 남달랐었다. 처음엔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어 깜짝 놀랐지만 자꾸 보니 얼굴도 눈에 익고 좀 정든 것도 같다. 돌아오는 시즌 2에서 이날 만났던 좀비들을 찾는다면 꽤 반가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토요일 밤을 오싹하게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자. 언제 좀비들이 당신의 눈앞에 나타날지 모른다.
글·사진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
사진 제공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