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사기동대>는 당시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도 새로운 최고 기록을 새웠는데, 존재감 있는 역할로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바로 전에 <번외수사>라는 OCN 작품을 해서 연이 있고. 내가 OCN 작품을 꽤 하기도 했다. 나를 OCN 가족처럼 받아주신다. 그래서 찾아주신 것 같다. 대본도 흥미롭게 읽었다. 짧은 분량이지만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게 참 매력적이더라. 그래서 하게 됐다.
<번외수사> 무영, <스케치> 시현, <크리미널 마인드> 민영. 모두 강하고 굳센 캐릭터다. 항상 무언가를 수사한다. 본인에게 그런 얼굴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동안 형사물, 장르물이 진~짜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38사기동대> 사기꾼, <미씽나인> 배우, <크리미널 마인드> 범죄행동분석팀 요원, <스케치> 형사, <위대한 쇼> 작가, <번외수사> PD. 사실 따지고 보면 장르물에서 전문적인 역할을 한 것은 두 번 정도다. 그때의 내 이미지를 잘 봐주셔서 강한 역할을 계속 주시지 않나 싶다. 내 목소리 톤과 발성도 그런 역할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장르물에서 액션을 꽤 소화해서 그런지 <창궐>같이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작품도 하게 되고.
맞다. 액션 연기도 많이 했다. 혹시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액션을 따로 배운 적이 있는 건가.
나도 몰랐는데 겪어보니 이제 알겠다. 옛날부터 춤을 오래 춰왔던 것이 도움 된 것 같다. 액션 안무 습득하기도 쉽고. 국내 데뷔를 <마담 앙트완>이라는 드라마로 했다. 첫 역할이 올림픽 국가대표 도마 선수였다.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매 작품마다 액션스쿨을 가든지, 한국체육대교를 가든지, 뭘 해야 하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점점 기본기가 다져지고 실력이 쌓인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액션스쿨만 한 다섯 군데를 다녔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애착 가는 캐릭터… 음… (꽤 오랜 고민의 시간을 가진 뒤) 다 너무 달라서… 나랑 가장 닮았던 캐릭터로 말하겠다. <번외수사> 무영이었다. 말투까지 비슷해서, 촬영 준비하면서 이건 그냥 내 식대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려웠던 캐릭터도 있다. 아직 개봉 전인 <균>이다. 너무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래서 촬영을 마쳤을 때 더 뿌듯했던 영화다. 인생에서 이런 역할을 또 언제 맡아 보겠나,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했던 캐릭터다.
<균>은 어떤 영화인지 알려줄 수 있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다룬 영화다. 그 실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파헤치는 이야기다. 나는 강등된 검사 출신 변호사를 연기했다. 피해자를 대변하는 역할이다. 자료를 한 뭉텅이 주셨는데 다 봤다. 머리 공부로 따지면 제일 공부를 많이 한 캐릭터다. 어후. 어후. 내가 정신이 막 나가서 쉬는 시간에 선배님들한테 막 그랬다. (웃음) “선배님들 들으세요. 선배님들 제가 더 이상 검사나 변호사 역할을 하는 것을 보실 수 없을 겁니다! (농담) 지금 잘 봐 두세요! 다시는 없어요. 전 안 할 거예요!” 이렇게까지 얘기했다. (웃음) 애착보다 애증? 애증이 가는 캐릭터다. <균>을 찍고 다들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고 하더라. (웃음) 먹는 건 똑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