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동산 현금매입은 자금세탁?
처음 질문으로 가서 부동산을 현금으로 매입하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 아니지만, 그것이 자금세탁의 과정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자금세탁의 두 번째 단계인 반복단계는 배치단계를 통해 금융제도권 안으로 유입된 불법수익을 복잡한 금융거래를 여러 번 거치게 하여 자금추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 단계를 거치면 불법수익은 정상적인 금융거래와 유사하게 보이게 됩니다. 고가의 귀금속을 매입한 후 다시 매도하는 방법, 복잡한 전자이체를 통한 자금이전 등의 방법이 이용됩니다. 마지막 단계인 합법화 단계는 반복단계를 통해 불법수익과 합법수익의 구분이 어려워진 돈을 다시 경제 활동에 재유입하여 드디어 합법적인 돈으로 가장시키는 겁니다. 고가의 자산을 매입하거나 금융투자를 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엘렌이 사려던 아파트를 러시아인들이 소유한 회사가 시세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사버린 것이나, 영화의 5번째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는 ‘살인의 과정’에 나오는 이야기로, 당시 중국의 권력층인 보시라이와 그의 아내 구카이라이가 충칭에 플라스틱 공장을 세울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받은 뇌물을 가지고 프랑스 남부의 저택을 구입하는 것은 전형적인 자금세탁의 수법입니다. 그래서 부동산 현금매입 그 자쳬에는 전혀 불법성이 없지만, 만약 그 구입자금인 현금이 뇌물, 도박, 인신매매, 테러범죄, 성매매업 등 불법적인 범죄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이라서 불법수익을 은닉하기 위한 행위라면 처벌을 받습니다(우리나라 법에서도 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금의 출처가 불법수익이라는 것을 밝혀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영화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부터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파나마 등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걸쳐서 자금세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국제적인 사법공조가 없다면 자금세탁 범죄를 밝혀내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영화 <시크릿 세탁소>를 통해 ‘자금세탁’의 과정을 쉽게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