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선댄스 영화제의 심사위원대상은 미국을 대표하는 거장 코엔 형제의 데뷔작 <블러드 심플>이 차지했다. 샘 레이미의 <이블 데드> 편집에 참여한 그들은, 레이미의 조언을 받아 2분 짜리 예고편을 만들어 제작비 확보에 성공해 영화를 완성했다. 바텐더 레이는 클럽 사장 마티의 아내 애비와 바람을 피고, 마티는 사립탐정 비저를 고용해 그들의 관계를 확인해 청부살인을 의뢰하지만 비저는 마티만 죽이고 돈을 챙긴다. 제목 'blood simple'은 소설가 다실 해밋이 <붉은 수확>에서 폭력적인 상황에 오랫동안 노출된 사람들의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빗대어 쓴 말에서 따왔다.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집 안에서 애비와 비저가 대치하는 클라이맥스에서 이미지를 다루는 코엔 형제의 남다른 재능을 확인할 수 있다. 음악감독 카터 버웰, 촬영감독 배리 소넨펠드, 그리고 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첫 번째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