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50명의 아티스트가 재택근무를 하며 만들었다. 라야는 이 놀라운 협업이 만들어낸 캐릭터다. 덕분에 라야가 보다 감정적으로 풍부한 인물이 되었다.
라야 役, 켈리 마리 트란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제작이 시작된 것은 2020년 초반의 일이다. 제작에 착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는데. 켈리 마리 트란은 위와 같이 말하며, 라야가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질 수 있었던 데에 원격으로 작업하며 작품을 완성한 제작진의 수고가 있었음을 밝혔다.
출퇴근 없이 편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때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하루는 녹음을 시작한 지 30분이 지나서야, 기록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적도 있다.
벤자 役, 대니얼 대 킴
아티스트와 마찬가지로 보이스 캐스트도 스튜디오 대신 집에서 녹음해야 했다. 라야의 아버지 벤자를 연기한 대니얼 대 킴은 이런 특수한 환경에서 작업하며 생긴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주었다. 오디오 세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대니얼 대 킴의 연기가 녹음되지 않았던 일인데.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감독이 이 일을 회상하며 설명을 더했다. “돈(돈 홀 감독)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낙천적인 사람이다. 대니얼의 연기가 녹음되지 않았다는 말을 막 들은 돈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절망적인 표정이었다. (웃음) 중요한 장면이었기에 대니얼도 대사에 감정을 쏟아부으며 연기했었는데, 기록되지 않았으니 그랬을 만도 하다. 다행히 녹음을 다시 했을 때 대니얼이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바운은 애어른이다. 어른의 혼이 어린아이의 몸에 들어간 듯한 캐릭터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감정적인 아이이기도 하다. 그의 목소리를 연기할 때, 너무 높은 소리를 내서도 너무 낮은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그 중간쯤의 적정 톤을 찾아야 한다.
바운 役, 아이작 왕
라야와 시수의 여정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다채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아기 좀도둑 노이(탈리아 트란), 거인 통(베네딕 웡), 그리고 10살의 사업가 바운이다. 바운을 연기한 13살의 배우 아이작 왕은 기자회견 중 팝업 목소리 연기 수업을 열었다. 왕은 직접 대사를 하며 어떤 톤이 바운에게 어울리는지 시범을 보여, 회견에 참여한 제작진에게 웃음을 주었다.
우리의 얼굴,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된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프린세스는 어떠해야 한다’ ‘히어로는 어떠해야 한다’ 식의 전형적인 이미지에 꼭 동의를 보낼 필요는 없다.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으면 된다.
노이 役, 탈리아 트란
앞서 언급했듯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동남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최초의 디즈니 영화다. 노이를 연기한 탈리아 트란은 위와 같이 대답하며 이 시도가 가지는 중요한 의미를 되짚었다. 이에 아콰피나도 “탈리아를 우리 대변인으로 고용해야겠다”고 농담을 던지며 트란의 말에 공감했다.
한번은 두 아들에게 물어봤다. 너와 나처럼 생긴 아시안 히어로 중에 어떤 캐릭터가 가장 좋냐고. 아무도 없다고 답하더라. 이제 이 아이들에겐 라야, 시수, 나마리, 바운, 노이, 통, 벤자가 있다.
각본, 퀴 응우옌
각본을 쓴 퀴 응우옌 역시 아시안을 대표할만한 캐릭터가 생긴 것에 대해 감격을 표했다. 어린아이들은 디즈니 영화, 장난감, 비디오 게임과 같은 매개를 통해 세상을 체험하곤 한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우리의 모습을 한 히어로도 아이들의 경험의 일부가 되었다.
할리우드에 막 발을 들였을 때, 내가 다양성이라고 여기는 것과, 이 세계에서 추구하는 다양성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 아시안 캐릭터가 일차원적으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아시안 역으로 오디션을 봐왔는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페어웰>과 같은 작품을 만나며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작품들은 아시안 캐릭터의 단편적인 면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다루려 한다.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페어웰>은 아시안 제작자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화다. 이 작품처럼 카메라 뒤편을, 우리 문화에 대해 진솔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들이 지키고 있다면 카메라 앞에 선 배우의 이야기에는 더 힘이 실린다.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도가 계속되었으면 한다. 더 많은 아시안 인력이 제작이 투입되면 좋겠다.
시수 役, 아콰피나
작품 속 아시안 캐릭터의 대표성과 관련하여, 영화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콰피나는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처음 디즈니로 출근한 날을 기억한다. 주차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주변을 돌아보니 젊은 아시안 여성뿐이더라. 일하며 수많은 미팅에 가봤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 이들은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만을 위해 꾸려진 팀이 아니었다. <겨울왕국 2> <주먹왕 랄프> 때부터 있었던 이들이다.
각본, 아델 림
아시안 드림팀은 <페어웰>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장편 애니메이션 각본에는 처음 참여한 아델 림은, 디즈니 출근 첫날을 회상하며 이러한 제작 인력을 갖추었기에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완성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잠시 옆으로 제쳐두고 함께 일하는 것. 이것은 우리 영화의 주제이기도 했다. 이 리서치 여행은 쿠만드라 세계관을 만드는 데 있어, 영감과 환상 사이에서 균형을 잡도록 해줬다.
제작, 오스냇 슈러
메콩강 너머로 보이던 노을 색을 재현하려 했다. 한 사원에서 들은 아름다운 매미 울음소리를 기억하여 영화의 오프닝 곡을 만들었다.
감독,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제작팀은 사전 조사를 위해 동남아시아 전역을 여행했다. ‘믿음'으로 구체화하기 전 영화의 주제는 ‘화합’이었다. 화합이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넓은 의미의 주제인 것이다. 제작진은 여행을 통해 커뮤니티 문화를 체험했다고 전했고. 슈러에 이어 에스트라다 감독이 리서치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 속 장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마지막 공통 질문으로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모든 캐릭터 중 누구와 격리 기간을 보내고 싶은가.
아콰피나 일단 통은 아니다.
아이작 왕 동감한다. 아니다.
오스냇 슈러 나는 시수, 마법을 부리니까.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나도 시수.
아콰피나 음… 나는 라야!
퀴 응우옌 나는 벤자. 잘 베푸니까.
오스냇 슈러 보호해주기도 하고.
퀴 응우옌 맞다. 벤자는 최고의 룸메이트가 될 거다.
돈 홀 난 바운과 함께 하겠다. 바운은 요리할 줄 아니까. 바운과 함께 잘 먹고 잘 살아 보겠다.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요리는 벤자도 잘한다.
대니얼 대 킴 그치만 바운은 배도 가지고 있는걸. 격리기간에도 움직일 수 있다.
아콰피나 아무도 노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노이가 때릴까 봐 그런가 보다.
아델 림 맞다. 노이는 안된다. 가지고 있는 모든 음식을 훔쳐 갈 것이다. 시수도 먹는 걸 좋아하니까 안 되겠다. 나는 나마리로 하겠다. 나마리와 지내며 싸움의 기술도 좀 배워봐야겠다.
아이작 왕 맞다. 노이는 안된다. 노이랑 살았다가는 내 팬트리가 동날 거다.
두려워도 발을 내딛는 것, 지금 내가 하는 일
라야 役, 켈리 마리 트란
친구 집에 갈 때 오렌지 8500개쯤은 챙겨야…
시수 役, 아콰피나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영화는 <토드와 코퍼>
나마리 役, 젬마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