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은 <마더>가 개봉하고 10년 후 <기생충>의 주요 캐릭터인 문광을 연기해 절반을 기점으로 완전히 뒤집혀 파국으로 몰아치는 영화의 정체성을 가능케 했다. <마더>와 <옥자>를 거쳐 <기생충>에 이르는 사이, 이정은은 <변호인>, <검사외전>(2015), <곡성>(2016), <택시운전사>(2017) 등 사투리가 강한 중년 여성을 주로 연기하면서 작은 역할임에도 확연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2019)에서 보여준 술취한 방파제 아줌마는 보기만 해도 술 냄새가 풍겨오는 듯한 명연이었다. 스크린뿐만 아니라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미스터 션샤인>, <눈이 부시게>, <동백꽃 필 무렵>에서도 맹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