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만 봐도 이 세계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활동량을 보면 진짜 탈인간이 아닐까 싶은 배우 드웨인 존슨.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쥬만지> 시리즈로 흥행 스타가 된 그는 2021년 7월 기준, IMDb에 차기작이 7편이나 등록돼있다. 이번 달에 개봉한 <정글 크루즈>부터 몇년째 묵혀두고 있는 제작 미정의 신작들까지, 드웨인 존슨의 차기작 7편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개봉 임박
정글 크루즈
국내 7월 28일 개봉할 신작. 에밀리 블런트와 투톱 주연작이다. 드웨인 존스는 크루즈 선장 프랭크 역을 맡아 식물 탐험가 릴리(에밀리 블런트)의 의뢰로 함께 모험을 떠난다. 디즈니랜드의 어트랙션 '정글 크루즈'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로 아마존이 배경인 <인디아나 존스>, <구니스> 같은 어드벤쳐 장르. 드웨인 존슨은 제작에도 참여했다. 프랭크는 아마존의 위험천만한 환경을 조작해 탑승객들을 홀리는 속물처럼 보이긴 하지만, 드웨인 존슨 특유의 유쾌함이 묻어있다. 어트랙션 영화화의 성공사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처럼 흥행만 한다면 속편을 제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내 공개
레드 노티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드웨인 존슨과 함께 갤 가돗,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을 맡았다. 드웨인 존슨과 <스카이 스크래퍼>를 선보였던 로슨 마샬 터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터폴에서 최고 지명수배자를 지칭하는 단어이자 제목 '레드 노티스'처럼, FBI 프로파일러와 미술품 도둑과 사기꾼이 힘을 합친 엄청난 사건을 그린다고 한다. 드웨인 존슨이 FBI 프로파일러를, 갤 가돗이 미술품 도둑을, 라이언 레이놀즈가 사기꾼을 연기한다. 프로입담러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오니 묵직한 범죄 스릴러보다는 스케일이 크고 시원시원한 블록버스터 스타일의 액션 영화일 것이다. 공개 예정일은 11월 12일로, 아직은 공식 예고편이 나오지 않았다.
2022년 개봉
DC 리그 오브 슈퍼펫
<DC 리그 오브 슈퍼펫>은 DC코믹스 기반의 애니메이션이다. DC코믹스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 슈퍼맨, 그의 반려견 크립토와 동물 친구들의 활약상이 주된 내용이다. 드웨인 존슨은 크립토 역을 맡아 배트맨의 반려견 에이스를 연기할 케빈 하트와 호흡을 맞춘다. 그 외에도 케이트 맥키넌, 존 크라신스키, 디에고 루나, 키아누 리브스(!) 등이 목소리 출연한다. 제작사는 <레고 무비> 시리즈와 <스쿠비!> 등을 제작한 워너 애니메이션 그룹. DC코믹스는 애니메이션에선 마블보다 강세이니 이번 작품도 기대해봄 직하다. 2022년 5월 개봉 예정.
2022년 개봉
블랙 아담
드웨인 존슨이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홍보 중인 차기작은 <블랙 아담>. <블랙 아담>은 샤잠의 숙적이자 안티 히어로 블랙 아담의 단독 영화로 200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제작 논의가 됐었다. 제작 단계부터 드웨인 존슨은 캐스팅 1순위였고, 실제로 캐스팅이 되자 제작에도 참여하며 열의를 내비쳤다. 다만 DCEU 영화들의 제작 계획이 뒤죽박죽되면서 <블랙 아담>도 연기를 거듭하다 2021년 봄에 촬영에 들어갔다. 존슨은 SNS에 촬영 현장 사진을 꾸준히 올리며 마침내 블랙 아담을 연기하는 것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출연이 확정된 DC 캐릭터는 닥터 페이트(피어스 브로스넌), 호크맨(알디스 호지), 이시즈(사라 샤이), 아톰 스매셔(노아 센티네오), 사이클론(퀸테사 스윈델) 등이다. 2022년 7월 개봉 예정이다.
무기한 연기
더 킹
이 영화는 제목처럼 어떤 왕의 일대기를 그릴 작품이다. 대상은 하와이 부족들을 하나의 왕국으로 통일한 카메하메하 1세. 캘리포니아주 출신이지만 사모아 부족 문화를 사랑하고 결혼식도 하와이에서 올리는 등 사모아인 혈통에 자부심을 가진 드웨인 존슨이 카메하메하 1세 역으로 출연한다. 감독은 신기술의 거장 로버트 저메키스. 본래 2020년 제작을 목표로 사전 제작에 착수했는데, 로버트 저메키스가 실사판 <피노키오> 연출로 발탁돼 촬영이 미뤄졌다. 하지만 드웨인 존슨이 반드시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으니 내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제작의 닻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잠정적 중단?
샌 안드레아스 2
2015년 개봉한 <샌 안드레아스>의 속편. <샌 안드레아스>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끊어져 일어난 대지진을 그린 재난 영화로, 드웨인 존슨은 가족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구조헬기 조종사 레이몬드 역으로 출연했다. 1억 1천만 달러로 제작해 월드 와이드 성적 4억 7천만 달러를 기록, 속편 제작은 당연한 수순처럼 진행됐다. 첫 제작 발표 당시엔 드웨인 존슨과 폴 지아매티가 그대로 출연하고, 연출도 브래드 페이튼이 다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현재 제작은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 2020년 감독이 말하길 일단 드웨인 존슨이 너무 바쁘고 (제목이 샌 안드레아스로 고정인데) 1편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미뤄지고 있다고. 지난해 코로나19로 할리우드 영화 제작이 대거 미뤄졌단 걸 감안하면 당분간 더 기다려야 할 듯.
하차인가, 중단인가
초인 사베지 리메이크
'닥 사베지'(Doc Savege)는 1930년대 시리즈 소설의 제목이자 해당 소설 주인공의 이름이다. 이른바 '맨 오브 브론즈'라는 별명을 가진 탐험가 겸 초인 사베지의 모험담을 다루는 시리즈로 1975년 마이클 앤더슨이 <초인 사베지>로 영화화한 바 있다. 드웨인 존슨은 2016년 셰인 블랙을 만나 <초인 사베지>의 리메이크 각본을 읽었다며 인증샷을 업로드했었다. 원래 계획대로면 셰인 블랙 감독·각본으로, 드웨인 존슨 주연으로 제작에 착수하려 했으나, 제작이 점차 미뤄지더니 지금은 다소 흐지부지된 상황. 2020년 발표로는 TV시리즈로 전환하고 드웨인 존슨이 하차한다고 알려지긴 했는데, 현재 IMDb에는 아직도 셰인 블랙과 드웨인 존슨의 프로젝트로 등록돼있다. 당장은 알 수 없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할 모양새다.
사실상 무산
'빅 트러블 인 리틀 차이나' 속편
<빅 트러블>는 리메이크가 아니라 원작에서 이어지는 시퀄로 기획됐다. 1986년 <빅 트러블>은 B급 영화의 거장 존 카펜터가 연출한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배경의 액션 영화다. 미국의 차이나타운이 배경이고 원제(빅 트러블 인 리틀 차이나)가 의미하는 것처럼 동서양이 혼재된 기묘한 분위기로 컬트팬이 많다. 존 카펜터의 페르소나 커트 러셀의 러닝셔츠 패션도 유명하고. 이 프로젝트 또한 2015년부터 간간히 들려왔는데, 현지 팬덤의 반발이 컸는지 제작 발표 이후 뜨거운 감자가 됐다. 최근 인종 차별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빅 트러블>의 동양 비하적 묘사들도 현대로 옮기기에 문제라는 의견이 제시됐고 존 카펜터 또한 속편에 달갑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 현재는 지지부진해진 상황이다. 이번에 소개한 작품 중 가장 실현 가능성이 적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