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주요 기대작 개봉 달력 포스트에 이어 하반기 주요 기대작 개봉 달력을 만들어보았다. 하반기에도 엄청난 작품들이 대기 중이다. 개봉날짜 확인하고 동그라미 그리는 것 잊지 말자.


<프리가이>

<프리가이>

<데드풀> 출연 이후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른바 ‘병맛’ 캐릭터로 살아가는 듯하다. 스스로 캐릭터를 잘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프리가이>에서는 어떨까. 캐릭터라고 하기 애매하다. NPC(Non-Player Character)이기 때문이다. NPC는 게임 속에 부품처럼 등장한다.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고 정해진 말만 한다. <쥬만지: 새로운 세계>를 본 관객이라면 “웰컴 투 쥬만지”라는 대사를 어색하게 하던 나이젤(라이스 다비)를 기억할 것이다. 그런 NPC가 라이언 레이놀즈라는 캐릭터와 만나 영웅으로 거듭난다. <프리가이> 감독은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로 유명한 숀 레비다. 주연 배우와 감독 이름에서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쯤되면 기대해도 되겠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오리지널의 귀환. 2019년에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오리지널리티를 내세운 영화였다. 그 시절의 제임스 카메론, 린다 해밀턴, 아놀드 슈왈제너거가 뭉쳤다. 3~5편을 무시하고 2편의 속편임을 강조했다. 결과는? 아쉽게도 좋지 못했다. 2020년에는 제이슨 라이트맨이 이 과업에 도전한다. <고스트버스터즈> 오리지널 영화를 연출한 아버지, 아이번 라이트먼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원작자의 대리인으로 감독 의자에 앉았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2016년 여성 버전의 리부트 <고스트버스터즈>와 다른, 굳이 따지자면 적자(嫡子)라고 할 수 있겠다. 시리즈의 3편을 표방하고 있다.


<테넷>

<테넷>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이 7월 17일 개봉 예정이다. 최근 예고편이 공개됐다. 예고편 영상을 통해 팬들은 놀란 감독이 <메멘토> <인셉션> 등에서 보여줬던 시공간을 뛰어넘는 액션영화를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테넷>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예고편만으로 기대치는 수직상승 중이다. <테넷>에는 덴젤 위싱턴의 아들인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비키 등이 출연한다.


<정글 크루즈>

<정글 크루즈>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배우 한 명만 꼽으라고 하면 드웨인 존슨이다. 프로레슬러 더 락(The Rock)에서 할리우드의 톱 배우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이런 배우의 티켓 파워와 디즈니의 자본력이 합쳐진 영화가 <정글 크루즈>다.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 정글 크루즈를 바탕으로 만든 <정글 크루즈>는 여름 블록버스터로서 어디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4DX 예매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빌 & 테드 페이스 더 뮤직>

<빌 & 테드 페이스 더 뮤직>

<빌 & 테드 페이스 더 뮤직>이라는 영화의 제목은 낯설다. 빌과 테드가 도대체 누군지 싶을 거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가. <빌 & 테드 페이스 더 뮤직>은 <엑설런트 어드벤쳐>(1989)의 속편이라고. 나이가 좀 있는 팬들은 키아누 리브스가 젊은 시절, 알렉스 윈터와 함께 출연한 시간여행 장르의 코미디 SF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처>를 기억할 거라 믿는다. <엑설런트 어드벤쳐>의 원제는 <빌 & 테드의 엑설런트 어드벤쳐>(Bill & Ted's Excellent Adventure)다. <나쁜 녀석들: 포에버>에서도 그랬듯이 알렉스 윈터에겐 미안하지만 초첨은 키아누 리브스에게 향한다. <존 윅> 시리즈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키아누 리브스의 팬이라면 <빌 & 테드 페이스 더 뮤직>을 꼭 챙겨봐야 한다.


9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의 원래 제목은 심플하다. <더 킹스맨>(The King's man)이다. 시리즈의 이전 영화 제목에서 달라진 점은 정관사 The가 붙었다는 점과 Kings 대신 어퍼스트로피가 들어간 단어를 쓴다는 점이 있다. 이 달라진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있어 보인다. 킹스맨 조직의 기원을 다루는 프리퀄이기 때문이다. 영어의 뉘앙스를 국내 관객에게는 전달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소 마블스러운 작명법처럼 보이지만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가 더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한다. 관록의 배우 랄프 파인즈와 신예 해리스 디킨슨이 과거로의 여행을 이끌어줄 것이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라스트 나잇 잇 소호>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이 만나서 함께 작업한 영화다. 안야 테일러 조이, 맷 스미스, 토마신 맥켄지 등이 출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 하나를 아직 말하지 않았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심리 스릴러 호러영화다. <베이비 드라이버> <스콧 필그림> <뜨거운 녀석들>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코미디가 아닌 호러영화를 찍었다는 말이다. 궁금하지 않은가. 참고로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카뜨린 드뇌브 주연 로만 폴란스키 연출의 <반항>과 니콜라스 뢰고 감독의 <지금 보면 안돼>(1973)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한다. 즉, 엄청나게 무서운 사이코 스릴러물이 될 거라는 뜻이다.


10월

<할로윈 킬스>

마이크 마이어스가 2년 만에 돌아온다. <할로윈 킬스>는 2018년 개봉한 <할로윈>의 속편이다. 블롬하우스가 제작한 <할로윈>은 오리지널 1편, 존 카펜터의 1987년작의 속편으로 일종의 리부트 형태였다. 또 원작에 대한 각종 오마주로 가득한 영화였다. 팬들은 환호했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할로윈 킬스>와 <할로윈 엔즈>(Halloween Ends)까지 리부트 3부작이 제작된다. 다시 제이미 리 커티스의 비명 소리를 듣게 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위치스>

<위치스>는 로알드 달의 소설이 원작이다. 국내 출간명은 <마녀를 잡아라>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판타스틱 Mr. 폭스> <마이 리틀 자이언트> 등이 우리에게 익숙한 로알드 달 원작의 영화는 많다. <위치스> 역시 과거 1990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마녀와 루크>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영화에 등록돼 있다. 니콜라스 뢰그 감독의 영화다. 새로 만든 <위치스>는 로버트 저메키스가 감독을 맡았다. 주연은 앤 해서웨이다. 해서웨이의 마녀 연기, 어쩐지 잘 어울릴 것 같다.


11월

<이터널스>

2020년 11월은 마블의 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동석, 안젤리나 졸리,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젬마 찬, 키트 해링턴, 베리 케오간 등이 출연하는 <이터널스>가 6일 개봉 예정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블의 다음 챕터에서 우리는 또 어떤 영웅들을 만나게 될까. 미리미리 공부하면서 디데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자.


<고질라 VS. 킹콩>

<고질라 VS. 킹콩>

영화 역사의 가장 유명한 괴수가 만났다. 고질라와 킹콩이 그들이다. 사실 이미 이들의 매치는 오래 전에 성사된 바가 있다. 1962년이었다. 혼다 이시로 감독의 <킹콩 대 고질라>라는 제목의 영화다. 거의 60년 전에 두 괴수가 만났다. 21세기에 다시 만난 고질라와 킹콩은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다. 한마디로 역대급 빅매치라고 할 수 있겠다. 나만의 관전 포인트를 잡기 위해서는 <콩: 스컬 아일랜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등을 복습하는 게 좋겠다.


12월

톰 홀랜드(왼쪽)와 <언차티드>의 주인공 캐릭터 드레이크.

<언차티드>

드레이크(톰 홀랜드) 모험은 언제 시작됐을까. <언차티드>는 너티 독의 유명 플레이스테이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첫 문장에서 알 수 있듯 영화 <언차티드>는 프리퀄에 해당한다. 주인공 드레이크의 어린 시절은 톰 홀랜드가 연기한다. 드레이크의 스승과도 같은 존재인 빅터 설리번 역은 마크 월버그가 맡았다. <언차티드>는 <인디아나 존스> 혹은 <툼 레이더>와 비슷한 느낌의 게임이다.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한 모험이 이야기의 주된 뼈대가 된다. 그 여정에서 게이머들은 감탄이 나오는 아름다운 그래픽의 장엄한 자연 풍광을 여러 번 목격했다. 잠시 컨트롤러를 내려놓기도 했을 것이다. 이런 장면, 영화에서도 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물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액션도 나와야 하겠다.


<듄>

지금까지 한번도 드니 빌뇌브 감독에게 실망한 적이 없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자. <블레이드 러너 2049> <컨택트>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에너미> <프리즈너스> <그을린 사랑> 등 거를 영화가 없다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게다가 최근 연출작들이 더 인상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그가 선택한 영화가 바로 <듄>이다. 로버트 허버트의 소설이 원작이며 데이빗 린치 감독의 1984년 영화 <사구>와는 또 다른 영화가 될 것이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이 영화마저 기가 막히게 성공시킬 수 있을까. 제발 그러기를 바란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2019년에 끝자락에서 마틴 스콜세지의 <아이리시맨>을 보고 시네마에 대해 생각해본 관객이라면, 2020년 12월, 스티븐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며 다시 한번 시네마를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지나친 해석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건, 스필버그라는 이름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는 유명한 제목 그리고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에서 이 영화의 묵직한 무게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특별히 관심이 가는 관객이라면 나탈리 우드, 리처드 베이머가 출연한 1961년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1950년대 할리우드의 황금기 시절의 뮤지컬 영화들을 찾아보며 예습하는 것도 좋겠다. 그것보다 더 좋은 예습은? 아마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직접 보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